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마니아들은 "지금까지의 추리소설 중, 고전을 능가하는 추리소설은 없다." 고 말하곤 한다.
그만큼 "추리소설?" 하면 떠오르는 인물들이 대부분 "셜록 홈스" 혹은 "괴도 뤼팽"이다보니 위의 말이 맞는 것 같긴 하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출판사에서 소개받은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 이란 책 이다.

내가 추리소설을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당시 학급문고의 책들 중 아서 코난 도일의 "주황색 연구"라는 책이 한 귀퉁이에 놓여져 있었고 어릴 때 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난 그 책을 읽고 새로운 분야에 흥미를 느낀 기억이 난다. 사실 작가는 몰랐지만, 후에 주황색 연구가 셜록 홈스 시리즈의 시작편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셜록 홈스 시리즈를 알게 되었다.
이후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들 등 수많은 추리소설을 짬이 날 때 마다 빌려 읽었고 소설에 흥미를 잃었을 적엔 추리 만화로 유명한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를 죽어라 읽곤 했다.
여튼 추리소설과 추리만화의 공통점은 주인공이 천재적인 두뇌를 지녔다는 점이고, 인간적인 부분을 동시에 지녔기에 독자들이 그 캐릭터에 흠뻑 빠져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책의 이야기부터 시작을 하자면, 이 책에서는 셜록 홈스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럼 왜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이냐, 그건 바로 셜록 홈스 시리즈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을 이렇게까지 유명하게 할 수 있었던 그 작가의 라이벌들을 일컫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아서 코난 도일의 미발표 작품들을 포함하여 유명 추리소설 작가들의 다른 단편 소설도 실려있기에 그 읽는 재미는 참으로 쏠쏠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신문에 연재했을 당시의 삽화 약 70여종도 본문에 같이 수록되어 있기에 클래식 추리소설의 가치를 한층 더 높혀준다.

하지만 고전소설을 많이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기가 좀 2% 힘들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셜록 홈스는 나오지도 않으며 책 두께의 압박과 고전이니만큼, 요사이 소설과는 다르게 많은 대사가 독백으로 채워지기도 하며, 이러한 이유에서 상황 묘사 등, 여러가지 면이 독자의 입장에서는 불친절하게까지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와 정말로 범죄가 일어날 듯 한 분위기를 상상하며 읽어나가다보면 우리들이 상상하는 재미에 이러한 불친절은 곧 친절로 뒤바뀌기도 한다.

소설속 인물들은 때로 악마와도 같은 면모로 사람을 살해하곤 하지만 때로는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이 범죄자가 되는 걸 선택하기도 한다. 아서 코난 도일을 포함한, 책에 같이 이름이 실리지 않은 모든 추리 작가들은 한결같이 이런 말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완벽한 범죄는 있을 수 없으며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조금만 참고 죄를 짓지 말자." 

두께가 있는 편이지만 단편이기에 읽다가 지루해지면 가볍게 덮을 수도 있고 화장실에서 거사를 치루며 가볍게 보기에도 참 적당한 책이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기에 정말이지 재미난 책이 아닐까 싶다.

**

대개의 단편소설이 그러하듯 이 소설 또한 한번에 몰아 읽으려고 하면 재미가 없으며,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아직도 방학이 약 한 달 정도 남아있는 이 시점에서, 가볍게 드라마를 보듯 하루에 한 편 씩 읽어나가다보면 더운 여름밤을 쉽게 보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시금 좋은 책을 소개시켜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 셜록홈스의 라이벌들, 아서 코난 도일 외, 가격 24,000원

셜록홈스의라이벌들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아서 코난 도일 (비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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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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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된 제 글을 원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원본은 2009년 7월 14일 20시 23분에
 작성되어졌습니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때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대략 4년 전 정도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한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방에서 일어난 청소년 집단 성폭행 사건, 그리고 장애우 성폭행 사건 등등.

 

기억이 가물거리긴 하지만, 나의 그런 가물거리는 기억들 속에서 확실하게 잡은 한 가지가 있다면,

그 때의 사건들 이후로 갑작스레 성폭행 사건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더욱더 엽기적인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차마 언급조차 하기 싫은 많은 사건들...

 

소설가 공지영은  이런 사건들을 취재하여 하나의 소설로 엮었다. 바로, 도가니 라는 소설이었다.

 

 

 

우리는 언젠가 진실 아닌 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대학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시험시간 내 컨닝.

부정행위를 신고하자니 너무나도 당연스레 되어버린 탓에 신고조차 꺼려지는 것.

 

여자친구에게 누구인지 명확히 하지 못하고 만나는 만남.

지금은 그저 친한 친구일 뿐이지만, 과거에 나의 여자친구였다는 사실까지는 말 할 수 없다는 것.

 

공부의 일환이라며 부모님께 차비 명목으로 받아내는 돈.

물론 세미나에 가는 것이지만, 세미나가 끝난다면 남자친구와 데이트가 약속되어 있다는 것.

 

건축 건설을 수주 받고 해당 수주업자에게 감사의 표시로 굴비 상자를 건내는 것.

부도 난 회사를 살릴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는 진심의 표시이지만, 그 건축 건설은 공기관이라는 것....

 

 

이런 이야기도 듣곤 했다.

군대에 있을 때, 검열 혹은 감사가 와서는 고작 한다는 것이 사무실 정리 상태를 볼 뿐이고

오랜만에 보는 자신들의 군 선배들 혹은 군 후배들과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신다는 것.

흔히 있는 이야기로,

소원 수리를 써서 내어도 그게 돌고 돌아 그저 묻힐 뿐이며 선임들은 그 소원 수리를 작성한 군 후배를 찾아내 응징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있는 것을 없다고 믿는 현실도피에 익숙한 것인지

그저 귀찮으니 안한다고 할 뿐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는 상식에 벗어난 사건들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P. 74 "(중략) 이 무슨 미친…… 광란의 도가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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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된 제 글을 원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원본은 2009년 8월 31일 19시 09분
에 작성되어졌습니다.




「퇴마록」이라는 작품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내 나이 13살,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의 일이었다. 같은 반의 친구가 재미난 책이라면서 혼세편 3권-그 때 당시에는 편수도 몰랐다.-을 주었고 읽기는 하였으나 그다지 흥미가 끌리지 않았던 책으로 기억된다.
 그러면서 이우혁 작가의 작품을 모두 읽게 된 것은 18살,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치우천왕기」를 읽고 단숨에 빠져든 나는 바로 즉시 이우혁 작가의 모든 작품을 구매하여 읽었고 판타지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국내편으로 시작하는 「퇴마록」의 긴 이야기는 이후로 세계편과 혼세편, 말세편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게 된다. 처음에는 내 주변에서 일어날 것만 같은 이야기에 빠져서, 주술과 마술, 무술의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읽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그런 흥미 위주의 이야기보다 더 큰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우혁 작가도 말세편에 이런 내용의 글을 적은 것으로 기억한다. 귀신(악)을 처단하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인간(이상과 신념)끼리의 대결로 글을 전개시키고 싶었다고. 그러는 와중에 초심을 잃었다고 질타 받기도, 응원을 받기도 하였노라고.

 「퇴마록」은 많은 수의 귀신이 등장한다. 흔히 우리는 귀신을 두려워하고, 두려워하기에 신격화 하기도 한다. 일단 귀신을 만날 수 있고,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거리를 두려고 하는 우리들에게는 "귀신 = 악"이라는 편견조차 가지게 되기도 한다. 물론 우리 인간 중에서도 선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한 사람이 있듯, 귀신에도 선한 귀신과 악한 귀신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많은 오해와 갈등들. 자신의 소중한 여동생을 물귀신에게 빼앗겨 화가 난 현암은 그것이 오해였음을 몸소 뼈저리게 체험한다.
 그러면서 만나는 많은 악귀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하여 인간들을 공격하기도, 꼬드기기도 한다. 그럴 때 마다 퇴마록의 주된 인물들인 네 명이 나타나 위기에 몰린 인간들을 구해주고 악귀를 처단하기도 한다.

 그렇게 「퇴마록」에는 네 명의 주된 인물이 등장한다. 박신부와 이현암, 현승희와 장준후. 이들 모두는 각각의 종교도 다르고 모든 주술적 특징이 다르기도 하다. 심지어는 세대차이가 날 만큼의 나이차도 있으며 지내온 환경의 차이조차도 크다. 각기 장점도 있으면 단점도 있는 만큼, 개개인의 단점이 되는 부분을 다른 인물이 보완해주기도 하고 승희처럼 단점 뿐인 줄 알았던 미약한 염동력도 알고 보니 단점 뿐이 아닌 장점을 내포하는 염동력이 되는 것 처럼, 단점을 극복해나가기도 한다. 종교와 환경, 세대차이들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진 한 가지 목표인 퇴마를 위해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평화를 위해 끈끈하게 뭉친다. 때때로 이들은 자신들의 신념에 부딪히는 난관을 겪기도 하고 그럴 때 마다 자신들 혹은 자신을 제외한 누군가가 그들에게 깨달음을 주어 그들은 더욱 더 성장하게 된다.

 작품의 후반부에 가면 귀신의 이야기보다는 인간의 이야기 위주로 서술된다. 이우혁 작가도 그렇게 썼듯, 누구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정의인 듯. 말 그대로 인간 신념끼리의 선악구도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불로불사의 비법이 적힌 우사경과 해동감결. 그리고 이것을 쟁탈하기 위한 여러 인물과 집단들. 나름의 사정도 있고 원하는 바가 있기에 이들과 퇴마사들은 어쩔 수 없이 대치하기도 한다.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한 많은 싸움들이 있었고 그 싸움의 수 만큼 많은 슬픔들도 있었다. 비단 퇴마사의 이야기도, 그들의 주변 인물 이야기도 아니고 그들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많은 영들과 그들과 대적하였던 인물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게 작품은 여러 결말을 암시하는 듯 한 결말을 남기고 마지막 책장만을 남겨둔다.

 그러나 내가 "「퇴마록」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철학이 담긴 판타지다." 라고 주변인들에게 누누이 주장하는 이유는 월향검이 날고, 멸겁화를 쏘기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한 악의 상징이기만 했던 블랙엔젤과의 대결에서는 인간의 가장 나약한 마음 속에 악은 비집고 들어와서 그 사람을 망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 것과 세상을 멸망케 할 징벌자를 두고 박신부가 준후에게 깨달음을 준 그 이야기,

 "(중략) 하지만 저 아기를 해칠 수는 없어. 저 아기는 아직 아무 죄도 짓지 않았다. 누구도 아직은 저 아이를 비난할 수 없어……." - 「퇴마록」 말세편 P.290
 

 이 이야기마저 나에게는 결코 작기만 한 깨달음은 아니었던 것이다.
 맥달이 전해준 해동감결의 충격적인 예언서를 풀어버린 치우천. 그리고 치우천이 깨닫게 된,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도 방황했던 사춘기 시절에 큰 위안이 되었던 것 만은 사실이었다.

 때때로 「퇴마록」을 읽으며 재미난 부분-손이 떨려 타자를 못 치는데 어떻게 동민(국내편 2권 아무도 없는 밤)이가 싶퓨 가가가가가가가9가가, 괘괴물띵띵띵띵띵귀신나나나나 라는 말을 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띵띵띵은 그냥 치기도 어려운데...-이나, 박신부가 세크메트의 눈이나 월향검을 피하는 장면이 우습게 등장하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한 구절도 수없이 많이 등장한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퇴마록을 너무 빠른 시간 내에 읽어버렸다는 것과, 말세편에 접어들면서 치우천의 이야기가 너무 반가워 말세편의 결말을 봐 버렸다는 것(나는 위에서 말했듯 「치우천왕기」를 먼저 읽고 후에 「퇴마록」을 읽었다.) 그리고 어느샌가 승희의 나이가 나와 동갑이 되어 버렸다는 충격적인 사실 조차도 날 아쉽게 만든다.

 그렇게 「퇴마록」의 국내편부터 세계편, 혼세편과 말세편을 세어 보지 않았을 정도로 많이 읽어 보았다. 그런데 읽을 때 마다 한가지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나에게도 저런 큰 힘이 있다면 과연 난 저렇게까지 세상을 위해 쓸 수 있을까. 물론 저들은 소설속의 창조된 인물이기에 저런 것이 가능하겠고 의지력이 부족한 나는 그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자위(自慰)할 뿐이다. 나도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써 이우혁님의 엄청난 자료수집 능력과 짜임글의 중요성을 크게 깨닫게 되었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앞으로도 한참이나 남았다는 이우혁 작가가 쓴 앞으로 나올 소설들의 목록을 훑어보며 이제는 기다리고 기다려 읽어야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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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특성상 이우혁 작가님에 대한 존칭을 생략하였습니다. 이해해주세요.

본문의 글은 이우혁님의 홈페이지(http://www.hyouk.kr)의 독자 감상 비평 게시판에 올라온 이벤트 응모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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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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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된 제 글을 원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원본은 2009년 4월 12일 21시 57분에
 작성되어졌습니다.





어렸을 적 부터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자랐다.

적어도 누구나 읽어보았음직한 위인전기. 헬렌켈러나 세종대왕, 이순신, 나폴레옹...

이런 위인전 말고도 다른 책이 있다. 바로 동화책이다.

 

동화책 하면 떠오르는 많은 책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헨젤과 그레텔도 있을 것이고, 인어공주도 있을 것이다.

동화속에서는 이런 인물들이 참 순박하고 세상에 찌들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런 이들이... 현대에 다시 재 등장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자본주의의 사회에 이기주의가 판치는 이 세상은 아무래도 오래전부터 살고 있던 우리들도

때로는 지치기도 한다.

신문을 열면 집단 성폭행이라느니, 10대들의 살인사건이라는 무서운 기사들부터 시작해서

부모를 죽이는 파렴치한이 나타나기도 한다.

착실하게 돈을 모으려고 애를 쓰자니 IMF 사태가 일어나면서 모든 돈이 날아가기도 했고,

자기 자식정도의 나이가 되는 학생들을 돈으로 유혹하여 잠자리로 이끌기도 하는 몹쓸 시대까지 오게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헨젤과 그레텔은 과연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

빵쪼가리를 떨어뜨리면서 집을 찾아오는 헨젤과 그레텔은 과연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길을 찾을 것인가.

인어공주는, 우리의 그 아름다웠던 인어공주는 노란 머리를 늘어뜨리며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왕자를 찾을 것인가.

지금은 안그래도 바닷물이 많이 오염되고 하였을터인데.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를 현대로 이끌어내면서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원작과 비교하면 씁쓸할 뿐인 블랙코미디 일 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자세히 여겨보면 우리의 내면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사과의 맛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오현종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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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된 제 글을 원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원본은 2009년 9월 28일 01시 42분
에 작성되어졌습니다.




어장관리, 부모와의 갈등, 헛된 꿈, 성형수술, 광적인 집착, 불륜, 외로움, 협박...

 

현재의 신문 사회란 1면을 장식하는 단어들이 아닌가 싶다.

네이트온 톡에서나 인터넷 신문에서나, 친구들의 이야기나 가족들의 이야기. 모든 것들은 이 단어 위주로 설명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작가 이지민은 이 소설,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에서 우리들이 건드리고 말 꺼내기 힘들어 하는 이런 사실들에 대해 적어갔다.

 

어장관리를 당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남자에게 바래다 달라고 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부터

패륜아가 되어서 홀로 남은 어머님의 패물을 빼돌리는 한 아들의 이야기,

불륜의 실마리를 잡아 그 대상자를 협박하는 이야기들은 정말이지 현실적으로도 피부적으로도 매우 공감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언젠가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가.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는 것을.

미처 타인에게 이야기 할 때에는 거짓의 포장을 씌운 채 자신에게 좋은 이야기만을.

돈이 궁하고 벌기는 힘들고 그러기에 타인을 협박하지는 않았는지를.

 

그러나 작가는 한 인물이 겪은 이야기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겪으면서의 많은 심적 변화와 변해가는 그 인물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우리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마치, 타락한 인간의 재구축을 보여주며 각자의 전혀 다른 주제를 가진 인간들의 전체적인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듯 하다.

낭만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모든 인물들의 꿈은 현실의 절박함과 매정함에 깨지게 되고 그들만의 버팀목이었던 낭만적 생각의 끈이 끊어지게 되면서 방황하는 것이다.

 

"그가 혼자만 보며 갖고 놀았던 마리오네트는 바로 나였다는 사실을."

P.11

 

그저 읽으면 어쩔 수 없는 길을 택하는 그들은 마치 독자의 입장에서는 안봐도 비디오라는 사실과도 맞아 떨어지지만

작가가 요구하는 해결의 실마리는 이것이 아닌가 한다. 바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현실에 눈뜨라는 것.

 

우리 모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학원비를 빼돌려 데이트 비용을 마련하려는 학생들부터

어장관리를 한다고 자랑하는 아가씨들,

사업 자금 만들기 위해 담보대출 서달라고 조르는 아저씨들.

한 놈 족쳐서 삥 뜯으려는 양아치놈들.

모두 반성하자.

인생은, 호락호락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두를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살기엔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모두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지민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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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은 2009년 10월 13일 00시 46분에 작성되어졌습니다.


책도 좋아하지만 난 책 못지 않게 좋아하는 것으로는 만화책이 있다.

우리나라도 한 때 만화강국이었던 것이,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국산 만화가 엄청난 붐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목이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달숙이를 비롯하여 슈퍼보드, 까꿍 등등의 참신한 소재와 줄거리를 갖고 있는 만화들은 보물섬이나 챔프 등의 만화 주간지를 통해서 널리 알려졌었다.

현재는 아쉬운것이 정말로 개념적이다라고 부를 만한 국산 만화가 그다지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서점의 만화책 코너를 가도, 대여점을 가도, 인터넷 서점의 만화 베스트 셀러 란에 가면 대부분 등록되어 있는 것은 일본 만화일 뿐, 국산은 정말이지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마저도 국산 만화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내가 정말로 아끼는 신 암행어사가 있는데 그마저도 일본에서 그려지고 우리나라로 수출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오래된 것이라고 배척하고 현재의 최신 유행을 흐르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1986년에 나온 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은, 현재 국산 만화계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대표적 한 사람이 아닐까 한다.

 

단조로운 펜터치와 스크린 톤 하나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이 만화는 읽는 내내 만화책장 사이사이에서 잉크향을 맡는 듯 한 착각을 일으켰다.

그리고 86년 작품이라고는 밑겨지지 않을 정도의 탄탄한 구성과 충격적인 결말은 보는 내내 읽는이의 심장을 누군가 오그려 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노력파 천재와 타고난 천재, 이 둘의 숙명적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대결.

그리고 가슴아픈 상처를 저마다 지니고 있는 외인구단의 선수들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이에게 복수를 하고자 하여 자발적으로 짐승같은 훈련에 매진한다.

야구와 일상, 일상과 사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번트를 치기도 하고 스트라이크를 당하기도 하는 그들은 결국

하나의 선을 넘지 못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인간이라는 점이 아니었을까.

 

15권의 짧다면 짧은 분량 속에서 그들 모두는 웃고 떠들고 고통스러워 하였다.

사랑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그들을 보며 나도 슬프기도 하였고, 그들이 내미는 꽃다발에는 나도 무언가 기쁘기도 하였다.

적절한 인물의 묘사와 중간중간에 삽입된 개그적 요소는 무섭기만 한 만화의 분위기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 할 수 있는가.

아마도 살아가며 희생을 하는 것은 자신을 죽여가며 희생을 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강한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저마다 상처 하나 있기에 그들은 더욱 강하였다.


공포의 외인구단 세트(애장판)(전5권)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이현세 (학산문화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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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된 제 글을 원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원본은 2009년 10월 09일 08시 53분에 작성되어졌습니다.




술에도 종류가 참 많다.

소주, 맥주, 막걸리로 시작하는 우리 주변의 대중적 술부터 시작하여 양주, 와인, 칵테일, 사케 등등.

우리나라 구조상 대학생이 되면 술을 거의 먹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술독에 풍덩, 빠지게 된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술이란 놈도 참 신기하다. 사람을 병들게 하고 심신을 고달프게 하기도 하는데 우리들은 그 독에서 빠져 나올 줄을 모른다.

필름이 끊기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보면 온 몸에 멍이 들어 있다.

머리가 쪼개질 듯 한 아픔에 목이 말라 냉장고의 문을 열어보니 이건... 맥주만 가득한 현실.

수돗물을 받아 먹으며 '그래, 오늘부터는 술을 마시지 않겠어' 라고 다짐을 하건만.

친구가 휴가를 나왔다거나 동아리의 회식이 있다거나 하기라도 하면 어휴...

 

작가 니노미야 토모코는 우리들의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술 이야기를 재미나게 그려주고 있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원작 만화를 그리기도 한 니노미야 토모코는 만화계에서도 알아주는 술꾼이자 언더 음악가로써도 활동하고 있다.

책과 동명의 음주가무 연구소 라는 자칭 연구소를 설립하여 주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벌어지는 일들은 정말이지, 술을 꽤 좋아하는 사람으로써는 공감 100%가 되지 않을까 한다.

 

니노미야 토모코의 가족들 또한 말술의 대가이기에 일어난 에피소드들도 참 흥미롭기 그지 없는데, 그것은 그의 언니가 맞선을 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요정에서 선을 보기 위해 갔던 그곳은 알고 보니 그녀의 단골 술집, 그녀를 알아본 주인은 오니고로시(귀신죽이기 라는 뜻의 일본 술) 50병을 가져왔고 멀쩡한 그녀는 선을 본 남자, 술에 떡이 된 남자를 이끌고 집에 데려다 주기도 하였단다.(물론 지금은 결혼 어예~)

 

우리도 생각을 해 보면 술과 관련된 아스라한 기억이 참 많지 않은가.

길을 가다가 나무와 싸우기도 하는가 하면, 누군가의 등에 구토물을 내뱉기도 하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시비를 걸기도 한다.

어딘가에 웅크려 앉아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하기도, 술만 마셨다 하면 군대 간 자신의 남자친구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우리가 술을 끊을 수 없는 이유는. 잊었다고 자기 최면을 거는 우리들에게 본심을 일깨워주는 각성제이기 때문이 아닐까.

인연은 어디에서든지 오는 것이고 그러기에 함부로 끊을 수 없다는 것. 추억은 너무나 아름답기에 함부로 잊을 수 없다는 것.

그것을 알려 주기 위해 술이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음주가무연구소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TOMOKO NINOMIYA (애니북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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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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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된 제 글을 원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원본은 2009년 10월 12일 08시 31분에 작성되어졌습니다.




흔히들 여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생이 끝난다고 한다.

가족들 뒷바라지부터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각자의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가 다른 점은 이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가 육아출산 휴가 제도가 잘 되어 있다고 하여도 실질적으로는 그리 잘 된 편은 아니며, 그러기에 여성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반 쯤 접고 결혼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작가, 오정희는 이러한 여성의 이야기들을 눈물나게 그려내고 있다.

 

꿈을 지닌 여성들이 중년의 나이에 접어 들면서 자신들의 꿈을 과연 얼마나 이루고 살고 있을까.

남편의 안주머니에서 듣지도 못한 비행기표를 집어 들면서 우리 어머니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어릴 땐 귀엽기만 하던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 들면서, 부모에게 대들 때, 우리 어머니들의 심정은 어떠하였을까.

속옷의 빨래부터 화단에 물을 주고, 미술가가 꿈이기도 했고 때로는 잊혀진 첫사랑에 가슴이 설레이기도 하였다.

 

자고 일어나면 밥을 하고 밥을 하면 빨래를 해야 하고, 빨래를 하고 좀 쉬다 보면 점심시간이 되기도, 집안 청소를 하다 보면 자식놈들이 돌아오기 일쑤. 거기에 그들의 밥이며 교복이며... 남편의 옷가지도 정리를 하다 보면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

그런데 그들, 우리 어머니들이 더욱 참을 수 없는 것은. 같은 하루가 10년, 20년 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그들은 더욱 참을 수 없어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약간의 일탈을 꿈꾸고자, 누군가가 발신번호표시 제한으로 전화를 걸 때 그렇게나 설레여 하는 것일까.

그녀의 생일을 맞아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로부터 새벽녘에 꽃배달이 온다면, 그렇게나 황홀해 했던 것이며, 갈팡질팡 했던 것일까.

새로운 일상을 꿈꾸며 모든 사물에 그들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보곤 하지만

그래도 결과는 하나, 그들의 가족이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일상을 꿈꾸는 것은 그들 가족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결혼한다는 것에 후회를, 절망을, 아픔을 갖지 말고 가족을 꾸려나간다는 것에 아름다움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떠할까.

이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처럼 그렇게 서글픈 것만은 아니니까.


돼지꿈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오정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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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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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님께서 번역하신 헤일로 1 : 리치 행성의 함락이 지난달 말 즈음에 발간했습니다.
순식간에 초판 1500 부 물량이 완판되고 2판, 3판을 인쇄하여 물량을 맞추는 상황이라는 즐거운 소식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 월말엔 돈이 없기에(하..) 겨우 4월 초나 되어서 2판을 주문, 신청을 완료하였습니다.

헤일로라는 게임이 게임 좀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이에서 엄청난 열풍이라는 것, 다 아실겁니다. 미국에서는 게임 뿐 아니라 코믹스, 영화, OST, 소설 등에서 제작이 되어지고 있는 판국이며 스타워즈를 뒤이을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아이콘으로도 급부상하는 중 입니다. 사실 주된 내용은 한 명의 군인이 외계종족으로부터 지구를 수호한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약간 식상하기까지 한 내용이지만요.
그래도 그 속에는 엄청난 설정들과 복선,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탄탄한 인과관계가 얽혀있기에 이렇게까지 유명하게 되었겠지요.


"헤일로 1 : 리치 행성의 함락"은 간단히 말 해서 게임 "헤일로 : 전쟁의 서막" 전 이야기 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마스터치프라 불리는 존-117의 어릴적 이야기, 헬시박사 및 키예스 대령(소설 초반엔 중위로 묘사되었지요)의 젊은시절 이야기가 가득히 담겨있으며 스파르탄의 훈련과정도 잘 나타나있습니다.

각종 전투 및 작전에서 무수한 성과를 올리고 고통받는 스파르탄의 이야기와 함께 흥미진진한 함대전의 묘사와 악랄한 코버넌트의 묘사는 정말이지 게임에서 느끼는 그 모습과도 동일할 정도입니다. 머릿속에서 계속 "헤일로 : 리치"의 OST인 Lonely Wolf가 울려퍼진다고 말 하면, 약간 이상하려나요. ^^;

게임을 해 본 분이 이 책을 선택할 것이고, 그렇기에 감히 내용을 말 하건대 역시 다들 아시겠지만 슬프게도 스파르탄 병사들은 모두 행방불명이 되고 실질적으로는 마스터치프 혼자서만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소설이 끝날 무렵에는 순식간에 장수가 닳아 없어지며 충격과 공포를 격하게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에서만 간접적으로만 알 수 있었던, 혹은 자세히 알지 못했던 많은 요소들, 가령 슬립 스페이스라거나 스파르탄이 얼마나 센 것인지에 대한 묘사(사실 게임에서는 몇대 맞으면 죽기에 이게 최강전사인지도 의문이 들 정도 ㅠㅠ), 뿅뿅총이라 까일 정도로 유치하지만 코믹했던 코버넌트의 플라즈마 무기들이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해서도 잘 드러나있습니다. 정말 재미나기 그지없는 소설이라 보셔도 됩니다.


여튼 처음엔 "헤일로 1 : 리치 행성의 함락"만 출간하고 나머지 "더 플러드"와 "선제공격"편은 출간을 간보려고(?) 했었는데 초판 물량이 금세 동이날 정도니 헤일로의 다른 편도 충분히 출간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제발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군대에서 영어사전을 들고다니며 끙끙대고 읽곤 했는데...^^;

여튼 헤일로 1 : 리치 행성의 함락 편을 읽어보셨으니 그 당시의 상황을 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게임 "헤일로 : 리치"의 트레일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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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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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관음증이 있다.
변태적인 관음증이라기 보다는 유명인들의 사생활들에 관심을 가지는 그러한 관음증 말이다.
유명한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가십거리 기사로 심심찮게 등장하는 걸 보면 누구나 그러한 관음증이 하나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 관음증이란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공지영의 산문과 유용주의 산문이 비슷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동료 문인들의 사생활을 가벼이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공지영의 동료 문인이 나오는 산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간단하게나마 일전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에서도 소개되었으며 유용주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산문에서 동료 문인이 심심찮게 소개되곤 한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에게 어떠한 점을 가져다주는가 하니, 고상한 글을 쓰는 작가들의 적나라한 현실생활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연예인이고 문인이고 다 상관 없이 우리가 쉽게 "아, 저들도 사람이구나." 하면서 공감하고 웃음짓게 된다는 점이다.


여튼,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는 지리산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그녀의 동료 문인들을 소재로 하나하나 그려가고 있었다. 버들치 시인이라거나 낙장불입 시인 등등등. 소탈하고 신선같은 모습을 살아가는가 하면 늘상 술을 찾으며 살아가는 문인들도 있더라. 때로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을 하기에 듣는 이(공지영)를 포함한 독자들조차 흠칫거릴지도 모르고 그렇기에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현대생활에 지쳐가는 이들은 참 많으리라 본다.
9시 출근 5시 퇴근, 여기에 계속되는 야근야근야근과 월화수목금금금. 직장인 뿐 아니라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계속되는 강의와 레포트, 조별모임,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등. 시간은 많아보이지만 취업준비에 열과 성을 다 하면 막말로 앞이 깜깜할 정도다.
그런데 지리산에 사는 그들은 어떠한가.
"밥 안먹으면 11시, 밥 먹으면 2시에 오겠지 뭐~"
하고 왜 잠을 잘 자는 자신을 깨우냐고 핍박하기도 하는가 하면 매화꽃을 정갈하게 보관하고 술잔에 띄워 꽃을 피우기도 한다. 여유로움이 넘치는 삶. 돈이 없다면 돈이 필요 없는 생활을 해도 좋다는 당연지사한 논리를 내세우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삶의 여유란 무엇이고 진정한 삶은 무엇인지, 행복은 또한 무엇인지 깊게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들은 그들의 글 뿐 아니라 그들의 생활에서조차 풍겨나오는 깊은 깨달음을 얕게나마 알게 되고 그렇게 한층 삶의 여유를 되찾지는 않을까. 그렇게 느껴보라고 공지영은 그들의 이야기를 적어내려가진 않았을까.

지리산행복학교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공지영 (오픈하우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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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개인적으로 유용주 시인을 정말로 좋아하고 그 시인의 동료 문인들인 한창훈 소설가, 안상학 시인, 박남준 시인을 정말로 좋아하였고 그들의 책들도 사서 읽곤 했다. 그런데 일전부터 공지영 작가의 책들을 읽으며 공지영 작가의 동료 문인들이 유용주 시인의 동료 문인과 이미지가 많이 겹친다 싶었다.
역시, 그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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