이 글은 이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된 제 글을 원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원본은 2009년 8월 31일 19시 09분
에 작성되어졌습니다.




「퇴마록」이라는 작품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내 나이 13살,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의 일이었다. 같은 반의 친구가 재미난 책이라면서 혼세편 3권-그 때 당시에는 편수도 몰랐다.-을 주었고 읽기는 하였으나 그다지 흥미가 끌리지 않았던 책으로 기억된다.
 그러면서 이우혁 작가의 작품을 모두 읽게 된 것은 18살,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치우천왕기」를 읽고 단숨에 빠져든 나는 바로 즉시 이우혁 작가의 모든 작품을 구매하여 읽었고 판타지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국내편으로 시작하는 「퇴마록」의 긴 이야기는 이후로 세계편과 혼세편, 말세편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게 된다. 처음에는 내 주변에서 일어날 것만 같은 이야기에 빠져서, 주술과 마술, 무술의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읽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그런 흥미 위주의 이야기보다 더 큰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우혁 작가도 말세편에 이런 내용의 글을 적은 것으로 기억한다. 귀신(악)을 처단하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인간(이상과 신념)끼리의 대결로 글을 전개시키고 싶었다고. 그러는 와중에 초심을 잃었다고 질타 받기도, 응원을 받기도 하였노라고.

 「퇴마록」은 많은 수의 귀신이 등장한다. 흔히 우리는 귀신을 두려워하고, 두려워하기에 신격화 하기도 한다. 일단 귀신을 만날 수 있고,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거리를 두려고 하는 우리들에게는 "귀신 = 악"이라는 편견조차 가지게 되기도 한다. 물론 우리 인간 중에서도 선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한 사람이 있듯, 귀신에도 선한 귀신과 악한 귀신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많은 오해와 갈등들. 자신의 소중한 여동생을 물귀신에게 빼앗겨 화가 난 현암은 그것이 오해였음을 몸소 뼈저리게 체험한다.
 그러면서 만나는 많은 악귀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하여 인간들을 공격하기도, 꼬드기기도 한다. 그럴 때 마다 퇴마록의 주된 인물들인 네 명이 나타나 위기에 몰린 인간들을 구해주고 악귀를 처단하기도 한다.

 그렇게 「퇴마록」에는 네 명의 주된 인물이 등장한다. 박신부와 이현암, 현승희와 장준후. 이들 모두는 각각의 종교도 다르고 모든 주술적 특징이 다르기도 하다. 심지어는 세대차이가 날 만큼의 나이차도 있으며 지내온 환경의 차이조차도 크다. 각기 장점도 있으면 단점도 있는 만큼, 개개인의 단점이 되는 부분을 다른 인물이 보완해주기도 하고 승희처럼 단점 뿐인 줄 알았던 미약한 염동력도 알고 보니 단점 뿐이 아닌 장점을 내포하는 염동력이 되는 것 처럼, 단점을 극복해나가기도 한다. 종교와 환경, 세대차이들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진 한 가지 목표인 퇴마를 위해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평화를 위해 끈끈하게 뭉친다. 때때로 이들은 자신들의 신념에 부딪히는 난관을 겪기도 하고 그럴 때 마다 자신들 혹은 자신을 제외한 누군가가 그들에게 깨달음을 주어 그들은 더욱 더 성장하게 된다.

 작품의 후반부에 가면 귀신의 이야기보다는 인간의 이야기 위주로 서술된다. 이우혁 작가도 그렇게 썼듯, 누구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정의인 듯. 말 그대로 인간 신념끼리의 선악구도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불로불사의 비법이 적힌 우사경과 해동감결. 그리고 이것을 쟁탈하기 위한 여러 인물과 집단들. 나름의 사정도 있고 원하는 바가 있기에 이들과 퇴마사들은 어쩔 수 없이 대치하기도 한다.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한 많은 싸움들이 있었고 그 싸움의 수 만큼 많은 슬픔들도 있었다. 비단 퇴마사의 이야기도, 그들의 주변 인물 이야기도 아니고 그들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많은 영들과 그들과 대적하였던 인물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게 작품은 여러 결말을 암시하는 듯 한 결말을 남기고 마지막 책장만을 남겨둔다.

 그러나 내가 "「퇴마록」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철학이 담긴 판타지다." 라고 주변인들에게 누누이 주장하는 이유는 월향검이 날고, 멸겁화를 쏘기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한 악의 상징이기만 했던 블랙엔젤과의 대결에서는 인간의 가장 나약한 마음 속에 악은 비집고 들어와서 그 사람을 망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 것과 세상을 멸망케 할 징벌자를 두고 박신부가 준후에게 깨달음을 준 그 이야기,

 "(중략) 하지만 저 아기를 해칠 수는 없어. 저 아기는 아직 아무 죄도 짓지 않았다. 누구도 아직은 저 아이를 비난할 수 없어……." - 「퇴마록」 말세편 P.290
 

 이 이야기마저 나에게는 결코 작기만 한 깨달음은 아니었던 것이다.
 맥달이 전해준 해동감결의 충격적인 예언서를 풀어버린 치우천. 그리고 치우천이 깨닫게 된,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도 방황했던 사춘기 시절에 큰 위안이 되었던 것 만은 사실이었다.

 때때로 「퇴마록」을 읽으며 재미난 부분-손이 떨려 타자를 못 치는데 어떻게 동민(국내편 2권 아무도 없는 밤)이가 싶퓨 가가가가가가가9가가, 괘괴물띵띵띵띵띵귀신나나나나 라는 말을 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띵띵띵은 그냥 치기도 어려운데...-이나, 박신부가 세크메트의 눈이나 월향검을 피하는 장면이 우습게 등장하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한 구절도 수없이 많이 등장한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퇴마록을 너무 빠른 시간 내에 읽어버렸다는 것과, 말세편에 접어들면서 치우천의 이야기가 너무 반가워 말세편의 결말을 봐 버렸다는 것(나는 위에서 말했듯 「치우천왕기」를 먼저 읽고 후에 「퇴마록」을 읽었다.) 그리고 어느샌가 승희의 나이가 나와 동갑이 되어 버렸다는 충격적인 사실 조차도 날 아쉽게 만든다.

 그렇게 「퇴마록」의 국내편부터 세계편, 혼세편과 말세편을 세어 보지 않았을 정도로 많이 읽어 보았다. 그런데 읽을 때 마다 한가지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나에게도 저런 큰 힘이 있다면 과연 난 저렇게까지 세상을 위해 쓸 수 있을까. 물론 저들은 소설속의 창조된 인물이기에 저런 것이 가능하겠고 의지력이 부족한 나는 그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자위(自慰)할 뿐이다. 나도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써 이우혁님의 엄청난 자료수집 능력과 짜임글의 중요성을 크게 깨닫게 되었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앞으로도 한참이나 남았다는 이우혁 작가가 쓴 앞으로 나올 소설들의 목록을 훑어보며 이제는 기다리고 기다려 읽어야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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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특성상 이우혁 작가님에 대한 존칭을 생략하였습니다. 이해해주세요.

본문의 글은 이우혁님의 홈페이지(http://www.hyouk.kr)의 독자 감상 비평 게시판에 올라온 이벤트 응모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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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0일 이우혁 작가의 신작 소설 바이퍼케이션 - 하이드라 전 3권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구상부터 출간까지 근 15년이나 걸린 아주 오래되고, 그리고 기다림조차 오래된 그러한 책이었다.


바이퍼케이션(Bifurcation), 과연 그것은 무슨 뜻일까.

간단한 사전적인 의미로는 분기, 분기점 이라는 뜻이 있으나 이것은 수학/공학적으로는 약간 다르게 쓰인다.
책 속의 예를 들어보자면
샤프심을 세워두고 위로부터 강한 힘을 내리 눌렀을 때, 그 샤프심은 과연 어느방향으로 부러질까.
그리고 그 방향을 계산/측정해낼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방향을 계산/측정/예측해낼 수는 전혀 없는, 한마디로 카오스(혼돈)의 상태라고 일컫어진다.
얼핏 보면 쓸모가 없어보이는 학문이지만, 이 카오스이론은 증권, 날씨, 천문학 등에서 방대하게 쓰여지는 이론이며 그만큼 중요한 이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설 속 바이퍼케이션은 조금 더 다르게 사용이 되어진다. 그것은 바로, 인간 심리 상태를 일컫는다.
흔히 말 하는 다중인격자나 정신이상자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말 한다.

인간 심리에 관한 내용이 나오며, 범죄를 다루는 이야기니만큼 요새 한창 주가를 달리고 있는 NCSI, CSI 등의 미드에 나오는 프로파일러도 등장하고, 경찰도 등장한다. 그리고 각종 심리학 서적과 문학 서적에 등장하는 내용도 심심찮게 삽입되어 있기에, 이번 장은 어떤 것을 뜻하는지, 과연 이것은 나에게 있어 어떻게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자문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배경과 그리스 신화, 심리학, 범죄와 프로파일링이 적절히 조화된 이 책을 읽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흥분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대단한 상상력과 결합력을 어떻게 생각하였는지도 의구심이 들 정도.

이우혁 작가의 소설들이 모두 그렇듯이, 추리하는 사람/행동하는 사람으로 나뉘어지는 전형적인 이우혁파(?) 소설이기도 하며, 친절히 추리하는 내용을 읽자면 어느샌가 다가오는 반전도 있고, 그것을 맞이하는 기분도 매우 쏠쏠하기 그지없다.
이우혁 작가만이 심심찮게 쓰는 표현들도 군데군데 등장하며 그것을 찾아내는 맛도 있지 않을까 싶다.


전 3권을 아껴 읽기 위해(난 이우혁 작가의 책을 순식간에 독파하여 항상 허탈한 갈증에 시달렸었다) 하루에 한 권씩 아껴가며 읽었거늘, 3일이 채 되기도 전에 읽었고, 마지막 10여쪽을 남겨둘 때에는 더욱 아까운 마음에 페이지 넘기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이우혁 작가는 바이퍼케이션을 쓰기 위해 고어물을 수도없이 봤으며, 지금은 고어물의 살점과 피가 튀기는 화면 앞에서 떡볶이를 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도 끔찍한 묘사가 등장하며, 읽으면서도 소름이 쫙 돋는다는 생각을 받기도 했다.

3권으로 끝났기에 아쉽지만, 그러기에 더욱 멋진 이 바이퍼케이션 - 하이드라를 꼭 읽어보시라.


ps . 퇴마록의 블랙엔젤과 헤라클레스. 과연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이퍼케이션.1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판타지소설
지은이 이우혁 (해냄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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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케이션.2
카테고리 소설 > 장르소설 > 판타지소설
지은이 이우혁 (해냄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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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케이션.3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판타지소설
지은이 이우혁 (해냄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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