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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우리 부부는 매년 해외여행을 다녀왔었다. 그러다 아이가 생긴 이후에는 서로 번갈아가며 해외여행을 다녀온다. 가령, 19년 초에는 아내와 처제, 장모님을 대만에 보내드렸었고 이번에는 내가 도쿄를 다녀오는 식으로. 다만 생각보다도 여행일정을 급하게 기획한데다가 연말에 가려던 여행이 많이 앞당겨졌는데 이는 개인적인 이유로 이렇게 변경되었을 뿐이다.

 

19년 6월 12일부로 다니던 직장의 퇴사를 앞둘 무렵 아내가 말하길, 이직을 하게 되면 휴가를 길게 내기 쉽지 않을텐데 이참에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해주었었다. 겸사겸사 100만원을 지원해줄테니 가고싶은데를 마음껏 다녀오라는 말 까지. 그렇게, 여행을 약 2주 앞두고 바로 계획을 세웠었다. 일단은 어디로 다녀올까.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 일본을 좋아하고 일본여행을 자주 다녀오려는 나의 입장에서는 일본은 덕질과 먹는것, 이 두가지로 크게 구분지을 수 있었다. 거기에 일본음식하면 나에게 있어 초밥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삿포로가 초밥으로 유명한 도시 아니던가. 반면에 도쿄는 내가 가본적도 없고, 덕후의 성지라 불리는 아키하바라까지 있으니 아주 고민이 많이 되었다.

이 선택에는 날씨가 크게 한몫 했는데 여행일정을 선택한 주간에는 비가 계속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흠, 삿포로는 초밥과 라벤더꽃과 광활한 자연풍경이 아니고서야 볼것이 크게 없는 도시인데. 비가 내리면 건물에서 노닥거릴 수 있는 도쿄가 좋겠구나. 그래 도쿄 낙점. 이렇게 선택된 여행지였다.

 

처음에는 3박 4일 정도를 생각했었으나, 저가 비행기를 알아보다보니 3박 4일보다는 4박 5일이 조금 더 저렴함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출국/입국 시간까지 고려하면 4박 5일의 비행기표 가격이 1박의 숙박비를 상쇄할 정도로 조건이 좋았다. 그래서,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4박 5일로 일정을 고려하게 되었다.

 

출퇴근을 하는 시간에도 도쿄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며 대략적으로 다섯군데의 스팟(?)을 정해두고 그 스팟안에서 먹을것과 볼것, 쇼핑할 것을 세부적으로 나누는 일..이었으나 사실상 먹는것이 전부인 여행이었다. 일본? 그거 먹으러가는거지 뭐 다른게 있습니까? 안그래요? 그렇게 아래와 같이 대략적으로 정해보았다.

 

아사쿠사, 아키하바라, 신주쿠, 긴자, 사진상에는 없지만 요코하마까지 총 다섯개의 스팟으로 구성된 일정표

숙소인 아사쿠사를 중심으로, 먹고싶은 음식들을 정해 먹을 수 있는 음식 근처의 주요 구를 정해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거기에 도쿄에 이미 다녀온 동생에게 조언을 구하자, 요코하마의 아카렌가 창고가 그렇게나 예쁘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든 요코하마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까지 더해져, 기본적인 일정을 수립하게 되었다.

 

퇴사를 마무리하고 약 4일 정도 집에서 아이와 아내와 함께 노닥거리며 짐을 싸기 시작했다. 뭐 사실 짐싸는게 별거 있나. 속옷 5일치와 양말 5일치, 옷 두어벌에 카메라와 렌즈 두 종, 삼각대 정도면 충분하지. 비상약이니 나발이니 그딴게 알게 뭐야. 물론 여권 또한 필수. 지난 일본여행이나 대만여행에서 와이파이 에그의 위력을 경험한데다가 LTE 로밍은 그다지 효과를 못본 입장에서, 가격도 1일당 약 1만원의 고가인점을 고려해서 이번엔 와이파이 에그를 가져갔다.

 

이번 여행의 필수목적은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아키하바라를 꼭 가보기

2. 라멘을 많이 먹기

3. 초밥을 많이 먹기

4. 요코하마를 가보기

5. 최대한 많은 음식을 맛보기

 

그리고, 나름의 만족을 느끼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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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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