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바라보는 땅은 여러 모습을 띄고 있어서 볼만했다. 이름 모를 산맥은 정말이지 날카롭고 아름다웠다)


비행시간은 약 12시간. 무려 12시간의 비행동안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가이드북이나 여행일정, 기내 상영 영화를 봐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으나 딱히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지난 6개월간의 결혼준비로 지칠대로 지친 나는 식사와 식후에 제공되는 맥주 한 캔으로 깊은 수면에 빠지기 일쑤였고, 틈나는대로 하늘을 바라보고 비행기가 어디를 통과하는지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비행기 밖의 풍경은 지루할 틈이 없었고 맛이 정말 없었던 기내식조차 나름 맛을 음미하며 12시간이 지나갔다.


(무려 12시간동안 급유 없이 한방에 가다니 인간의 기술력이란 대단해애애!!)


로마 FCO 공항에 진입하고 수속도 잘 끝났다. 로마 공항에서 테르미니 역 까지는 기차를 이용했고 나름 편안히 이동했다. 이탈리아어는 영어와 상당히 흡사했다. 뭐 당연히 라틴어계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그래서인지 간판들도 스펠링이 비슷하고 읽는데 불편함은 크게 없었다. 티켓팅을 하고 캐리어를 이끌며 기차를 탄 후, 우리가 앞으로 아주 자주 들락날락거릴 테르미니 역 까지 이동하게 된다.


(기차표와 기차 내부)


약 21시 정도가 되어 테르미니역에 도착을 했고, 한국 기준으로 크게 늦은 시각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테르미니 역에는 사람이 없어 한산한 느낌까지 들었다. 로밍을 한 휴대폰에 의지한채 구글맵을 이용했고, 호텔까지 가는 길을 알아보며 무작정 걸어가기 시작했다. 거리는 영화에서만 보던 어두침침한 느낌에, 낯선 모습의 외국인들로 살짝 불안하기까지 했다. 큰 길가의 건물 뒤편으로만 가도 가로등은 현저히 줄어들고 삼삼오오 모여있는 외국인들은 내 눈에는 마치 강도가 아닐까, 하는 괜한 의구심까지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여기는 러시아가 아니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들은 그저 '동양인이네?' 정도의 시선만을 준 채 자기들끼리 수다를 계속 이어갔을 뿐이다.


(테르미니 역의 대로변과 호텔까지 찾아가는 길)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간단히 조식시간대를 설명받은 후 열쇠를 받았다. 숙소에 가볍게 짐을 풀어헤치고 돈을 챙겨 바로 나갔다.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간단한 주전부리와 음료수. 여행에 와서는 무언가를 먹고 즐기는 것이 1순위가 되어야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리고 추워하는 아내를 위하 싸구려 집업 후드티를. 이 후드티, 여행기간동안 참 잘 입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내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은 탄산수와 일반물을 제대로 구별할 수 없는 나 자신이었다. 엿같은 탄산수는 병뚜껑을 따는 즉시 기포가 피어올랐고, 탄산음료도, 맥주도 아닌 주제에 탄산을 머금는다는 그 자체로도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후로도 가게 점장에게 묻지도 않고 내 운을 시험하듯 물을 사댔지만 탄산수를 구매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맥주와 아이스티, 닥터페퍼와 샌드위치.)


누군가 그러했던가. 편의점 음식은 일본과 한국이 최고였다고. 배가 고파서 산 샌드위치는 정말이지 "맛대가리"가 없었고, 맥주도 하나같이 썩 맘에 들지는 않았다. 와인강국이기에 맥주가 맛이 없었던건가 싶을 정도. 간단하게 짐을 정리하고 그렇게 우리는 수다를 가볍게 나눴다. 결혼준비부터 결혼식, 12시간에 걸친 비행 등. 당장 내일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일정에 대해서도 담소를 나누었고, 친구들이 선물해준 잠옷을 입고 잠에 들었다.



(햄과 베이컨, 젖과 꿀이 흐르는 호텔 조식은 아침을 기다리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였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처음 먹은 호텔조식은 내게 여러의미로 특별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 우유는 엄청나게 맛있다. 2. 커피는 엄청나게 맛있다. 3. 햄과 베이컨은 항상 그러했듯 엄청나게 맛있다. 4. 외국인 여행자들 모두 인사를 한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우유와는 다른 신선한 우유와 커피,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제공해주고 거기에 우유를 타서 마시는 방식의 카페라떼. 무한으로 제공되다시피한 약 20여가지의 요리들. 항상 인사를 하는 외국인들과 그들 틈에 껴 있는 동양인 우리 부부. 생각보다 노부부의 여행자들이 참 많았고, 이는 우리가 나중에 은퇴를 할 즈음에 다시 이탈리아로 오자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회사 근처 카페에서나 먹던 커피와는 다른 맛의 커피들은 이후, 베니스로 떠나는 기차에서 마시던 에스프레소를 결정타로하여, 날 커피머신의 세계로 인도하게 만든다.


그리고 바로 구석구석 돌아보기 시작했다.







테르미니역 근방에 위치하며 동시에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 바로 근처에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이 있었다. 여기에서 무장한 군인을 볼 수 있었는데, 당시에 IS의 테러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인지라. 여기저기에서 무장 군인을 볼 수 있었고, 관광지에 입장할 때 마다 X-Ray를 통한 가방 수색도 했었다. 뭐 이정도야 그러려니.


이곳은 고대로마의 4대 대성당 중 하나라고 한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방문한 첫번째 성당이기도 했고, 엄청나게 감동을 먹은 나머지 길가에 보이는 성당이란 성당은 죄다 방문하게 된다.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서, 성당은 그 자체로도 아주 거대했고 아름다웠으며 가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나중에는 워낙에 발에 치이다시피 많이 보이는지라 힘들었지만.


특이하게 고해성사를 하는 곳이 오픈되어있었는데 이는 내게 충격과 공포로 작용했다. 대체 왜? 싶을 정도로.


(여행을 가게 되면 그 나라의 신호등을 꼭 찍게 된다.)


(산타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 영화 '천사와 악마' 에서 주요한 단서가 제공되는 성당이기도 하다.)


(그 단서란 바로 베르니니의 성 테레사의 환희 조각)


(그리고 요셉의 꿈)


이른시각에 방문해서인지 관광객은 많지 않았다. 저게 대리석으로 조각되었으리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질감과 묘사가 일품이었다. 앞으로 방문할 많은 성당에는 이러한 조각들이 넘쳐난다. 괜히 유물의 나라가 아닌듯.

이탈리아에 방문하기 직전, 이탈리아와 바티칸을 주제로 한 천사와 악마를 보고 왔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뭐 덕분에 이 조각이 무엇이네 하면서 얄팍한 지식을 내뿜을 수 있었던 건, 허구를 넘어서 음모론으로 점철된 영화의 작은 긍정적인 부분이 아닐까 한다.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 오른편에 이집트에서 훔쳐온(?) 오벨리스크가 보인다.)


(난파선 분수대. 마실 수 있다지만 흠...)


(길 가다가 먹은 피자. 이탈리아의 피자는 네모난 조각으로 판다)


(지금 생각해도 꽤나 맛있었음.)


(트레비 분수에 몰려든 어마어마한 인파들)


(그리고 포세이돈 조각)


(이 사진을 찍고나서 광각렌즈에 욕심을 부리게 되었다.)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에서 출발하여 스페인 광장, 오드리 햅번의 로마의 휴일에서 젤라또 먹는 씬으로 유명하다는 스페인 광장에 들렀다. 근처에 젤라또 상점과 상인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지만 크게 먹고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나, 아쉬운 점은 당시 스페인 광장은 보수공사중이었다는거. 난파선 조각에서 잠시 쉬고 바로 트레비 분수로 이동했다.

트레비 분수는 말로만 들었지 사람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몰랐다. 직전에 다녀온 성당 두 군데는 사람이 한적해서 '여기가 사람이 많다는 그 로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위화감이 들었는데 죄다 여기에 모여있는게 아닐까 싶은 정도. 트레비 분수의 상업적인 전설이 아주 유명한데, 동전을 하나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오고, 두 번째 동전을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나. 뭐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데다가, 로마에 다시 오고 싶으니 우리는 동전을 각자 하나씩 던졌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판테온)


(오래된 티가 역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이 매우 잘 된 것을 볼 수 있다)


(얜 뭔지 까먹음)


(판테온 내부의 모습)


(엄청난 수의 사람들 ㄷㄷ)


판테온은 약 2천년 전에 건축된 건축물이다. 무려 2천년이나 저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절부터 지금까지. 중간중간 보수한 흔적은 있다지만 그래도 그 긴 시간동안 저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아주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거기에, 다신전이라니. 판테온은 특정 신을 섬기기 위한 신전이 아니라, 신들을 모아놓은 지성소와도 같은 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파격적인데 그 오래전에 그러한 발상이라니. 

이 넓은 광장에도 역시 오벨리스크가 존재했으며, 넓은 광장 군데군데 상인들과 사람들이 공연을 펼치는 무대도 존재했다.


(산타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에 가는 길, 그리고 내 아내의 뒷모습)


(외관은 지극히 평범하다. 사실 여기가 성당이 맞나 싶을정도의 의심이 들었다.)


(오벨리스크를 보고 알아차렸을 뿐..)


(스테인글라스가 참으로 예뻤던 성당)


(그리고 엄청난 크기에 압도되는 파이프 오르간)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촛대)


그리스 신 중 하나인 미네르바에게 바치는 신전이었던 장소에 건설된 까닭에 미네르바 성당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로마에 존재하는 여타 성당들과 다르게 지극히 평범한 외관을 보이며 내부 구조물도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로마 유일의 고딕성당이라고 하는데.

수수한 외관과는 다르게 화려한 내부 모습에 역시나 감동받아 한참을 둘러보았다.


(나보나 광장에 가다가 먹은 젤라또)


(나보나 광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멋진 조각)


(성 아녜스 성당)


(역시나 빠질 수 없는 오벨리스크)


(광장의 마술사)


(아녜스 성당은 참 화려했다)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인 성 천사성으로 가는 길)


나보나 광장은 고대로마 시절(?)에 종합경기장과도 같은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지금의 광장 주변부 건물들이 그당시 관중석이었다는 것. 현재는 상점가로 빼곡히 들어차있고, 광장의 군데군데에는 음악가들이나 마술가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저 멀리 보이는 성 천사성, 산탄젤로 성. 역시 영화 천사와 악마에도 나온다)


(산탄젤로 다리. 사도들과 기타 여러사람들을 묘사한 조각상이 일품)


(산탄젤로 성 근처에서 먹은 까르보나라와 피자)


(사진찍는데 방해하던 유쾌한 아저씨)


(산탄젤로 다리를 건너는 와중에 보이는 테베레 강)


(산탄젤로 성 최상단에 위치하는 미카엘 동상)


우리 부부가 욕심을 내서 산탄젤로까지 오긴 했지만, 사실 산탄젤로에 입장하는 시간도 지난데다가 다음날 일찍 와서 관람하기로 한 터라, 여기까지 일정을 잡았다. 멀리서 산탄젤로 성을 찍는 와중에 유쾌한 외국인 여행자들도 만났고 만족스러운 음식도 먹었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는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않았고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크림이 없었으며 아주 짰다...!


(바티칸, 정확히는 성 베드로 대성당)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그 곳에 왔다)


산탄젤로 성 바로 근처에는 바티칸이 있다. 걸어서 15분 정도면 성 베드로 대성당 광장까지 올 정도로.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무렵인지라 더 아름답게만 보이던 이곳이었다. 우리는 할 말을 잃은채, 그 거리를 탄식만을 내뱉으며 조용히, 천천히 걸어갔다. 마음속으로는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싶은 심정이었다.


(바티칸 수문장, 스위스 근위병)



(해가 져 가는 배경의 성 베드로 대성당)


(조명이 붉게 들어오는 산탄젤로)


(그리고 숙소 가는 길)


(통일기념관, 베네치아 광장의 야경)


(호텔까지 가는 길)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부터 호텔까지는 걸어서 약 한시간 거리였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길을 찾아보고, 한시간이나 걸린다는 사실에 기겁할 정도. 왜인지모르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 덕분에 많은 것을 보고 들은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산탄젤로 성과 성 베드로 대성당은 나중을 기약하고, 그 긴 거리를 걸어서 숙소로 귀환했다. 아마, 그날은 뻗어잤을것이다.


(그 당시에 이동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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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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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2년 전, 16년 4월 말에 결혼을 했다.

결혼에는 당연히 신혼여행이 포함이 되고, 각자의 취향에 고려해서 여행일정을 준비했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경조휴가 5일에, 황금연휴와 내 연차를 포함해서 약 3주에 가까운 휴가가 주어졌다.


여행은 흔히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으로 나뉜다. 신혼여행은 배낭여행과 휴양여행으로 나뉜다. 결혼준비기간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소요되는만큼 그동안의 피로를 풀어버리기에 대부분 휴양지로의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쉬는 것 보다 직접 발품팔아 돌아다니면서 많은것을 보고싶었다. 아주 간단하게, 자유 배낭여행(일정이 짧아 배낭여행이라 불리기도 거시기하지만)으로 결정이 났고, 아내의 의견에 따라 스페인으로 여행일정을 준비하려 했으나, 15년 10월경에는 스페인으로의 직항기가 운영되지 않아 취소되었다. 그렇다면? 누구나 들어보았던 고대로마, 그리고 가톨릭의 총본산, 바티칸으로 간단하게 결정이 되었다.


우리의 여행준비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1. 여행일수 결정 및 여행지 결정

2. 여행일수에 따른 항공권 예약

3. 대략적인 여행일정 결정

4. 여행일정에 따른 호텔 예약

5. 필요에 따라 기차 예약

6. 세부일정 수립



10박 12일의 기간동안 우리는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로마와 베니스, 바티칸을 둘러보기로 했고 로마에서 베니스, 베니스에서 로마로 돌아오는 기차표를, 바티칸은 일일 투어를 예약했다.

여행은 16년 4월이었지만, 비행기표는 15년 11월 경에 예약을 했다. 5개월 전에 예약을 해서인지, 대한항공 항공권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인당 약 100만원 정도(유류할증료 없음)였다. 물론, 취소수수료는 20%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했다.


처음에 여행일정부터 여행지 결정까지 많은 의견교환이 있었다. 직항기 예매가 뜨지 않은 시점인지라, 외국항공사를 이용하면서 스탑오버로 타국을 잠시 체험(독일이라거나..)하자는 의견과 차라리 2개국을 가자는 의견(독일이라거나..) 등 많은 부분이 있었으나, 전체일정 12일간에 2개국을 돌아보는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 알게 된 우리 부부의 여행스타일 차이가 보였는데, 아내는 되도록 많은 도시에서 많은 무언가를 보아야 하는 스타일이었고, 나는 많은 도시를 가던 적은 도시를 가던 상관은 없으나 되도록 천천히 감상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이 스타일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했다.(앞으로 쓸 후쿠오카라거나 오사카라거나..)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지하게 피곤할거라는 조언에 힘입어, 스탑오버니 2개국이니는 무시하고 편안하게 직항기를 타고 가자는 의견으로 수렴. 우리 둘만이 앉을 수 있는 맨 뒷자리로 좌석 예약까지 성공했다. 5개월전에 예약을 해서인지 그 사이에 서울 ICN 출발, 로마 FCC 출발일정이 두세번 정도 변경이 되었다 -_-;


호텔은 당연히 최저가. 잠만 자는 곳이 호텔이라는 스타일은 우리 둘에게도 적용되어 저렴하면서도 예쁜곳. 그리고 교통이 크게 불편하지 않은 곳. 위험해보이지 않는 곳 등으로 잡았고, 로마 호텔의 경우에는 테르미니 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베니스 호텔의 경우에는 베니스 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내에서 찾아 예약을 했다. 후에 찾아보니 기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는 것도 오르는 것이지만, 아예 예약이 끝나가는 곳도 있다보니 서둘러 예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을 예약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꼽힌 점은 바로 조식이었다. 본격적인 해외여행은 나도, 우리 아내도 처음이었고 원래 아침밥을 먹지 않는 나였지만 12일간의 해외여행에서 아침밥은 먹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왠지 호텔의 조식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심리로 조식이 있는 곳을 고집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틀리지 않았다!


호텔을 예약한 후에 한 일은 준비물들 정리가 있었다. 가볍게는 옷을 몇벌 챙겨갈지 부터 시작해서 구급약, 보조배터리, 카메라와 렌즈, 항공권 인쇄와 호텔 바우처 인쇄, 여권 사본 등 무지 많았다. 블로그로부터 정보를 무지막지하게 입수해서 우리만의 리스트를 만들었고 그는 다음과 같다.


(충전지옥)



의약품 

후시딘, 반창고, 정로환, 소화제, 타이레놀

 옷

여행일정에 맞는 수량의 양말, 속옷, 셔츠, 바지

가볍게 들고다니면서 기온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디건류. 

기상대비를 위한 비닐우비

 보조배터리

10,000mAh 1개, 5,000mAh 1개, 멀티 USB 충전기 5구, 콘센트 아답터

카메라 

카메라 1대, 렌즈 2대, 카메라 배터리 여분 1개

액션캠 1대, 액션캠 배터리 여분 4개

 사본

여권 사본 각 네장, 호텔 바우처 사본 각 네장,  기타 예매권 각 네 장

 가방

가볍게 멜 수 있는 슬립백. 

파티션

옷 파티션 및 지퍼백, 비닐 압축백(돌돌 말아서 압축)

 기타

캐리어 잠금장치(어딘가와 고정할 수 있는), 옷핀, 타블렛 PC, 선글라스, 세면용품, 라면 등


아무래도 본격적인 첫 해외여행인지라 물건을 들고가는것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사본들의 경우에는 캐리어 숨김공간에 각 한부씩 숨겨두고, 각자의 가방에도 한부씩을 넣고 다녔다. 현금과 여권이 제일 중요한데 이 또한 하루에 쓸 금액을 정해두고, 남은 금액을 캐리어 공간에, 쓸 금액은 반씩 나눠서 각자가 소지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옷핀의 경우에는 뭐 여기저기서 하도 많이 소개가 된 부분이지만 지퍼의 잠금장치 부분에 걸어두면 지퍼가 내려가지 않는다. 물론 강도를 만나면 어쩔 수 없지만 강도만나면 일단 돈 다 드리고 도망치는게 최우선이니까. 전자용품이 많다 보니까 요사이 많이 보이는 멀티 USB 충전기도 필수로 들고다녀야했다.


(캐리어 잠금장치의 의외의 활용법)


약은 당연히 쓸 일 없는것이 중요하지만, 혹시나 물갈이를 한다거나 배탈이 났을 때가 가장 중요하므로 정로환(설사약)을 가장 먼저 챙겨갔다. 선글라스는 크게 쓸 일이 없었고, 일정이 일정인지라 우비는 상당히 쓸모 있었다. 비닐 압축팩 또한 아주 쓸모가 많았는데, 요사이는 압축기가 별도로 달린 압축팩이니 뭐시기니가 많지만 이건 다 필요 없이 그냥 비닐로 된 압축팩이 저렴하고 튼튼해서 쓰기가 좋다. 돌돌 말면 이중구조로 된 부분으로 공기가 빠져나가는 물건인데 정말 이게 대박이었다.


(단지 압축이 되다보니 많이 우겨넣고, 그러다보면 무거워져서 그렇지.)


라면은 혹시나 싶어서 챙겨갔는데 결국 제대로 먹지도 않았다. 이후부터 우리는 여행갈 때 라면을 챙겨가지 않았다. 아내는 기본적인 화장용품 위주로 준비를 했고, 나는 전자용품을 위주로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렇게 여행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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