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4 (2012)

헤일로 3 에서 완벽한 끝맺음을 했다고 생각한 스토리가 어느날 새로운 트레일러로 돌아왔다. 반짝이는 빛무리가 알고보니 시냅스였다거나, 아득히 먼 메아리처럼 들리던 음성으로 좀 더 빠르게 움직이는 빛무리가 모이는 순간, 메아리가 Wake up, John! 이라는 음성으로 확연히 들릴때의 그 놀라움이란. 이렇게 헤일로4의 기대감은 엄청나게 커졌었다.

 

거기에 중간 광고로 만들어진 실사 영상화, Forward Unto Dawn의 영상은 정말이지 마스터치프 그대로 등장하던터라 기대감이 엄청났다.

그동안의 헤일로는 번지소프트에서 제작하였고, 이후 판권을 마이크로 소프트가 사들인 후 343인더스트리에서 개발을 새롭게 시작하게 된 것. 아마도 당연히 그럴것이, MS의 Xbox는 헤일로머신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정도의 간판타이틀이었으니까. 
뭐 이것에 대한 논란은 어마어마하긴 한데 일단 제쳐두고.

 

Wake up John!

헤일로 3의 엔딩에서는 반파된 여명호에서 마스터치프가 냉동수면에 들어가게 되고, AI인 코타나가 이후 급박하게 깨우기 시작한다. 이유인 즉, 선조의 구조물에 반파된 여명호가 끌려들어가고 있다는 것.
이후 UNSC의 인피니트호에 구조되며 선조인 다이드액트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다이드액트, 국내판에서는 다이댁트라고 음역되는...

사실 선조의 떡밥은 과거부터 있긴 했으나 비중이 높지는 않고 숨겨진 요소로만 등장했기에 갑자기 뜬금없는 선조 이야기로 아주 당황스러웠다.
거기에 기존의 텍티컬스러운 각진 총기/방어구/차량 디자인들이 모두 둥글둥글한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으로 바뀌기도 했고 코버넌트 세력과는 평화조약을 맺었다고 완결이 났으나 갑자기 일부 '해적' 코버넌트 세력들이 나타나질 않나, 알 수 없는 선조 이야기들이며 뭐며 아주 혼란스러움의 극치였다.
실제로 엔딩을 네댓번이나 보면서도 대체 이게 뭔소리여.. 싶을 이야기가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놈의 뭔 버튼을 계속 누르라고 시키는 것인지. 그래픽은 확실히 XBOX 360을 풀 성능으로 갈구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전반적인 스토리들이 조금 난해하다 싶었었다.
그래도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라면, 처음에 선조 구조물에 착륙한 후 함선들의 잔해를 벗어나 마주하는 그 평원씬은 정말이지 웅장할 따름. 멀티플레이는 잠깐 즐겼으나 영 재미가 없어 맛들리지는 않았었다.


헤일로 워즈 (2013)

이후 난데없이 찾아온 헤일로 시리즈의 RTS 이야기로 이게 대체 뭔가 싶었으나 일단 구매를 하게 되었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헤일로 사건(코버넌트 조우 및 리치행성의 파괴)의 약 20여년 전으로 하베스트 행성에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코버넌트를 마주하며 이들의 세력을 탈출하지 못하게 쉴드월드를 파괴하는 것. 소설에서나 접한 쉴드월드가 나오기도 했고, 패드로 무슨 RTS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쾌적해서 아주 놀라기도 했다.

 


그래도 전략시뮬은 영 내취향이 아니었던지 멀티까지는 하지는 않았던듯. 중간중간 나오던 실사화 컷씬이 아주 재미있었고, 스토리도 나름 괜찮아서 네댓번은 엔딩봤던 기억이 난다.
ODST 스킬을 사용하면 실제로 ODST 대원이 드랍포드로 강하하게 되는데, 이 스킬을 주로 사용했고 스파르탄 화력조의 분위기가 엄청나서 이 또한 자주 사용하기도 했었다.


추후, 헤일로 워즈 2가 발매되면서 더없이 행복했던 게임 중 하나.

헤일로 5 가디언즈 (2015)

어정쩡한 헤일로 4의 이야기를 뒤로하고 헤일로 5의 소식이 들려왔다. 공개된 홍보영상과 라디오 영상들이 기대감을 엄청나게 높혀주었다. 거기에 마스터치프는 배신자가 되었으며 해군정보국 ONI는 그러한 마스터치프를 체포할것이라는 내용. 이어지는 트레일러들에서는 쓰러진 마스터치프의 모습이라거나, 스파르탄 로크의 모습도 보이는 등 이 또한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지에 대한 떡밥이 무궁무진하게 쏟아졌다.
헤일로 4 에서 사용기한이 지난 AI 코타나의 썰이 풀려왔던터라 코타나와 관련된 것이라는 추측이 아주 신빙성이 있었으나...

 


대략적인 스토리로는 블루팀을 만나 임무를 수행중인 마스터치프에게 코타나의 환상이 보였고, 명령을 어기고 이를 찾아가게 된다. 이 와중에 코타나는 흑화하여 인류 AI들을 반란하게 만들었으며 코타나는 마스터치프를 자기네 편(?)으로 만드려 회유하지만 넘어오지 않았다. 명령 불복종에 따라 로크는 마스터치프를 쫓아가는 와중에 결국 선조무기인 가디언이 깨어난다는 것이 큰 스토리의 흐름인데... 대체 그래서 이게 뭔소린데 씹덕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미친 수준의 스토리텔링이었다. 헤일로 4는 너무나도 많은 정보가 일시에 주입되는데다가 설명 또한 부족해서 문제였다면, 헤일로 5는 대체 이게 뭔소린지 정말 1도 모르겠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서 로크는 왜 마스터치프를 쫓아다니는건지, 코타나는 왜 흑화를 한 것인지, 오시리스팀의 존재 의의는 무엇인건지, 그래서 블루팀은 어떻게 된 것인지 이 모든 이야기들에 궁금증만 남기고 엔딩이 나버린 것이다.


그나마 봐줄만한 점이라면 중간중간 인게임 컷씬이 아주 보기 좋을 정도, 말 그대로 헤일로 뽕 오지게 찰 정도로 좋았다는 것 뿐이며 그 개쩐다는 코버넌트들의 활동 인공지능 또한 퇴화할 정도.

 

워존 파이어 파이트 모드

그래도 헤일로 5의 스토리는 개막장중의 개막장으로 쫄딱 망해버렸지만 의외로 멀티플레이만큼은 정말 역대 헤일로 시리즈 중 최고였는데, 워존이라는 대형맵이 등장하면서 24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의 재미는 확실했었다. 비록 클래식 헤일로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스피디한 헤일로라서 비판은 상당히 많았지만 워존이라는 모드로 팀vs팀으로 싸우건, 팀vs코버넌트로 싸우건 뭘 해도 재미가 있었으니 이거 하나만으로도 500시간을 넘게 플레이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 단순한 인게임 무기가 아니라 각종 설정을 덕지덕지 붙인 특수능력 무기들이 많이 등장하다보니(물론 포인트 뽑기가 있어야 하지만) 워존모드에서 이걸 사용하는 재미 또한 쏠쏠한 편.

 

헬멧, 바이저, 갑옷등의 수백가지 조합을 제공하는데 이마저도 게임 내 재화로 구매가 가능하다니

사후지원도 역대급이었는데, 이 사후지원으로도 많은 멀티플레이어들이 존재하며 지금도 멀티서버가 운용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패치로는 인피니트의 무기고라는 패치로, 그 악명높은 헤일로1의 피스톨(두 발이면 죽는..)과 헤일로2 의 반동없는 배틀라이플이 패치되었었다. 지금도 헤일로5 멀티를 뛰고 싶을 정도이다.

이렇게 욕을 먹었으니 다음 헤일로는 괜찮겠지... 싶긴 했는데, 저렇게 수많은 떡밥들을 잔뜩 뿌려놓고 어떻게 회수할지가 아주 걱정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었지만.

 

헤일로 워즈2 (2017)

헤일로 워즈의 스파르탄 컷씬을 생각나면 돌려보고 아주 가끔 헤일로 워즈를 새로 플레이하면서 워즈뽕을 채울 무렵, 헤일로 6에 대응하는 스토리로 헤일로 워즈2가 발표되었다.

헤일로 워즈의 약 30여년 이후, 헤일로 5의 1년 이후로 정신차려보니 스피릿 오브 파이어가 아크위에 표류중, 거기에 아크 표면에 구조신호가 잡힌것을 시작으로 브루트 세력인 배니쉬드와의 접점 - 헤일로 가동 -을 주로 다루고 있다. 이후 DLC 추가판까지 더하자면 배니쉬드의 지휘관이 실수(?)로 플러드를 깨우고 이를 저지한다는, 지극히 헤일로 스러운 스토리이다.

 


둥글둥글한 343 인더스트리의 디자인과는 다르게 기존, 그러니까 번지 소프트의 각진 디자인으로 총기와 아머, 차량의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당시 앞으로 나올 헤일로 인피니트까지 모두 기대가 되던 상황.
거기에 공개된 컷씬, 스파르탄이 브루트에게 쳐맞으면서 후퇴하는 모습은 일전의 헤일로 워즈에서 보여준 스파르탄 무쌍과는 전혀 대비되는 와중에, 이 브루트 세력이 헤일로 인피니트에도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안될래야 안될수가 없었다.

 

적을 죽이고, 포인트를 얻어 새로운 유닛을 얻는 블리츠 모드

헤일로 워즈에서도 마찬가지로 블리츠 모드가 아주 재미있었다. 여러명이서 하면 더 재밌지만, 혼자서도 어느정도는 즐길 수 있는 게임모드인데 사생결단과 같이 스테이지별 끝없는 적들을 죽이는 모드라고 보면 된다.
여러모로 시간때우기도 좋고 재미도 있는 모드라서 한 때 이 모드만 엄청나게 즐기기도 했었다.
더 많은 스토리를 DLC로 풀어낼 예정으로 보였으나, 그러지 못해서 매우 아쉬운 작품. 추후 헤일로 워즈3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감이 아주 크기도하다.

+ 여담으로, 그 많은 물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운용되는건지, 스피릿 오브 파이어가 크지 않아보이는데 불구하고 차량들이나 보병들이 엄청나게 많이 등장하는게 그냥 재밌고 신기할 따름이다.


헤일로 인피니트 (2021)

그리고 말도많고 탈도많고 논란도 많은 헤일로 인피니트가 발매되었다. 발매되기에 앞서, XBOX Series X/S 콘솔 게임기기가 새로나왔으며 훨씬 오래전의 슬립스트림 엔진 테크영상으로 헤일로 인피니트의 내용이 일부 테크데모로 풀리기도 했었다. 과거 헤일로 4, 5와 헤일로 워즈2의 스토리와 어느정도 연계가 되는 만큼, 우주적 존재로 거듭난 코타나와 혼돈/파괴/망가로 혼란스러워진 스토리가 어떻게 정리되는지도 궁금해졌다.

 

우리가 기억하는 주임원사님의 모습 그대로

거기에 공개된 아트워크상으로는 기존의 둥글둥글한 디자인 대신, 각진 디자인으로(클래식 헤일로) 변경되는만큼 팬들의 기대감 또한 높아진데다가, 점점 더 공개되는 정보들에 따르면 오픈월드 헤일로니 클래식 헤일로의 흐름을 따라갔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아직도 사고싶은 한정판 에디션이긴 하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헤일로 인피니트는 대한민국에서 정식 패키지 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와 동시에 해외에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매진이 된 헤일로 인피니트의 소장 한정판마저 출시되지 않았다. 이로인해 나는 일본 아마존을 통해 헤일로 인피니트 패키지를 구했다.
게임 발매와 동시에 운이 안좋게도(?) 코로나에 걸려 약 10일간 집에만 있어야했고, 그 사이에 헤일로 인피니트의 엔딩을 보아왔다.

 

최강의 마스터치프가 제압당하다니

그러나,
이전에 보여준 헤일로 4, 5편의 이야기는 그저 컷씬 하나와 대사 몇줄로 처리된것이 고작이었다. 비중이 아주 많았던 헤일로 5의 오시리스팀과 로크중령은 사라졌다. UNSC 인피니티호는 그냥 컷씬에서만 등장할 뿐이고 헤일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적이었던 에이트리옥스 또한 초반부 컷씬에 잠깐 등장하더니 죽었다는 한줄로 처리되고만다.
거기에 코타나가 깨운 가디언들은 그냥 또 없어졌다 -_-; 이쯤 되면 대체 이 게임의 스토리는 어떻게 흘러가는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

 

풍광을 보는것은 좋으나...

07시설 제타 헤일로에 불시착(?)한 마스터치프가 흩어진 UNSC의 병력을 규합하며 07시설 제타 헤일로를 복구하려는 베니시드를 와해시킨다는것이 큰 스토리로, 중간에 만나는 AI 무기(weapon; 코타나 복사본)와 함께 메인스토리를 이끌게 된다. 알고보니 코타나가 막판에 개과천선해서 07시설 헤일로의 구조 일부를 폭파시켰다는 이야기라거나, 엔딩에서는 선조 엔드리스가 깨어난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있긴 한데... 스토리 DLC가 취소된 마당에 뭐 어떻게 흘러갈지는 이제 아무도 알 수 없게 될듯하다.

 

AI 무기

헤일로 팬으로써 아주아주 화가나고 짜증나는 포인트가 이 편에서 폭발하게 되었는데, 클래식 헤일로 시리즈부터 시작해서 각 편마다 약간의 시간차와 이어지지 않는 서브스토리가 존재하기는 했다. 
헤일로 1-2 사이의 이야기들은 특히 죽은 줄 알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있지? 하는 이야기들인데, 이 이야기는 몰라도 다음 헤일로를 즐기는데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았다.
그런데 헤일로 4-5편, 헤일로 5-인피니트의 간격은 너무나도 말이 안되는것들 투성이였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나노입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마스터치프의 묠니르 방어구들이 모두 새롭게 업그레이드되고 디자인되었다고 치자, 그놈의 선조는 갑자기 뿅 하고 사라져서 어디론가 사라지질 않나, 정신병걸린 시한부인생 코타나는 전 인류를 말살시키겠다고 설치며 UNSC를 폭격하질 않나, 그러더니 갑자기 나타나서 가디언들을 없애고 헤일로가 가동되는것을 막겠다며 복사본을 만들고, 헤일로를 뽀개더니 저는 죽었어요를 시전한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말들만 지껄이는건지.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설과 코믹스를 읽어야한다는 것 또한 말이 안되고, 갈팡질팡 중구난방의 스토리는 어째 헤일로4 이후로도 그대로 아니 더 심해졌다. 여기에서 정이 뚝 떨어져버린 것이다.
오픈월드 장르가 요 근래 게임계에서 흥해서인지 아니면 헤일로 1의 오마쥬(실제로 헤일로1을 오마쥬한 포인트가 엄청 많긴 하다)로 이렇게 만든것인지는 모르겠다만, 그 넓은 헤일로에서 할 것이 없다. 보스급 적들을 다 죽이고나면 리스폰도 되지 않기에, 더 할것이 없어지고만다.

 

PC / XBOX 크로스 멀티플레이는 좋았으나,

그래도 멀티플레이는 잘 만들었겠지 하며 한동안 재밌게 멀티플레이를 즐겼는데 거진 반년 동안 제대로 된 업데이트 하나 없는 멀티플레이에 그만 많은 팬들이 실망하고 말았다.
헤일로5에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준 워존/사생결단 모드가 없어졌고, 수많은 슈퍼웨폰들로 난전을 즐기기 좋았던 빅팀 피에스타모드 또한 헤일로 인피니트에는 없었다. 출시되고 2년, 이제서야 사생결단 모드가 시즌 내에 업데이트가 된다고 할 정도면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게임을 만들어낸 것이지?
이렇게 헤일로 인피니트는 XBOX를 사게만든 내게 있어 아주 큰 실망감을 안겨준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헤일로를 내 마음에서 놓아줄 때가 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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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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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1 - 전쟁의 서막 (2004~2006)

헤일로 하면 역사적이라 생각하는 장면

헤일로 1 전쟁의 서막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무렵으로 당시 롯데마트의 게임 판매 섹션의 한 구석에 XBOX 콘솔과 헤일로가 시연대로 위치해있었다.
콘솔게임기에 대한 로망이 엄청나던 때라, 체험을 한 번 해보고 너무나도 갖고싶었었다. 당시의 엄청난 그래픽과 컨트롤러로 전해지는 손맛들은 일반적인 PC 게임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XBOX 콘솔을 사고싶었으나 가격이 가격인만큼 구매할수는 없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Windows PC 전용으로도 컨버전 되어서 구매 후 신나게 즐긴 기억이 난다.
대략적인 스토리로는 먼 미래에 코버넌트라는 외계인을 조우하고 엄청난 화력차로 인해 긴급히 피신하다가 헤일로라는 인공 행성에 착륙, 주인공이 헤일로에서 탈출하기까지의 여정을 풀어낸 게임이었다.

 

별거아닌 게임이라고 보았었는데 생각보다도 스토리가 나름 있는 편이었으며 나름 충격과 반전의 스토리라인이 있는 편인지라 아마 지금까지 대충 한 20번 정도 엔딩을 본 기억이 난다.
중간에 플러드가 출몰하는 미션은 분위기도, 소리도 모든 면에서 공포 그 자체였던터라 무서웠다.

 

멀티플레이를 참 많이도 했었다


대학생이 된 2006년에는 자취방에서 헤일로 멀티를 엄청나게 즐겼는데, 당시 PC 멀티는 레더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데스매치 같은 형태로 100킬을 어떤 팀이 먼저 하느냐,를 주로 겨루었는데 이 맵에서 스콜피온이라는 탱크로 학살하기를 아주 좋아했다.
나중에는 유저 커스텀 맵 까지 등장해서 별의별 글리치를 다 쓰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멀티플레이의 탈것들은 부서지지 않아서 진짜 운이 좋으면 양학이 가능해서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할 정도.

이 게임을 계기로 충성스러운 엑전사가 되었...으나, 이는 곧 이어질 헤일로 인피니트 글에서 무참히 짓밟힐 예정이다.

+ 추후 헤일로 1은 발매 10주년 기념 리마스터링이 되었다. 가장 큰 변화로는 기존 구식 모델링의 교체로 인해 조금 더 화려한 효과를 주었다는 점. 거기에 버튼 하나로 클래식 헤일로 1과의 그래픽도 직접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았었다.

 


헤일로 2 (2013)

 

헤일로 2는 XBOX 전용으로 나온 터라 당시에 출시되자마자 즐길수는 없었다. 추후 헤일로3를 구매한 후에 불법 다운로드판으로 구해서 Windows로 즐기다가, 이후에 XBOX판 헤일로 2를 구매해서 즐긴 케이스.
E3 게임 트레일러가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던터라 헤일로2를 하지는 못해도 이 영상만은 주기적으로 찾아보면서 헤일로 뽕을 채웠었다. 나중에 구매해서 해보니, E3 트레일러의 장면은 게임 분량의 이유로 삭제가 되었다고.

 

사실 지금봐도 크게 나쁘지는 않은 텍스쳐라 생각하긴 하지만.

트레일러 영상의 그래픽과 게임 그래픽간의 괴리가 너무나도 심해서 현타가 좀 오지게 왔었고 거기에 헤일로 3를 하다가 2를 하게 되어서인지 너프된 그래픽 + 기종의 성능차이로 더더욱 현타가 온 아쉬웠다.
그래도 아비터와 마스터치프간의 교차되는 스토리와 이벤트 컷씬으로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에서 아주 놀라웠다. 거기에 헤일로 1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총기들로 더더욱 재밌게 즐긴 편.

기존 헤일로 시리즈들에 비해 게임 볼륨이 엄청 늘어나서 엔딩을 보는데도 FPS 게임 주제에 약 3~40시간이 걸리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대략적인 스토리로는 헤일로 1의 직후로 헤일로에서 탈출한 주인공 마스터치프와 헤일로를 파괴하는것을 방관했다는 죄목으로 처형을 받게되는 아비터의 시점에서 시작하여 플러드의 지도자인 그레이브 마인드를 통해 헤일로의 진짜 용도르 알게 된다.
이후 헤일로를 발사하려는 코버넌트의 사제단을 배신한 아비터와 마스터치프가 협력하여 헤일로를 또다시 파괴한다는 것이 주된 스토리라인.

진짜 이 그래픽 그대로 실사영화 제대로 만들어줬으면 했는데... 파라마운트 나쁜놈들아

헤일로 1에서는 헤일로(04시설 알파 헤일로) 위의 이야기만을 다룬 반면, 헤일로 2는 헤일로(05시설 델타 헤일로)와 지구를 다루는 편에서 플레이어 입장에서 매우 눈이 즐거웠다.
여담으로, 중간에 ODST 대원과 함께 낙하하는 씬이 있는데 이 씬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라한다.

+ 추후 헤일로 2는 발매 10주년 기념 리마스터링이 되었다. 비판이 꽤 많았던 헤일로 1 애니버서리와는 달리 실사 컷씬(아주 놀라움)과 헤일로5를 암시하는 컷씬, 보다 원작에 가까운 디테일링 구현 등으로 이질감이 없어져 보기 좋았다.

 


헤일로 3 (2007)


헤일로 3는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출시된 게임이었고, 당시 각종 일간지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질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군대에 있을 때까지의 꿈은 게임 개발자였으며 이를 위해 XBOX 360 아케이드를 구매, 100일휴가였나 뭐였나 나와서 헤일로 3만 주구장창 하다 복귀하기까지 했다.

XBOX에 비해 진일보한 그래픽으로 지금 다시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그래픽 품질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형 전투씬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있어 더더욱 즐겁게 했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여명호(Forward Unto Dawn)가 지상착륙을 하는 장면과 펠리컨 건쉽이 폭격을 하는 장면.

 

지금봐도 크게 나쁘지 않을 그래픽

대략적인 스토리로는 헤일로 2 에서 탐지된 아크의 존재가 알고보니 지구에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끝맺게 되는데 이를 위해 모두가 지구로 모이고, 지구에서는 아비터 엘리트 연합과 인간이 손을 잡고 침공한 플러드를 구제하는 와중에 아크를 통해 들어가 제작중인 08시설 헤일로를 파괴한다는 내용.
이후 헤일로 파괴의 후폭풍으로 타고 온 함선인 여명호마저 반쪽이 되며 주인공 마스터치프는 동면중인 상태로 우주에서 떠돌게 되는 운명에 처해진다.

 

어제의 적은 오늘의 아군

가장 좋아하는 무기는 당연히 배틀라이플과 코버넌트 카빈이지만, 중력해머 또한 손맛이 좋아 자주 사용했다.
아쉽게도 헤일로 2, 3에서는 돈이 없는 관계로 라이브 서비스에 미가입, 멀티플레이를 즐겨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씬은 아비터와 마스터치프가 한 편이 되어 서로의 등을 내어주던 그 씬이다.

 

헤일로 3 ODST (2009)

 

군대 전역 한 이후, 헤일로 3 ODST라는 게임이 신규로 출시되었다. 
대략적인 스토리로는 헤일로 2의 직후, 뉴 몸바사에서 코버넌트 함선이 슬립 스페이스를 통해 헤일로를 출발하는데, 이 때 여명호가 같이 껴들어간다. UNSC는 딱 이 시점에 지상으로 ODST 대원을 투입하는데 이 임무에 대해서는 극비인 상황.

스파르탄이 등장하지 않는 외전격인 작품인데, 사실 스킨만 ODST 대원일 뿐 큰 틀에서는 스파르탄과 차이가 없다. 그래봤자 쉴드라거나 넘어진 탈것들을 되세울 수 없다는 것 정도?
주인공 루키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옴니버스적인 성격으로 팀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방식인데, 중간중간 남아있는 오디오로그를 모두 모아야 비로소 이 이야기의 전말과 숨겨진 스토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설정 이미지일 뿐이지만 개박살난 뉴 몸바사의 음울한 분위기가 게임 내에서 제대로 표현된다.


극 초반부의 ODST 드랍포드 강하씬과 후반부의 스토리는 정말 놀라울 따름이며 기존 헤일로 시리즈와 다르게 조용하고 우울하게 진행되는 게임 내 분위기는 이 분위기대로 잠입액션 하나 만들어주면 좋을텐데, 하는 환상을 갖기 충분했다.
지금도 OST를 듣는 게임 중 하나.

 

여담이지만 헤일로 시리즈의 트레일러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트레일러가 헤일로 3 ODST 에서 나오기도 했었다. 이건 뭐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헤일로 리치 (2010)

 

명실상부 헤일로 시리즈의 팬이라면 하나같이 손꼽는 명작중의 명작. 기존 헤일로 시리즈의 제작자 번지소프트가 만든 마지막 헤일로 시리즈이자, 앞으로 다시는 나오지 않을 헤일로 시리즈의 최고봉.

 


헤일로 1 스토리의 시작점 직전의 이야기로 소설에서나 나온 '리치행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인류의 첫 코버넌트 조우를 그린 게임으로 외계인을 만난 후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과 최후반부의 엔딩씬은 그야말로 남자라면 눈물을 쏟아버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
컷씬으로만 존재하던 코버넌트 함선의 유리화 공격이라거나 함께 동고동락한 스파르탄 전우들의 전사, 대형 전투씬 등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지루할 틈이 전혀 없는 게임이기도 했다.

 

정말이지 스파르탄 노블팀의 희생이란..


스토리의 완결성 측면에서도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 싶은 게임.


아직도 잊을만하면 시작해서 엔딩을 보는 게임이기도 하다. 4K 업그레이드가 된 후에는 눈이 더 호강하느라 재미진 게임. 외계에 대한 공포감을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코버넌트의 더빙'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작진들의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343 인더스트리가 만드는 헤일로에서 이정도의 완벽함을 볼 수 있을까... 이젠 그럴일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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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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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 (2006)

대학교 입학 후 하숙집에서는 친구들을 잘 만나 다 같이 어울려 놀기를 했었다. 당시에는 손대던 게임이 아주 많았으나, 친구들과 할 때에는 주로 서든어택을 했었다. 웨어하우스라거나 보급창고라거나. 나는 주로 스나이퍼를 도맡아 했었는데 이상하게 서든어택과 같은 PC FPS 게임은 잘 하지를 못하겠으나, 서든어택의 특정 맵에서는 스나이퍼를 참 잘 했었다.
지금은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던, 버스가 있는 다리 위 맵에서는 쐈다 하면 헤드샷이었고 옆에서 이를 보던 친구도 아주 놀라워 할 정도. 오래 한 게임은 아니었으며 이후에는 더 재미난 FPS 게임들(가령 헤일로)이 많아 2006년을 제외하고는 거의 하지를 않았다. 잠깐이지만 재미난 기억이 있던 게임이다.

 

당시에는 이런 플래시게임 같은 그래픽이 뭐가 재밌고 인기가 많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나이를 먹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조금 넓어지니 오히려 이러한 라이트한 게임이 인기가 많은것은 당연하다는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마비노기 영웅전 (2010 ~ 2012)

방패와 방어구 염색한다고 돈을 얼마나 들였는지...

군대 전역 후,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콘솔게임같은 PC 게임이 나온다는 이야기로 흥했었다. 몬스터 헌터(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게임)와 같은 부위파괴니 재료수급 및 제작이니 하는 말들로 세일포인트를 잡았던 기억이 있었다.
베타테스트에도 참가했고, 극초기부터 플레이를 한 만큼 이후 업데이트를 통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던 게임이었다. 게임 초반에는 리얼리티를 강조하겠다며 포션 1개당 4모금으로 나눠마실수 있으며 한 번 마신 포션은 상할 수 있으니 재사용이 불가하다거나 사용한 무기/방어구는 더러워지며 세척하기 전 까지는 깨끗해지지 않는다,와 같은 별 쓸모없는 설정들이 잔뜩 있었다.

데브캣에서 만든 게임이니만큼 적어도 그 당시의 시즌1 에피소드 까지는 스토리라인이 아주 탄탄하여 몰입감이 좋았으나, 시즌2가 업데이트 되면서부터는 도저히 몰입이 되지 않는 스토리로 게임이 망해가기 시작했다.
내가 주로 하던 캐릭터는 피오나 - 검방패, 린 - 창을 주로 했었는데 소형방패의 검오나는 헤비스텐더 스킬 발동시 이펙트와 소리, 밀려나가는 모션까지 너무나도 완벽해서 손맛이 좋았었다. 추후에 업데이트된 엘쿨루스 보스전에서 15인 파티원 중 14명이 전사했을 때 엘쿨루스의 가드불가 패턴을 제외한 나머지 패턴들을 모두 막아내며 파티원들의 환호를 받았던 것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저 무기가 그 15강 그 무기 같은데

이후 게임을 접겠다며 10강짜리 주무기를 강화해서 폭발시키려고 계획했으나, 15강까지 업글이 되어버려서 강제로 접지못하고 써버렸던 일도 있었다. 그런데 이 계정은 해킹을 당했고...
친구가 엘쿨루스의 눈물을 먹으면서 돈을 줄테니 복귀하라고 꼬셨고, 새로 시작하면서 린 - 창무기로 새로 시작하게 되었다. 이 때 부터는 키보드 마우스 조합으로 플레이 하지 않고, XBOX 360 게임패드를 매핑해서 플레이를 주로 했었다.

게임 초반에는 위에서 언급한 불합리한 게임 시스템은 많이 개선되었으나, 난이도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는지, 보스몬스터들의 난이도들 또한 대폭 하락한 적이 있었다. 놀 치프틴이라거나 고블린 족장이라거나. 창을 통한 부위파괴도 있었지만 캐릭터들의 특수 공격 모션을 통한 부위파괴도 존재했다.
열심히 한 게임에 속하긴 한데, 이상하게 컨트롤이 구려서 그 흔한 콜라곰 버스도 남들 태워줄 실력이 되지 않았다 -_-;

이 게임을 하면서 소름돋았던 부분이 몇 포인트 존재하는데, 다크나이트 업데이트를 통한 다크나이트 변신씬이라거나 에피소드 중 '우리 모두를 죽여도', 마지막 에피소드인 카단의 흑화와 '여신강림'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고 좋았던 시나리오 중 하나였다. 그런데 뭐, 지금은 그냥 야겜이 다 되어버린게 참으로 슬프지.


블레이드 앤 소울 (2012)

포화란 캐릭터 디자인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것 같다.

이후에 다 같이 마비노기를 하던 친구들이 건너가 NC의 블레이드 앤 소울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의 NC는 지금처럼 흑화하기 전의 NC로 블소 또한 월 정액제 컨텐츠로 시작한 게임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그래픽이 매우 화려했고,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무협 소재의 게임으로 아주 재밌게 했었...으나, TV의 유행어들을 NPC 대사로 고대로 박아넣어서 촌스러움을 떨칠 수 없기도 했었고, 정액요금제의 가격이 상당해서 결국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는 친구들 모두 리타이어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래도 나름 재밌었고, 핏빛 상어항의 포화란 캐릭터는 참 잘 만들어진 것 같은데, 지금은 어쩌다가 저렇게 게임이 망해버렸는지 참으로 아쉬울 뿐.


포화란 피규어 갖고싶다....

 

 

디아블로 3 (2012)

얼마나 지랄맞았으면 이런 짤도 나왔을까.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이 오래간만에 공개되면서 왕십리였나 어디에서 밤새도록 대기 후 구매한다느니, 연예인이 갖고싶다는 글을 쓰니 팬들이 조공을 바쳤네 하는 기사로 온통 들썩였을 때 였다.
원래 디아블로2를 좋아했다가, 공개된 디아블로3의 그래픽이 영 마음에 안들어서 안하려다 블소의 개같이 망함 후에 할 게임이 없어 구매 후 하게 되었다.

남들보다 대충 2주 정도 느리게 시작을 했었는데 리얼한 컷씬들과 디아블로 시리즈 특유의 파밍은 너무나도 재밌었다. 추후 만렙을 찍고나서부터는 본격 파밍에 들어갔었는데, 불합리한 엘리트 몬스터들의 스킬들과 내가 주로 플레이하던 악마사냥꾼의 너프로 인해 오래하지 않고 접었던 게임이기도 했다.
사실 디아블로2 처럼 적당히 어두침침하게 나왔으면 더없이 좋았으련만, 지나치게 밝은 톤으로 화사하게 나와버리니 이게 디아블로가 맞나? 하는 생각은 줄기차게 들긴 했었다. 뭐 시즌업데이트가 계속 진행되면서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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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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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본의 엘시노 소드 앞에서. 저 엘시노 소드가 참 갖고싶었는데.

 

마비노기는 내 게임 인생 중 가장 오래한 PC 온라인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고2때 TV에서 틀어준 CF를 시작으로 마비노기를 시작했으며, 한창 디씨인사이드를 많이 했었던지라 디씨 마갤에 상주하면서 군대가기 직전 까지, 그리고 군대를 다녀오고 사회인이 되어서까지 오래오래 즐긴 게임이다.
마비노기의 흥망성쇠를 다 알고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거짓이겠지만, 나름 찬란했던 시절과 암흑기로 넘어가던 시절까지 즐긴 편이니 이정도면 상당히 오래한거는 맞다.

 

이 넓은 대륙을 엘로드 들고 걸어다닌 적도 있다;

마비노기를 시작하고 가장 재미있었던 때는 아무래도 새로운 종족인 엘프와 자이언트가 나오기 직전까지였다.
누적레벨과 스킬레벨로 대표되는 초창기의 마비노기는 잦은 환생으로 어빌리티 포인트를 모으고, 스킬을 수련하여 어빌리티 포인트를 소모하여 스킬 레벨업을 이루는 방식으로 되어있으며 장비들을 직접 제작, 숙련도를 통한 개조, 인챈트로 대표되는 장비 시스템과 극초기에만 호황(?)이었던 아르바이트, 나름 체계적인 시나리오 등으로 내 입맛에 쏙 들었었다.

 

축포 한가방 꽉채우는것은 국롤

성당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축복의 포션을 구할 수 있었고 이 축포를 사용하게 되면 해당 장비의 내구도 소모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는데, 장비의 수리확률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100%가 아니다보니 축포는 게임 내 필수적인 아이템이나 다름없었다.
쪼렙때는 부캐의 부캐를 돌려가며 축포 노가다를 했었고, 이걸 팔아치우면서 돈을 벌기도 했었다.
디씨 마갤러들을 만나며 장비도 허접하게 맞추기를 시작했고, 군대를 다녀오고나서는 아예 친구가 되었고 이 친구들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안부인사를 묻는 관계가 되었다. 게임에서 친구를 실제로 사귀다니, 아주 놀라울 정도.

 

한창 열심히 할 때의 스킬

마비노기는 직업 이라는 개념이 없었으며 (추후에는 재능 뭐시기 업데이트를 통해 직업적인 개념이 정립되긴 했다) 근접 스킬 / 활 스킬 / 마법 스킬 등 어떤것을 우선시하여 스킬레벨을 올리느냐에 따라 직업으로서의 개념이 존재했다.
거기에 스텟을 보정해주는 스킬들로는 생활 스킬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방직 스킬과 제련 스킬은 진짜 토나올 정도로 난이도가 빡세고 노가다도 엄청났던 기억이 난다. 뭐, 요즘은 엄청 쉬워졌다지만.

 

친구들과 아본 던전을 돌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던전은 이멘마하의 룬다던전으로 몽환적인 BGM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극초기(이리아가 나오기 전)에는 그저 저승에 가서 빨간구슬 던전 노가다를 뛰는것이 최고라곤 했는데 그럴바에야 사람들 틈에 껴서 알비 상급 던전이나 마스 상급 심심하면 페카 던전에 꼽사리 껴서 가는 것이 그렇게나 재밌을수가 없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월정액권을 결제하며 게임을 즐겼지만, 용돈이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에는 일일 2시간 플레이를 수행한 후, 접속이 끊기기 직전에 던전에 쳐박아두고 아는 사람들과 수다떠는것이 그나마 유일한 낙이었다.
이 당시의 이 행동을 '나과장이 잡으러 온다'는 식으로 밈화 해서 이야기 했던 것도 있었다.

 

이 펫은 1살에 60레벨을 달성했다. 가히 최강의 펫.

이후 이리아가 업데이트 되면서 새로운 종족인 자이언트와 엘프가 새로 생겼고 별의별 스킬과 펫들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엘프는 활 스킬에 이점이 있는 종족이었고, 자이언트는 근접공격에 이점이 있는 종족이었다. 인간의 양손검은 자이언트에게 한손검으로 취급된다거나, 엘프는 걸음걸이가 빠르며 활 공격이 두 발씩 나간다거나 하는 소소한 차이점이 존재했다.

 

반신화

이 즈음부터는 본격적으로 마비노기 유저들에게서 돈을 빨아먹었던 때로, 어마어마하게 넓은 이리아 대륙을 그냥 다니기가 어려우니 날아다니는 펫이나 말 펫들이 엄청나게 출시되었다. 거기에 나중에는 공격력이 상당한 펫들 뿐만 아니라, 소환시 경직 공격을 주는 펫 까지 등장하여 이 펫이 없으면 파티에 안껴줄 정도의 밸런스파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이리아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마비노기의 시나리오는 산으로 가기 시작했고, 결국 나중에는 대체 뭔소릴 씨부리는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들이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브류나크가 어쨌고 반신이 어쨌고... 그래서 세익스피어는 왜 나온거더라? 아직도 그들의 관계는 이해할수가 없네.

초기의 G1~G3의 스토리는 각각의 연결고리와 반전 스토리가 숨어있는 등 치밀하고 탄탄한 스토리가 아주 좋았으나 후반부로 갈 수록 개연성도 떨어지고 설득력도 떨어지는 스토리들로 그냥 보상이나 구하려는 메인 스토리가 된 것이 참으로 아쉽다.

 

초기에는 빨구던전이 있었다면, 내가 접기 직전까지는 탈틴의 정찰하드가 있었다. 탈틴이라는 지역의 퀘스트(?) 중에, 정찰병 구출이라는 몬스터 리젠 퀘스트가 있었는데 여기 하드 난이도가 빠른 시간 내에 끝나고 보상도 상당히 좋은(우아한 건틀렛)편이었다. 허구언날 여기서 주구장창 수다떨며 놀기도 했던 아련한 추억이 있다.

 

그나마 이정도가 내가 가장 잘 꾸민거라거나..

나름 꾸미기가 메인 컨텐츠인만큼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들 사이에서 여캐 비율이 극도로 높은 편이었으나 나는 그러한 고만고만한 씹덕취향이 너무나도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대놓고 신기하게 생긴(?) 캐릭터들을 주로 만들었다. 또는 예쁜 반짝이 염색약들 보다는 어디서 아무도 쓰지 않는 염색약들을 잔뜩 모아다가 모든 파트에 발라서 나이트 사이키 조명과도 같은 모습으로 다닌다거나. 오히려 이러한 점이 내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게임을 접기 직전에는 온갖 추악한 업데이트가 많았는데, 대놓고 파티플을 유도하는 교역이라거나 돈벌어먹을 상술로 대표되는 각종 캐쉬템들이 그러했다.
특히 세공이라는 것이 나왔을 때에는 사회적인 이슈가 될 정도로 문제가 많고 게임 내에서의 밸런스도 상당히 문제였을듯. 이후 게임을 접어서 지인을 통해 마비노기의 근황을 엿듣고는 하는데, 내가 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 되어버려서 대체 누굴 위한 게임인가, 싶을정도이긴 하다.
그나마 이제는 그 구닥다리 플라나리아 엔진인가 플레이오네 엔진을 언리얼로 바꾼다고 하니, 이제는 좀 더 나은 게임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하다.

말은 이렇게 했어도 게임 인생 중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길드 정모도 몇 번이나 있었고, 지금도 연락하고 결혼식에 와줄 친구들을 만들었다거나 어디가서 술안주로 게임이야기를 하면 빠질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줬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저런 게임을 다시는 못하겠지 싶긴 하다. 이 즈음부터, 우리나라의 게임 대세는 MMORPG가 아니라 한두시간 안에 끝날만한 게임들 위주로 대세가 기울기도 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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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자잘하게 수리/교체를 한 부분이 참 많다. 그리고 지금껏 손도 못대다가, 이제서야 해결한 부분이 있다. 바로, 아파트 네트워크 단자함 부분이다.


초기 아파트 단자함 구성은 다음과 같다.



보다시피, 외부에서 들어온 광랜이 SKB 공유기를 거치고, 이 공유기에서 각각의 방과 거실로 분배를 해주는 설정으로 되어있다.

그러다보니 SKB 공유기가 존재하는 방에서 랜 케이블을 바로 뽑아쓰는 PC_1의 경우에는 SKB 공유기의 IP를 가져가고, 거실에 존재하는 ipTime 공유기에서 각각 랜 케이블과 무선랜을 받아쓰는 기기들은 ipTime의 공유기 IP를 가져가게 된다.


이로써 발생하는 문제점은 PC_1에서 ipTime 공유기에 물린 각 기기들에 접속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면, PC_1에 물린 프린터를 PC_2 에서 사용이 불가하다거나, PC_1에서 XBoxOne으로의 스트리밍 플레이가 불가하다거나. 세세하게 따져들어가면 스마트폰의 Wifi to PC 접속이라거나...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해결책으로는 가장 간단한 부분이 단자함에서 만져주는 방법인데 광랜을 ipTime 공유기의 WAN에 물리고, ipTime 공유기에서 단자함으로 케이블을 뺀 후, 각 방으로 연결해주는 방식이 가장 간편하다. 사실 내가 네트워크를 잘 모르기도 하고, 그냥 케이블 뺏다가 꽂는 방식이 가장 간편하게 느껴지니까.. 허나, 우리집의 경우에는 단자함에서 각 방으로의 설정이 불가했고 그래서 공유기 설정들을 건드리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다.


심플하게 생각해보자면, PC_1 에서 PC_2 로 연결이 안되는 건 도식화 된 이미지와 같이 "PC_1의 IP와 PC_2의 IP 대역이 다르다. 이 말은 곧 같은 네트워크 대역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같은 네트워크로 설정해주면 된다. 어떻게? ipTime 공유기의 설정을 허브모드로 변경해주면 된다.



1. ipTime 공유기에서 허브모드로 변경



ipTime의 관리자페이지에 접속 후, 고급설정 > 네트워크 관리 > 내부 네트워크 설정 항목에 진입한다.

보여지는 화면에서, 내부 IP 주소를 192.168.0.*** 으로 설정한다. *** 항목은 임의의 숫자로 설정하면 되나, 당연하게도 0~255 사이의 숫자를 입력하며 대부분 100번 혹은 200번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DHCP 서버 설정을 "중지"로 설정 후, 저장한다. 저장할 경우에는 공유기가 재시작하게 된다. DHCP란, 동적 호스트 설정 프로토콜(Dynamic Host Configuration Protocol)의 약자로 IP를 자동으로 할당해주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설정을 끄는 이유는 ipTime 공유기는 단순히 허브의 기능으로만 사용할 것이고 도식화에서 표현된 SKB 공유기와 같은 네트워크로 인식을 하기 위함이다. 즉, ipTime 공유기는 단말기들에게 분배해주기 위한 허브의 역할만을 하고, ipTime 공유기에 물린 모든 단말기는 SKB 공유기에게서 IP를 할당받는다는 이야기.



2. 공유기 연결 설정



다음으로는 공유기의 랜 케이블 설정을 진행한다.

위의 그림에서 보다시피, 공유기 1의 WAN 단자에는 외부 인터넷 회선을 연결하고, 공유기 1로 연결된 랜 케이블을 통해, 공유기 2의 1번 포트에 연결해준다. 즉, 도식화에서 보면 광랜 케이블을 SKB 공유기의 WAN 단자에, SKB 공유기에 연결된 랜 케이블을 통해 ipTime 공유기의 1번 포트에 연결해준다. "WAN 단자가 절대 아니다".


그렇게 되면 모두 설정이 끝난다. ipTime 공유기에서 연결된 PC_2의 IP 또한 SKB 공유기에서 할당받은 192.168.55번 대역이며, ipTime 공유기에서 연결된 XBoxOne의 IP 또한 192.168.55번 대역으로 할당받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서 PC_1에 연결된 프린터를 네트워크 프린터로 PC_2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진다. 이 방법을 알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삽질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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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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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 인증서. 마지막 전투에서 사진을 고르는데, 그 사진이 인증서에 사용된다.)


시작하기에 앞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내 게임인생 중 비중이 큰 게임은 아니었으나, 상당부분 많은 부분에 있어 영향을 끼친 게임 시리즈이다. 비중이 적은 이유는 대부분 PC 게임을 하는터라, 콘솔 게임들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이 큰 탓이기도 했거니와, 항상 사양이 평균 이하를 웃도는 경우가 많았기에 컨버전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원활히 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파이널 판타지 7를 시작으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즐기기 시작하였는데 초등학생 때 발매되었으나 컴퓨터 사양의 압박으로 중학생 때 겨우겨우 즐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한글화가 아닌 영문화 게임인지라 금방 실증을 느끼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즐긴 것은 약 10여년 전인 2006년 경. 파이널 판타지 7 어드벤트 칠드런 영화 이후 파이널 판타지 7 PC 버전을 플레이 하였다. 이후에는 안드로이드로 컨버전된 파이널 판타지 6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아주 오래된 구버전을 짬짬히 플레이 하는 경우가 태반. 그런 의미에서 파이널 판타지 15가 내게 주는 의미는 많은 부분에서 각별했다. 현세대로 즐기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라는 점에서 말이다.


리드 플랫폼이 PS4로 개발되어졌으며, 메타크리틱 점수는 81점, 2016년 GOTY 수상이 9개로, 최종 6위에 해당한다. 뭐 그래봤자 할 사람은 하는거고 아닌 사람은 아닌거지만.


RPG 게임은 오래전부터 즐겨왔으며 대부분의 RPG 게임들이 JRPG에 해당한다. 파판 시리즈라거나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 이스 시리즈와 영웅전설 시리즈. 국산 게임들 중에서는 손노리의 게임들이 대부분이었다.(사족으로, 아쉽게도 창세기전 시리즈는 해보질 못했다) 2005년 즈음부터는 MMORPG들의 약진으로 대부분 온라인 게임을 주로 하였고 그 후부터는 콘솔을 구입, 헤일로 시리즈 등으로 FPS 류의 게임들을 즐겨 하였다. RPG 게임이 많지 않은 XBOX 타이틀들 특성상, 파이널 판타지 15는 내게 아주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게임이었다. 그런 게임을 예약을 하지 않고 기다린 것은 아무래도 루리웹에서부터 비롯된 이른바 "똥껨" 이라는 혹평 덕분이었다. 언젠가는 플레이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만한 정도로만 눈팅을 했고 반값 덤핑이 되면 구매 후 플레이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리고 지난 5월 황금 연휴 시즌에 플레이를 시작하였고 결국 엔딩까지 봐버렸다.(?)



파이널 판타지 15, 오픈월드... 일까?


(맵은 참 넓긴 넓은데 할 것이 없네)


주인공 녹티스(이하 왕자님)는 친구들(이하 하수인. 글라디오스, 프롬프토, 이그니스.)과 함께 루나프레나(이하 공주님)와의 결혼식을 위해 왕궁을 떠난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가 된다. 

오픈월드로 진행되는 파판 15는 사실 말이 좋아 오픈월드이지 흔히 우리가 접하는 오픈월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맵의 크기는 상당한데 주 탈것 중 하나인 자동차 "레갈리아"는 속도도 무진장 느린데다가 도로가 아닌 지형은 이동할 수가 없다. 거기에 "시해" 라고 불리는 강력한 몬스터가 밤에 나타나기에 밤에 운전할 수 없다. 아, 물론 가능은 하다. 다만 자동운전이 아니라 수동운전이고 언제 어디서 갑자기 몬스터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빼면 말이다. 극중 중반부 이후에는 야간 자동운전도 가능하다만 이는 시해를 처치할만한 수준이 되고나서의 이야기.


(남자들의 우정 넘치는 여행을 컨셉잡은 것 같은데 글쎄다...)


그리고 RPG 하면 새로운 마을에 들러 NPC들의 대사도 듣고 항아리를 깨부수며(?) 숨겨진 아이템도 찾는 재미가 쏠쏠한 구시대의 RPG와는 다르게 파판 15에서는 마을 이라는 개념이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 마을 보다는 잠깐 들르는 베이스캠프와도 같은 느낌. 숨겨진 아이템은 대부분 길바닥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며 시민들이 서로 주절대는 말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라디오를 틀고 뉴스를 듣는다거나 하는 그런것들 말이다. 그런데 이게 참 핵심이더라.


거점의 식당에서는 몬스터 퇴치 관련 퀘스트를 전달해준다. 일부 중요 NPC 들도 서브 퀘스트를 마구 던져주는데 이게 참 빡세다. 그러니까 빡세다는 것이 너무나도 지루한 퀘스트들. "이거좀 구해다줘", "저것좀 전달해줘", "그것좀 퇴치해줘" 가 전부라는거다. 10년전 MMORPG 에서나 볼 수 있었던 메인 시나리오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들. 거기에 야간 자동이동도 안되는 쪼렙이다? 닥치고 해가 뜰 때 까지 잠을 자거나 기다려야 한다. 갑갑한 로딩을 겪어내고 잠을 자고나면, 해당 목적지까지 또다시 기다린다. 전달해주고 퀘스트 완료하기 위해 또다시 기다린다. 후반부가 되고나서는 이러한 배달임무류의 퀘스트는 그냥 스킵하게 된다. 애초에 메인 시나리오와는 전혀 관계도 없으니까.

퇴치 퀘스트는 그나마 양반인 것이, 캐릭터 육성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파판 15 전투시스템 특성상,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쉽기에 해당 시스템에 익숙해지기 위해 몬스터와의 전투를 즐겨했다. 전투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조금 후에 다시 이야기하는 걸로.


(그나마 초코보가 있어서 다행이지...)


여튼, 오픈월드답게 맵은 참 넓은데 이동하는 수단은 "자동차"와 "초코보"가 전부다. 초코보도 바로 이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 초반부 퀘스트를 수행한 직후라는 것이 살짝 걸리지만. 야간 자동이동이 불가능한 경우나 자동차가 지나다닐 수 없는 구간에서는 초코보로 이동하면서 퀘스트를 하면 된다. 뛰어다니기에는 상당히 먼 거리. 그나마 초코보도 없었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맵에는 전반적으로 채취가능한 식료품과 캠핑 위치, 엘리멘탈 3종류(화/전/냉). 몬스터가 전부다. 길바닥을 지나다니다가 구할 수 있는 일부 너저분한 아이템들 말고는 이것이 전부다. 그 몬스터조차 낮에는 동물성(?)이 대부분이고, 밤은 되어야 이름에 걸맞는 "판타지" 스러운 몬스터가 나타난다. 그래, 이것이 전부다. 뭐빠지게 맵을 돌아다녀봤자 얻는것이라고는 경험치와 너저분한 아이템들. 참고로, 식당에서는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맵에 채취가능한 식료품과 캠핑 위치(엘리멘탈 3종류 포함)를 알려주는데 미리 이 위치를 알고 있어도 지도에는 갱신이 되지 않는다. 대체 왜...? 스럽지만 일단 넘어가자. 이정도로 까일 게임은 아니다.


낮에는 동물과 싸우고 이동하고 퀘스트를 수행하고. 밤에는 잠을 자고. 초보에서는 이래야 한다. 노가다를 좀 뛰고나서 레벨이 높아지고나서부터 "시해"와 한판 붙거나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 또한 부질없더라.



이후부터는 스포일러로 가득차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15, 스토리는...?

"아무리 똥껨 망껨 파이널 판타지 15라고 해도, 그래도 좋아하던 RPG 장르이니 열심히 해야징" 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던 파이널 판타지가 내 기준에서 "똥껨 망껨"이 된 건 플레이 타임으로 약 12시간 정도 걸린 후. 마을 구석구석을 뒤져가며 숨겨진 아이템 마지막 하나까지 구해보려 노력하고 길가던 NPC 이야기도 다 들어보고 라디오도 다 들어보고. 적당히 노가다 뛰고 대략 30레벨정도 달성한 후에는 메인 시나리오를 즐기기 시작했다. 레벨 30이 마지노선이었던 이유는 특별한 이유보다도 서브 퀘스트를 수행할 가치를 못느꼈기 때문이다. 애초에 시작하자마자 왕궁을 떠나야 하는 이유도 잘 몰랐지만, 이거야 하다보면 알게되겠지 싶어 진행했다. 문제는 목적지로 가려는 도중, 왕궁이 함락되었다는 전화를 받은 이후다. 루시스 왕국이 함락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왕자님, 그것도 호텔에서 자고 난 다음날의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된 것도 일단 이해가 가지 않는데다가 "뭐? 왕궁이?" 부들부들 하는 컷씬이 지나간 이후의 반응이다. "그래, 일단 알았으니 사진찍고 캠핑하자" 라는 느낌. 아니 지금 당장 아빠가 죽고 나라가 망했는데?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돈다. 프롬프토의 사진찍자 라거나 쵸코보 타고싶엉~ 과 같은 반응, 그리고 웃으면서 사진을 찍는 왕자님과 하수인들은 진짜 한대 때리고 싶을 정도.


(야임마 지금 니 친구 아빠 죽었다고 눈치없는 놈아)


왕자님의 나라, 루시스 왕국을 침범한 니플하임 제국은 "마도병"이라는 생체병기를 선두에 내세워 전투를 벌이는데 초반에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하지 않고 레벨업을 한 덕분인지 칼질 몇방에 날아간다. 아 참고로 게임은 "이지", "노멀"의 두 난이도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난 노멀로 플레이를 하였다.


(진짜 판타지스러운 복장의 왕가슴 용병누나는 이후 한두번 더 보이고 끝 -_-;)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나타나는 흑막(?)과 너무나도 쿨한 적의 준장(알고보니 용병). 이들을 대하는 왕자님과 그의 하수인들의 반응. 아주 자연스레 같이 호흡을 맞춰 적을 썰어버리는가 하면 왕자님과 하수인들의 대사 하나하나에 마치 "심쿵"했다는 듯의 표현은 이새끼들이 정말 적군이 맞나.. 싶을 정도의 모습. 거기에 친구와도 다름이 없는 사람을 죽인 웬수를 직접 포박까지 해놓고서 놓치고(??), 그리고나서 한다는 말이 "어쩔수 없지 뭐" 라는건, 내가 지금 읽은 이 자막이 오역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황당함을 가져다준다. 팬텀소드라는 개사기급 무기를 구해야 한다는 설명도 "진정한 왕이 되기 위해서" 라는 말 정도로 축약된다. 이 팬텀소드를 구하는 것이 메인 시나리오의 뼈대일까 싶었지만 그 또한 아니다. 그냥 길가다가 던전으로 추정되는 어딘가를 끝까지 헤메다보면 구하게 된다. 물론 13개의 팬텀소드들 중에서 일부는 메인 시나리오에서 구하기는 한다.


(이 세상은 일국의 총리도, 왕자도 서로 반말하고 팔짱껴도 되는 예의인가보다)


정신차리다보면 여섯신 중 첫번째 신과 싸우게 된다. 일단 쟤가 때리니 나도 때리고는 하는데.. 이 신들에 대한 이야기의 설명도 매우 빈약하다. 두번째 신과 싸우고 그의 힘을 얻고난 이후, 공주님과 결혼하기 위해 간 곳에서 세번째 신과 싸우게 되는데 이 때 신들의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듣게 된다. 팬텀소드와 크리스탈, 그리고 신의 가호가 있어야 진짜왕이 됩니다. 뭐 이런 뉘앙스. 문제는 이 세번째 신놈이 간지는 죽여주게 나지만 싸움은 형편이 없다는 것 정도. 대강 싸우다보면 공주님의 버프로 인해 뭘 눌러도 이기는 그러한 배틀물이 되어버린다는거다. 그리고 남는건? 컷씬으로만 존재했던 공주님의 죽음 뿐. 뭐? 그래 죽음 뿐. 그냥 칼침 한대 맞고 죽는다. 루나프레나가 갖고있는 삼지창이 왜 팬텀소드인지(???)에 대한 건 아이템 설명으로만 존재하고 그렇게 죽는다. 파이널 판타지 전 시리즈를 다 해본 것은 아니지만, 감히 장담컨대 히로인 비중 최하위에 아마 루나프레아 공주님이 기록되어있을거다. 아니 어쩌면 아이리스가 히로인일지도 -_-;


(이 비운의 히로인은 무엇을 위해 모델링 되었는가)


그렇게 세번째 신의 힘도 얻고 팬텀소드를 구하러 가는 기차에서는 대부분의 챕터가 진행되는데, 이 챕터를 진행하는데 한시간 정도? 걸린 듯 하다. 이 한시간만에 세 챕터 정도가 흘러간다. 팬텀소드를 구하고나서 제국이 기차를 습격하는데, 이 때 하수인 3(프롬프토)은 갑자기 사라지고... 뭐 그냥 총체적 난국이다. 이 하수인들의 사정 또한 심히 골룸한데, 하수인 1(글라디오스)은 여행 도중 "나 어디좀 다녀올게" 하더니 사라지고, 갑작스레 나타나더니 "나 다녀왔어", "응 잘 다녀왔냐" 정도가 끝이다. 거기에 하수인 2(이그니스)는 세번째 신의 힘을 구하는 도중에 시력을 잃는데 왜 잃었는지에 대해서는 "싸우다보니" 정도로 축약이 된다. 그리고 하수인 3(프롬프토)은.. 그래 뭐 나쁜놈들이 꾸민 짓이니까 이건 넘어갈 수 있겠다.


대망의 챕터 13에서는 엄청나게 방대한 던전을 자랑하다만 그것이 대부분 일자형 구조로 되어있다는 것이 충격. 나름의 퀴즈랍시고 구성해놓은 꼴이 또한 같잖다. 이 챕터에서는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다니게 되는데, 이 부분이 호불호가 참 심하다. 많은 사람들이 "동료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는데 내 기준에서는 몸빵해줄 놈이 없어 다 쳐맞으니까 하는 말 정도로밖에 느껴지지가 않는다. 거기에, 그나마 널부러진 아이템을 다 주워먹고 다니려는 내 습관이 살린건지 "시해"가 존재하는 이유가 챕터 후반부에 등장한다. 이벤트가 아니라, 책상에 널부러진 서류 1 정도로 취급이 되어서 말이다.


이쯤되니 나오는 말이 "아 씨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수준. 이후부터는 숱한 싸움질과 함께 챕터가 끝나는데 그 챕터가 끝나면 마지막 챕터가 시작된다.


10년만에 잠에서 깨어난건지 노닥거린건지 하는 왕자놈은 일단 냅다 달린다. 달리면서 약간의 전투가 일어나는데 도망치던 뭘하던 된다. 그리고나서 발생하는 이벤트. 10년만에 만난 하수인들과의 재회씬에서는 "오랜만이다" 가 전부. 아이템을 좀 보충하고나서 상점을 둘러보면 이게 웬걸, 하수인들은 10년만에 상점표 최강의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루시스 왕궁으로 진입하고나서 벌어지는 전투씬은 그래도 파이널 판타지 15의 최고 명장면에 손꼽힌다. 이프리트와의 싸움은 진짜 간지가 폭발하다시피 할 정도로 멋지며 흥미진진하다. 다만, 이 즈음에서의 내 레벨(노멀 50레벨)이 상당히 높은건지 난이도가 높지는 않다. 그리고 최후의 전투를 벌이고나면 게임이 끝난다. 이 최후의 전투? 별거 없이 좀 싸우다보면 봉인해제된 주인공이 발라버린다. 버튼 연타하면 끝나는 최종보스 지못미.



파이널 판타지 15, 시스템은?

여러 장르의 게임들을 해보면서 느낀 이 게임의 시스템은 참 신기하다. 전투는 재미있는데 너무나도 쉽고, 쉬운데 짜증이 난다. 재미가 있으면서도 화가난다. 복잡미묘하다. 전투는 가드와 공격, 회피 정도로 요약이 가능하다.

나의 경우에는 가드를 많이 쓰지 않았다. 후반부가 되어서 가드 관련 어빌리티를 찍지 않는 이상에야.. 성공적 가드 이후에 연계가 되는 패리는 악몽의 다크소울 시리즈가 떠오르는데 이 또한 짜증이 나는것이 다크소울 시리즈는 그나마 1:1 상황이 많기에 적의 모션에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그런데 파이널 판타지 15는 그런 상황이 많이 없다. 성공적 가드를 한다 치더라도 다른 몬스터가 옆치기를 해서 쳐맞고 뒹구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것. 


그러다보니 회피로 일컬어지는 쉬프트 기술을 쓰게 되는데, 쉬프트는 순간 무적이 되면서 일정 거리를 순간이동 하는 기술이다. 몇대 때리고 가드를 한 다음에 쉬프트로 도망치고, 쉬프트 브레이크로 순간이동 해서 공격을 한 다음에 또 도망치고. 이 패턴의 반복이다.

기억에 남는 전투라면 필드에 존재하는 초대형 몬스터와 이프리트의 전투 정도. 초대형 몬스터의 레벨이 무지막지해서 도전할 가치가 있는 편이었는데, 방해가 되는 하수인들이 다 죽고나서 몬스터 패턴을 파악하고 가드/반격을 하는 식으로 즐길 수 있다.


(아니야... 경험치 마법 쓰고 호텔가서 자는게 레벨업에 딱이야...)


그런데 전투 시스템이 재미있느냐 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투는 재미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그런 부분 중 하나가 소비형 아이템을 사용하는 순간은 순간무적 이라거나, 소비형 아이템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로 작용한다. 과거 턴제 RPG 에서는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스킬을 사용하는데 있어 턴을 소비하기에 나름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했으나, 리얼타임 특성상 소비형 아이템을 무한으로 쓸 수 있다시피 한다. 물론, 소비형 아이템의 소지갯수는 99개인데 99개면 앵간한 전투 한번으로는 다 쓰기가 어렵다. 


스킬 시스템은 여타 시스템과 좀 차별화된듯 보이나, 그렇지만은 않은게 어빌리티 포인트를 모아서 자기가 찍고 싶은 스킬을 찍는 것이 전부다. 스킬 초기화나 뭐 그런건 없으니 주의해서 찍어야 한다. 아 그리고 하나 더. 50레벨즈음에 엔딩을 보았는데 스킬 전부 찍는건 불가능하다. 아니 불가능하다는건 있을 수 없으니까... 플레이타임 200시간 넘기고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왕자놈의 주요 스킬트리를 찍고나면 좀 쓸만하다. 참신한 듯 보이나, 스킬트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생각하면 크게 참신한 것만은 아니다. 단지 레벨의 제약이 없다는 것 뿐. 스킬이라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특수한 공격의 무지막지한 데미지, 그리고 쿨타임" 으로 생각하던 것과는 많이 다른데 전투를 직/간접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 전부다. 가령, 공중공격을 무한으로 한다거나.. 굳 타이밍 회피의 경우 HP 회복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수인들의 스킬은 조금 다른의미인데, 게이지를 소비하여 우리가 아는 말 그대로의 "스킬"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스킬을 하나씩만 장비할 수 있다는 것이 한계.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마법 시스템이었다. 캠프 주변에서 채취가 가능한 3원소는 조합하여 마법으로 정제를 할 수 있는데, 정제를 하는 과정에 아이템을 집어넣으면 특수한 마법이 되는 식이다. 예시로, 해독포션을 넣으면 독 공격을 하는 마법이 된다거나 돈을 넣으면 경험치 뻥튀기 마법이 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여기에 마법이 몬스터에게 사용되는 것이 아닌, 몬스터가 있던 자리에 시전이 되는 것이기에 근처의 하수인들이나 왕자놈이 쳐맞고 소리를 내지른다거나 썻더니 몬스터가 도망갔어요, 하는건 비일비재하다. 마법은 그냥 레벨업 용도로 쓰는 것이 전부였을 정도. 거기에 한 번 합성해봤자 3 개가 만들어지는데다가 한 번 착용 가능한 마법도 한종류, 즉 세 개를 한 전투에 쓰는 것이 전부다.


레벨 시스템은 그냥 최악을 달리하는데, 레벨이 왜 존재하는지가 의구심이 든다. 아이템에 레벨 혹은 스텟제한이 걸린 것도 아니고, 던전 입장 제한이 걸려있지도 않다. 그저 레벨이 무지막지하게 높은 몬스터에게 딜이 박히느냐, 안박히느냐의 차이와 내 HP/MP가 늘어나냐 안늘어나냐의 차이 정도. 이게 좀 많이 심각한 것이, 10레벨 대에서는 30레벨의 시해를 잡기가 무진장 빡신데 30레벨 시해는 왕자놈과 그의 하수인들을 딸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심각하다. 그래놓고 20레벨대 몬스터는 50레벨대의 왕자놈을 다굴치면 금방 딸피로 만들어버린다.... 아니 시발 레벨업을 왜한건데 내가.


그리고 아이템 또한 할 말이 많다. 디버프에 걸리면 디버프 관련 약물을 챙겨먹어야지, 하고 샀던 디버프 물약 세트들은 엔딩 볼 때 까지 한번도 쓰지 않았으며, 왕자놈은 팬텀소드와 물약을, 하수인들은 그냥 줍는대로 챙겨주면 되는것이 전부다. 여타 RPG 와는 사뭇 다르게 장비빨이 크게 존재하지 않으며, 마을에 들르면 제일먼저 무기 상점과 방어구 상점에 가서 뭐가 있나 볼 필요가 없다. 그냥 공기처럼 취급해도 좋다. 그냥, 물약만 99개 사두면 된다. 아 그리고 엘릭서도.


몬스터들마다 약점 부위, 약점 속성, 약점 무기가 존재한다. 그런데 몬스터 도감과 같은 항목이 없고 이를 알아볼 수 있는건 스킬들에 의존해야한다는 것이 문제다. 문제는, 약점 속성이나 약점 무기를 파악한다고 쳐도 전투중에는 해당 속성의 마법이나 무기로 변경이 안된다는것이다. 여차 해서 약점 무기가 아닐 경우에는? 하수인들의 엄청난 꾸지람이 동반된다. 다 죽어가는 마당에 다른 무기 소환하라고 발악을 하는걸 보면 화가 날 정도.


그래서 파이널 판타지 15는...?

애초에 오픈월드 게임으로 나와서는 안될 게임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고, 오픈월드로 나올 것이었다면 차라리 엔딩 이후로 냈으면 어땠을까 싶다. 넓디넓은 맵에는 기린이나 코뿔소, 하이에나같은것들이 조금씩 있고 당근이나 콩 같은것이 전부다. 이걸 위해서 오픈월드를 돌아다니냐 싶으면 절대로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스토리는 평균은 한다. 그냥 스토리텔링이 ... 최악을 달리는 것이라 믿고 싶다. 아주 많은 부분이 대사 한줄로 땡처리 되거나 널부러진 아이템 1 취급을 받아서 문제이지, 스토리는 왕가 이야기 그대로이다. 멸망한 왕국을 구하는 왕자. 그리고 그의 하수인들. 어디서 많이 보거나 들은 이야기들. 단지 문제가 너무나도 산개해있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그런거지.


영원한 파판의 악역, 세피로스에게 클라우드가 이 말을 했더랬지. "추억속에서 그대로 있어줘" 라고. 어쩌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내 추억속에 그대로 있어야 할 게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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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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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 PSP-2000번대 모델)


비디오 게임. 그러니까, 비디오 카세트를 넣고 플레이를 하는 게임이라기보다는 가상환경에서의 게임을 총칭한다. 넓은 범주에서는 PC나 콘솔 게임도 비디오 게임의 일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을 간략히 정의하는 이유는, 소니의 Play Station2(이하 플스2)가 알고보면 무려 '6세대'의 비디오 게임기였다는 것. 오래전의 닌텐도 패미컴 등이 3세대에 속한다.

소니의 플스2가 말 그대로 대박을 내게 된다. 오죽하면 80년대에는 패미컴이 존재했다면, 2000년대에는 플스2가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무려 1억 5천만대나 팔렸다고 하니까 어마어마한 판매량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이 즈음에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비디오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XBOX를 출시하였으나, 당연히도 플스2의 판매량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단지, XBOX라는 새로운 플랫폼의 출시에 의의를 두면 될 듯.(물론 이로 인하여 헤일로라는 거대 프랜차이즈가 탄생하였다는 건 의외의 사실)

여튼, 휴대용 게임기의 시장은 닌텐도의 NDS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헤비덕후'를 위한 휴대용 게임기를 만들자는 취지 하에 소니에서 개발되어졌다. 약 1년 9개월 정도의 개발기간을 가지고, 2004년. Play Station Portable(이하 PSP)이라는 이름으로 출시가 되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상대적으로 낮은 스펙을 가지고 있던 NDS에 비해 우월한 스펙을 가지고 있었으며 따라서 화려한 그래픽과 멀티미디어 기기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당시 고3이었던 나는 이러한 장점을 내세워 EBS 인터넷 강의를 보겠다는 명목 하에 꼬불쳐둔 세뱃돈으로 인강 감상의 대세였던 PMP를 멀리하고 PSP를 사게 된다.



1. 사골무쌍이라 불리던, 진삼국무쌍 (2005년~2006년)


(이미지 설명 : 진 삼국무쌍 패키지 이미지)


플스2의 진삼국무쌍3를 컨버전하여 PSP에 출시가 되었다. 플스2와 같은 콘솔 게임기가 없었던 나에게는 매우 신선한 게임이었고, 게임잡지나 인터넷에서는 진삼국무쌍의 각종 리뷰들과 칭찬들이 그득했기에 구매하였다. 2005년 8월 즈음, 대학교 수시면접을 보러가는 도중에 용산에 들러 해당 타이틀을 구입하고 면접 전날 모텔방에서 혼자 미친듯이 플레이를 했던 게임. 처음에는 참 재미있게 플레이를 하였으나, 단조로운 진행방식과 쉬운 난이도에 금방 흥미를 잃고 말게 된다. 이후에는 이 타이틀을 봉인.



(이미지 설명 : 진삼국무쌍 플레이 화면)


차후에는 진삼국무쌍 5, 6가 차례로 컨버전 되었으나, 동생에게 빌려준 PSP의 분실로 인해 해볼 기회가 없게 된다.



2. 내가 잘 하던 리듬게임, Dj Max Portable (2005년~2008년)


(이미지 설명 : Dj Max Portable 패키지 이미지)


우리나라에서 리듬게임이라는 장르는 나름 오래된 편이다. 오락실의 펌프잇업(Pump It Up!)은 놀랍게도 우리나라 게임(99년 출시)이며, EZ2DJ 또한 우리나라 게임(99년 출시)이다. 물론, 펌프잇업은 코나미의 댄스 댄스 레볼루션(DDR)을 카피해낸 게임이고 EZ2DJ 또한 코나미의 비트매니아를 카피해낸 게임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오리지널의 색채를 띄긴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PC 리듬게임으로는 오투잼(2002년 출시)을 시작하여 캔뮤직(2003년 출시), DJ Max 온라인(2005년), 오디션(2005년 출시), 알투비트(2005년 출시), EZ2ON(2013년 출시)가 출시되기에 이르른다. 리듬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거의 모든 게임을 다 해보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



(이미지 설명 : 오투잼 플레이 화면 ; 아 저 엿같은 캐릭터들;)


오투잼을 약 2003년 부터 즐기기 시작했는데 순전히 '서태지'의 7집 곡들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난 서태지 빠돌이이다.) 그걸 계기로 리듬게임에 입문을 하게 되고, 의외로 재밌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몰두하게 된다. 몇라인 난이도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오래된 게임. 이후에 Dj Max 온라인 시리즈를 하면서 오투잼은 그냥 묻히고 말았다. 사실 인터페이스가 워낙 촌티나기도 하고.



(이미지 설명 : Dj Max 온라인, 대전모드)


Dj Max 온라인은 2005년에 플레이 하기 시작했다. Dj Max 시리즈는 EZ2DJ의 개발진들이 EZ2DJ 온라인화를 꾀하며 만든 새로운 게임이라고 간단요약할 수 있겠다. 오투잼이나 캔뮤직 그리고 뒤늦게 출시된 오디션, 알투비트와도 확연이 다른 시스템으로 마니아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당시 어설픈 3D 아바타나 연주모션이 없었으며, 나름 간지나는 뮤직비디오와 오리지널곡들이 수록되었었다. 특히 나같은 입장에서는 그 엿같은 아바타가 엿같은 모션으로 드럼을 두드리는게 없어서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이미지 설명 : DMP1 한정판 구성품)


Dj Max 온라인에 수록된 곡들을 토대로 PSP에 이식되어져 나온 게임이 바로 Dj Max Portable(이하 DMP)이다. DMP 자체 오리지널곡은 몇 곡 없었고 한정판 출시 당시에도 큰 주목 없이 그런대로 팔리나 했었으나, 본격적으로 PSP에서 할만한 게임이라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우후죽순 팔리기 시작했다. 거의 PSP의 필구게임이라고 불릴 정도. 운좋게 한정판을 구하고 PSP로 DMP를 즐기는데, 온라인에서 미친듯이 해서 그런지 크게 어려운 난이도는 없었다. 한창 할 때에는 17단계까지 올콤보로 무난히 깰 정도. 학교에서나 자취방에서나 자주 즐겨했던 게임 중 하나이다.



 

 (이미지 설명 : DMP2 한정판 구성품)


이후에 2007년에는 Dj Max Portable2가 나오게 된다. 가장 많이 팔린 국산 게임 되시겠다. 누적 집계 약 9만장.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모든면에서 발전한 DMP2라고도 하고, 그 어떤 차기작도 DMP2의 아성을 넘볼 수는 없었다. FEVER 시스템이 처음으로 도입되었고, 최적화를 통해 고화질 뮤직비디오도 끊임없이 재생되었다. 거기에, 전작 수록곡은 약 60여곡 가운데서 6곡 정도로, 오리지널곡이 대폭 수록되었을정도로 아예 새로운 앨범이 되었다고 보아도 무방. 뮤직비디오만 따로 재생해보고싶은 사람들을 위해 뮤직비디오 감상모드도 존재하며, PSP의 내장 리모컨을 통한 MP3 재생기능도 들어가게 된다. UMD 교체 시스템을 도입하여서 전작인 DMP의 UMD를 끼워도 새로워진 DMP2 플레이 모드로 즐길 수 있는 기능 등, 사용자 편의와 전작에 대한 예우가 끝내줬다. 단지 그나마 까이는 점이라면, 상술 때문이었는지 내용 구성물이 완전히 다른 한정판 두 종류를 내놓았다는 점. 


그리고 그 이후에 나온 각종 차기작들.... 그래 있었다고 한다.(하지만 한정판은 지금 봐도 탐날 정도로 퀄리티가 좋았었지)



3. 알고보니 이것도 리듬게임, 파타퐁 (2008년)



(이미지 설명 : 파타퐁 시리즈 패키지 이미지 ; 이런 귀여운 눈깔괴물들)


군대에 들어간 건 07년 3월. 그사이 많은 게임들이 출시했다. 위에서 말한 DMP2도 휴가를 나와서 PC방에서 한정판 예약에 성공한 케이스니까. 그리고 08년. 파타퐁이라는 게임이 출시한다. 이 게임은 내가 다니던 커뮤니티에서 꽤 유명했고, 한글화 발매인데다가 캐릭터들이 상당히 귀엽기에 일단 사고보자, 라는 마인드가 강했다. 그리고 휴가를 다녀와서 게임을 했는데... 오 신이시여, 엄청 귀여운 캐릭터는 둘째치고 알고보니 리듬게임이었던거다. 게임 플레이 스크린샷만 보았을 땐 대체 북소리로 어떻게 리듬을 맞춰 공격하고 방어하며, 회복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는데 직접 플레이를 해보니까 확 체험이 되더라. 그리고 상병휴가 내내 게임을 하고 엔딩보고 놀았다.



(이미지 설명 : 파타퐁2 전투장면)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이러하다. 

플레이어는 파타퐁족의 '신'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멸망직전인 파타퐁족이 우연히 신님의 깃발을 얻고, 신의 계시(플레이어의 플레이)에 따라 '그것'을 찾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다. PSP의 각 버튼마다 북소리가 다르고, 이 버튼들로 북을 연주하여 공격과 방어, 회복, 특수주문 등을 쓰는게 키 포인트. 애드립연주를 제외할 때에는 무조건 4/4 박자로 유지되는게 특성이고, 화면의 테두리가 흰색으로 스프라이팅이 되기에 박자 맞추기는 약간 수월한 편.. 이긴 하지만 북소리와 퐁들의 구호를 들으며 박자를 치는게 더 중요하다. 일정 횟수 이상의 완벽한 북을 치게 되면 FEVER 모드가 발동되며, 평상시보다 더 강한 공격을 할 수 있다.



(이미지 설명 : 파타퐁2의 진화트리)


단순히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퐁(파타퐁은 종족의 이름이고, 종족을 구성하는 개개인은 퐁이라 부른다)들은 진화를 할 수 있다. 진화를 함으로 인해 더욱 다양한 부대를 구성할 수가 있다. 방패퐁은 거대퐁으로, 활퐁은 메가퐁으로 진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원거리 공격에 제약을 받는 등, 나름 전략적인 요소가 잘 배치되어있다. 전투가 끝나면 마을로 복귀하게 되는데, 이 마을에서는 전투에서 죽은 퐁의 캡(투구 같은 장식물)을 땅에 묻어 되살리거나 미니게임등을 통해 진화에 필요한 각종 재료들을 구할 수가 있다. 이런 세세한 요소들이 모여 파고들만한 나름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크게 지루한 편은 아니다.



(동영상 설명 : 파타퐁 Trailer)


2009년에는 파타퐁2 ~ 동차카가 발매된다. 파타퐁의 인기가 상당해서 그런지, 서양에서도 제법 높은 판매율을 올린 모양. 기본적인 시스템은 전작과 같으며, 히어로퐁의 개념이 등장한다. 히어로퐁은 신(플레이어)이 빙의한 퐁이라는 설정이며, 특수한 공격을 사용 가능하다. 더욱 많은 진화요소가 등장한다.



(동영상 설명 : 파타퐁3 도쿄게임쇼 Trailer)


2010년(일본/북미 발매, 한국은 2011년)에는 파타퐁3가 발매된다. 전작은 리듬요소를 가미한 전략게임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 파타퐁3에서는 모든 개념이 다 바뀌고 리듬 요소를 가미한 액션 RPG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듯. 세계가 멸망하고 히어로퐁(전작에서는 퐁에 신이 빙의했지만, 여기에서는 신이 직접 강림했다는 설정)과 활퐁, 방패퐁, 창퐁만이 살아남아 악마의 저주를 깬다는 내용. 난이도가 전작들에 비해 상당히 올라갔으며 퍼즐 요소도 대폭 추가가 된 것이 특징. 전작들의 아기자기한 맛은 없어지고 음울한 분위기만이 연출된다.



4. 데굴데굴 쫀득쫀득, 아바마마 오셨다, 어서 굴려라 괴혼 (2006년)


(이미지 설명 : 본작에서는 이정도 크기도 굴리는데..)


특유의 (정신나간)BGM과 (정신나간)캐릭터, (정신나간)배경, (정신나간)게임요소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정신나간)게임 시리즈가 있었다. 그리고 역대 초월번역급 최상위권에 당당히 랭크가 되어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신나간)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남코의 '괴혼'시리즈가 되겠다. 본디 괴혼 시리즈는 플스 시리즈에서 주로 발매 되었으나, 이후에는 XBOX 360등 멀티플랫폼을 지원하기도. 참고로 장르는 무려 '로맨틱 접착 액션' 이다. (정신나갔네)



(이미지 설명 : 왼쪽부터 어마마마, 아바마마, 왕자님. 아니 그니까 제정신이 아니라고)


시나리오는 괴혼 특유의 (정신나간)시나리오와 비슷하게 정신나간 부분이 많다. 지금까지 아바마마가 재채기를 해서 별들을 부셔버렸으니 별을 만들어야한다는 둥, 별별 시나리오가 많았고 이번 작품에서는 '바캉스에 가서 헤엄치다가 그만 동물친구들이 사는 섬을 모두 뭉개버렸으니 쓸모없는 것들을 뭉쳐서 친구들이 살만한 섬을 만들어주라'는 것이 주요 골자.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신나간)물건들을 붙이고 그것에 각종 (정신나간)해석과 (정신나간)점수를 매겨 동물 친구들에게 선물한다. -_-;



(이미지 설명 : 그러니까 이게 전체이용가라구요?)



(동영상 설명 : 나나나송으로 유명한.. Katamary damacy Main OST ; 본격 아스트랄...)


PSP 에서 나름 괜찮은 조작감을 선보여주었으며 붙인 물건들의 (정신나간)이름과 짤막한 (정신나간)해석에 대한 콜렉션을 자극하기에 다시 플레이할만한 요소가 충분히 들어있다는 것이 장점. 엔딩을 보는것보다 이런 물건을 붙이는 것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 옳을듯..

이후, 한국에서 괴혼 온라인 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오픈베타를 시작하였고 CF 모델로 (정신나간) 노홍철을 붙였으나, 비슷한 게임 구성에 마니악한 플레이 덕인지 얼마 못가 사라진 아쉬운 게임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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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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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 리니지 포스터. 저 검의 모습이 매우 멋졌지.)


2000년 이전까지는 대부분 모뎀을 통한 PC통신이 전부였다. 나의 경우에는 과도기적인 시대에 아슬아슬 걸쳐있던터라 파란색 바탕의 UI로 된 PC통신보다는, 초고속 모뎀을 통한 화려한 GUI 방식의 PC통신이 주를 이뤘었다. 98년. 처음으로 PC를 구입하면서 아버지가 모뎀을 연결하여 나우누리에 가입을 시켜주셨었다.

이후, 99년이 되고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바람의 나라'를 통한 전국적인 온라인게임(당시에는 머드게임이라고 더 많이 불렸었다.) 붐이 일면서 ADSL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PC를 부팅하면 자동으로 인터넷이 연결되고 100메가 광랜이니 기가광랜이니 하는 수식어를 붙여 홍보했지만, 당시에는 PC를 부팅하고 로그인 절차를 거쳐 ADSL에 접속 후 사용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활을 쏘며 메가패스, 라는 타이틀을 붙여가며 홍보했던 CF라거나, 배틀넷 랭킹으로 유명했던 '쌈장 이기석'을 앞세워 인터넷을 홍보하기도 했다. 시골에서 살던 나는 메가패스니 뭐시긴 그런거 없이, 단순히 지역 방송국에서 제공해주는 인터넷 회선을 끌어다 쓸 뿐이었다.


PC 게임 잡지도 한달에 한권씩 사면서 새로운 게임이 무엇이 나왔는지 알아보는 재미로 살았다. 그러면서 번들 게임을 즐겨하기도 했고. 그리고 알게된 건,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가 잘나갈 게임이었다는 점이다. 나우누리에 접속해서 낯선 사람들과 수다를 떠는 것도 매우 신기했는데 여기서 게임을 같이 한다니?! 그야말로 컬쳐쇼크가 따로 없었다. 우리집에도 ADSL이 보급되었고, 그렇게 온라인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당시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였다. 어느 게임을 먼저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비슷한 시기에 시작을 했을것이지만 오랜 시간동안 플레이를 한 건 '바람의 나라' 였다. 둘 다 정액 요금제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었지만 컴퓨터 사양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이었을까. '바람의 나라'를 오래 하게 되었다.



1. 아기자기한 그래픽, 바람의 나라 (2000년~2004년)


(이미지 설명 : 바람의 나라 로그인 창. 이당시에는 게임 내에서 회원가입을 했고, 실명 인증도 없었다.)


2000년 당시의 바람의 나라는 도스버전의 바람의 나라와 인터페이스가 많이 발전했다고 한다. 물론, 나는 2000년에 첫 시작을 했기에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PC 게임 잡지에서 '로켓맨' 이라는 아이디의 유저가 연재하는 바람의 나라 일기를 재밌게 본게 처음이었고, 그 후에 조랑이의 바람일기 등 수많은 사이트와 PC 게임 잡지, 가이드 북을 통해서 바람의 나라 관련 글들을 많이 보았었다. 지금도 게임마다 가이드북이 출시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당시의 게임 가이드북들은 60시간 무료쿠폰 혹은 15일 무료쿠폰 등을 함께 수록하여 부모님 결제 없이 자력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지금에서야 각종 캐쉬 충전 방식이 등장했지만.

20레벨이 무료체험판 레벨 상한선이었고, 그래서 대부분 19까지 캐릭터를 생성하고 나머지는 수다떠는데 사용했었다. 숱한 아이디들을 만들었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지금에서야 기억나는 아이디 하나는 '피버노바'로, 2002년 월드컵 공인구에서 따온 아이디였다. 내가 지은 건 아니고 동생이 지은 아이디를 뺏어서 플레이를 했었다.



(이미지 설명 : 다른 사람의 캐릭터를 클릭하면 어떤 장비를 꼈는지 다 보였다.)


주로 하는 캐릭터는 주술사. 원거리 공격과 적당한 체력 회복 마법이 있었기에 혼자 사냥하기엔 제격이었다. 전사와 도사, 도적이 별도로 존재했는데 전사는 체력회복 관련 주문이 없다시피하고, 몸빵을 기본으로 하다보니 도사와 함께 파티사냥을 가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도사는 공격 마법이 거의 없다시피했고, 그러기에 전사와 함께 파티사냥을 다녔다. 도적은? 전사와 주술사 반 정도 섞은 타입이었다. 도사를 파티원에 추가하면 10%의 추가 경험치를 받을 수 있는 나름의 파티 보너스가 존재했다.



(이미지 설명 : 죽으면 성황당에 가서 살려달라고 빌어야함;;)


가이드북이 발매되면서 60시간 쿠폰을 사용하던 건 방학때. 당시 북방대초원이 막 나왔을 무렵이었는지 언젠지 잘 기억도 나질 않는다. 아니 용궁이 막 패치되었을 무렵인가 -_-; 여튼 처음으로 60시간 쿠폰을 사용하면서 19레벨에서 머물던 캐릭터를 20레벨 이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50레벨 즈음에 입장이 가능한 돼지굴이 막 생겼고, 돼지굴 한바퀴를 신나게 돌고 돈을 모아 또다시 신나게 돌고. 그렇게 70레벨 언저리까지 키웠었다. 이 캐릭터가 아까워서 ARS 전화결제로 30시간 쿠폰같은걸 야금야금 결제하다가 전화비 23만원을 찍고, 어무니에게 등짝 스매싱을 맞고 전화결제를 아예 막아버린 적도 있었다.



(이미지 설명 : 이게 시체 체류당한 피해자의 발악 ㅠㅠ)


아기자기한 그래픽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동시대에 나온 리니지와 비교하면 그냥 허접한 그래픽 나부랭이일 뿐이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수백가지에 이르는 서브퀘스트들과 숱하게 많은 사냥터들. 대부분의 유저가 리니지에 빠져나갔지만, 난 그저 바람의 나라에 올인할 뿐이었다. 고레벨들이 숱하게 많았지만 그들이 저레벨들을 미친듯이 도와주곤 했다. 그러나, 이렇게 좋아하던 게임에서 좌절을 맛보기는 또 수없이 맛보았는데 바로 '소환빵'을 당하는 것이다. 99레벨 주술사가 되면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캐릭터를 바로 앞에 소환을 할 수 있었다. 만약 자신의 바로 앞이 이동할 수 없는 장애물이라면? 내 캐릭터와 겹치게 되는 것이다. 그럼, 필드에 존재하는 몬스터에게 맞는 상태로 나와 겹쳐지면? 겹쳐진 캐릭터가 맞게 된다. 이 이론에서 등장하여 원칙적으로 PK가 불가능한데 간접적으로 PK를 하는 것이 소환빵이다. 그리고 엿같은 시스템 중 하나로, 죽으면 소지하고 있던 모든 아이템을 다 바닥에 떨구게 된다. 이것이 시체다. 시체 위에 누군가가 올라가 있다면 캐릭터가 겹치지 않는 게임 특성상 먹을 도리가 없었고, 시체가 생성된 지 일정 시간(약 2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지나면 아무나 그 시체를 가질수가 있었다.



(이미지 설명 : 넥슨은 다람쥐를 뿌려라, 하면 진짜 다람쥐가 나오는줄로만 알았던 그 시절)


70레벨대 주술사를 만들고, 그렇게나 갖고 싶던 '칠교칠선'을 50만전 주고 누군가에게 사서 장착하고. 저 멀리 중국까지 가서 10만전 주고 사온 멋지구리한(그러나 초보자옷 앞에 앞치마가 달린) 옷을 입고 멋지게 옷을 염색하고 어딘가에 세워두었다가 그만 '소환빵'을 당하고 만 것이다. 2시간동안 애걸복걸해도 그 캐릭터는 내 시체를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결국 저 모든 아이템을 먹고 튀어버린 것이다. 이때부터였을까요. 착하게 게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된 때가.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부분이지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처음 본 그 누구라도 일단 '~~님'이 붙고 반말은 전혀 하지 않으며,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야 욕을 하지도 않았던 상황이다. 지금은? 일단 건드리면 부모님 안부부터 물어보는 세상인걸 뭐. 여튼 저렇게나 평화로운 세상에서 내 시체를 체류당하고 모든 아이템을 강탈당하니. 눈이 돌아버릴만했다. 그 이후부터, 나도 돈 좀 있어보이는 캐릭터들을 소환빵해가며 호위호식을 하게 된다. 개중에는 일명 '창고캐'들도 있어서 짭짤한 아이템을 많이 만지곤 했다. 오래전에 소문으로만 듣던 '유리장미'와도 같은 아이템들 말이다. 



(이미지 설명 : 이렇게 필드를 꾸미는 사람들도 많았다.)


위에서 잠깐 말했지만, 숱하게 많은 서브퀘스트들이 존재한다. 물론 초창기에는 퀘스트 다운 퀘스트가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이후 온라인 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많은 대륙이 업데이트 되었고 자잘한 퀘스트들이 많이 생겼다. 고구려/부여 를 다루던(왜 백제는 없죠?) 게임 답게, 한국의 세시풍속을 따르는 이벤트도 대거 생기고 동화를 따라가는 용궁 퀘스트도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퀘스트들이 생기고 나서, 승급 전 유저들이 착용할 아이템이 대거 늘어났다. 주홍투구부터 시작해서 인어반지라거나 뭐 그런것들 말이다.

가이드북에서 보던 멋진 아이템을 구해보겠다고, 뇌진도를 만들어보겠다고 벼락맞은 나무 이벤트를 하거나 혹은 운의 제일검, 풍의 제일검과 같이 이펙트가 죽여주는 아이템좀 구해보겠다고 한두고개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결국, 레벨이 후달려서 아무것도 못했지만.


이 게임을 그만두게 된 건 고등학생이 되고, 새로운 PC를 조립한 후 부터였다. 마비노기라거나, 트릭스터와 같이 새로운 온라인 게임이 대거 출시됨과 동시에, 온라인 게임의 결제 방식 판도 자체가 뒤흔들리게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1세대 온라인 게임들이 정액요금제를 통한 수익창출 방식이었다면, 2세대 온라인 게임들은 플레이는 무료, 하지만 캐쉬아이템을 출시! 라는 개념을 통해 수익창출을 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구닥다리 UI를 모두 집어치우고, 게임 엔진도 새로 갈아넣다시피해서 환골탈태한 모습의 바람의 나라가 서비스되었다고 한다. 썩 플레이 하고 싶지 않은 그 느낌. 투박한 도트에 투박한 사운드. 투박한 폰트로 서비스되던 과거의 바람의 나라가 더 끌리고, 그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 멋지게 보이고 싶었으면 새로운 게임을 하겠지. 그렇게, 바람의 나라는 추억속으로 사라졌다.



2. 판타지 세상에서 사는듯 했던, 리니지 (2000년~2004년)


(이미지 설명 : 초반부의 리니지는 이렇게 불편한 UI를 지녔다.)


바람의 나라를 시작한 비슷한 시기에 리니지도 시작했다. 아마 리니지를 조금 더 먼저 하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여튼, 친구와 함께 PC방을 전전하며 플레이를 했던 스타크래프트가 영 마음에 안들었고, 한쪽에서는 칼싸움을 하면서 몬스터를 때려잡는 화면을 보게 된다. 과거에 RPG를 했던 생각이 떠올라 그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어떠한지 모르겠는데, 당시의 리니지 아이콘은 붉은 핏자국에 lineage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괜히 무서운 생각이 들었었다.



(이미지 설명 : 그래!! 저놈의 주사위!!!)


처음 한 캐릭터는 요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그저 수치를 조절하여 스텟을 결정하였지만 그당시에는 주사위를 굴려서 좋은 수치가 나올 때 까지 노가다를 했어야 했다. 요정에게 필수적인 스텟은 DEX 였고, 이 영문자가 민첩성을 뜻한다는 걸 알게된 건 조금 후의 이야기. DEX가 18이 나와도 CON(컨디션이었을까?)이 낮으면 다시 주사위를 돌리고, 실수로 주사위를 다시 클릭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그럴 땐 진짜 요샛말로 "빡이쳤다".

당시 유행하던 아이디는 &&아이디&&와 같은 형식으로 이루어져있었다. 리니지 폰트 특성상, & 기호는 뭔가 리본같은 모양으로 출력이 되었다. 이게 참 마음에 들었나보다.



(이미지 설명 : 엔트와 판, 페어리, 아라크네의 모습들)


요정의 숲에서 시작하여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을 받아들고 게임을 플레이 했다. 요정답게 숲에는 4대정령(엔트, 페어리, 판, 아라크네)이 존재했고, 맨손으로 해당 정령(가디언이라고 불렸던 것으로 기억한다)을 때리면 아이템을 주곤 했다. 엔트는 나무답게 나무열매나 껍질등을, 페어리는 페어리의 가루를, 판은 뿔이나 털을, 아라크네는 거미줄같은 것을 주곤 했다. 이를 통해서 요정족만의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고는 했다. 이걸 전문적으로 노가다해서 돈버는 이들도 많았는데, 그걸 언제하나 싶어서 그냥 레벨 조금 올리고 바로 다른 마을로 이동하고는 했다.



(이미지 설명 : 이샊...!)


글루딘 마을. 당시에는 기란성이 업데이트하기도 전이었다. 글루딘 마을에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모였고, 항상 벅적벅적 했다. 주변에는 슬라임 경기장(이라고 말하는 도박장)이 있었고, 10~20레벨 대의 필드 사냥터와, 40레벨 후반까지도 이용할 수 있는 글루딘 던전이 존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리니지를 오래한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동안 한 레벨이 꼴랑 20레벨 언저리였기에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기는 한다.

글루딘 마을로 이동할 때에는 요정의 숲에서 빠져나와 강인지 바닷가인지를 한참 걸어가고, 큰 다리를 한참 건너고, 다시 한참 돌아와서 마을로 도착하곤 했다. 그 와중에 제일 무서웠던 놈은, 바로 오크족 패거리들. 잡놈 오크 한둘과 오크 궁수, 오크 전사로 이루어진 이 무리들은 초보자인 내가 맞딱뜨리면 그냥 일단 찬바닥에 눕고 근처 마을 부활을 해야하는거다. 그 와중에 나름 소중한 아이템이라도 떨구면? 그냥 게임 접고 싶어질 정도. 이는 그나마 다행인게, 제일 무서운 건 바로 셸로브였다. 큰 거미모양의 몬스터인 셸로브는 소름끼치는 이동속도와 소름끼치는 생김새, 소름끼치는 소리로 공격을 한다. 아니 그니까 음파공격이 아니라... 공격할 때 나는 소리가 소름끼친다.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와 비슷한 느낌. 얘도 저 멀리서 보이면 그냥 뒤졌구나. 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미지 설명 : 버그베어촌. 버그법사가 소환한 버그베어를 잡고 경험치를 획득.)


글루딘 마을에 도착해서는 골밭이라고 불리는 사냥터에 갔다. 구울, 좀비, 스켈레톤, 해골, 라이칸스로프와 같은 저레벨대 몬스터가 자주 보이는 곳. 여기에서 누군가가 한대 치고 막 도망다니면 같이 도와주곤 했다. 이렇게 조금씩 경험치를 쌓아가고 레벨업을 했다. 이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지금은 도저히 상상이 안가지만. 어느날은 골밭에서 사냥을 하다가 카오틱 유저가 죽고, 아이템을 떨군걸 한두갠가 주워먹은 적이 있었다. +4 활골무, +4 장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리니지에서 인챈트라는 개념은 그저 장비를 강화시키는 수준이었고, 저게 얼마나 했는지 지금은 알 도리가 없다. 그 유저가 귓말로 죽인다 어쩐다 하는걸 듣기가 무서워 그걸 먹고 한동안 잠수를 안탄 적도 있었다. 



(이미지 설명 : 제일 유명했던 에볼 PK단)


요정으로 플레이를 하다가 언젠가는 마법사가 멋져보여서 마법사를 키운 적도 있었다. 리니지를 접을 즈음에는 마법사에 여자 캐릭터가 생성되었지만, 내가 할 때에는 오로지 남자 캐릭터만이 존재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마법사의 마법. 에너지 볼트(줄여서 에볼)와 쉴드, 텔레포트. 마나포션도 존재하지 않았던 때라서 전투를 한창 하다보면 마나 회복 시간(마탐이라고 불렀다.)을 갖고는 했다. 역시, 접을 즈음에는 마나 회복 지방이 같은게 생겼는데 그게 지금은 무진장 비싸다고 들었다. 에너지 볼트 법사로 플레이를 하면서 재밌는 경험을 많이 했다. 에볼PK라거나, 그 무서운 셸로브를 만났을 때 텔레포트로 도망을 친다거나. 셸로브를 마을로 끌고 들어와 PK를 시도한 적도 있었다. 그래봤자, 10레벨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게임을 잘 몰랐을 때니까.


리니지도 그당시에 가이드북이 존재했다. 바람의 나라와 같이 여행기가 실리기도 했고, 레벨별 사냥터가 명시되어있기도 했다. 대부분의 아이템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아이템 수가 적었던 리니지. 꿈의 아이템이었던 메일 브레이커. 그리고 재미있는 아이템이라 생각했던 악운의 단검. 이런것들을 갖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엔 내가 게임을 너무나도 못했다. 기억에 따르기로, 15레벨의 마법사가 배울 수 있는 라이트닝 마법이 정말로 멋져보였다. 뭐 그런데, 그정도까지 키울 수 없었다는게 문제지.


기사를 플레이 할 적에는 그당시 가성비가 황제였던 양손검을 착용하고 다녔다. 워낙에 드랍률이 높았던 것인지, 활용도가 없었던 것인지 1천아덴인지 1만아덴인지 하는 싸구려 아이템이었다. 방패를 착용할 수는 없었지만. 여기에 판금갑옷, 이 또한 가성비 황제였던 판금갑옷을 입고 플레이를 했다. 주로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도 나질 않는다. 사막에서 개미를 잡았던 기억만이 날 뿐. 


그리고 오랜 시간 후 2006년경, 핸드폰이 우후죽순 팔려나갈 때 리니지와 연동되는 모바일 게임이 있었다. 흔히 보이는 게임이었고, 플레이를 하면 한달에 몇만 아덴씩 주고는 했다. 이 아덴을 차곡차곡 모아서 플레이를 하지도 않던 리니지에 접속을 하여 장비를 강화하고는 했다. 레이피어를 어디서 주워왔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6 레이피어를 만들고 나머지 잡다한 장비를 하나하나 강화를 하다가 어느순간부터는 접속도, 모바일 게임도 안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게임을 접고야 만다. 


여담이지만, 리니지는 일본의 텍스트 기반 게임인 닷핵을 모방했다. 게임 초기의 각종 아이템 이름들, 베르라거나 줌, 일본도, 대형몹/소형몹 공격력 등등. 이당시에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참 희박하던 시절이긴 했지만 한편으론 좀 거시기 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는건 사실.



3. 게임 주제에 수학도 필요할 줄은 몰랐다, 포트리스 2, 3 (2000년~2004년)


(이미지 설명 : 포트리스2 Blue Forever 버전 이미지. 사실 구버전이랑 크게 다를건 없었다.)


돈도 없던 학생시절,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는 그리 오래 플레이를 할 게 못되었다. 정액을 끊을 수 없었고, PC방 가기도 힘들었으니까. 그당시 내가 살던 고향의 PC방은 좁아터진 좌석에 비싼 가격을 유지했다. 돈을 많이 들고 와도 누군가가 뒤에서 대기타고 있으면 연장하기도 힘들었던 그 시절. 그래서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동안 PC 패키지 게임을 즐겨했다. 공짜 온라인 게임이 이런 니즈에서 튀어나왔을지도 모른다.

CCR 에서 만든 포트리스 2는 그당시에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스타크래프트만이 TV 속 리그를 점령할 줄 알았건만, 간혹가다 포트리스2 리그도 열리고는 했다. 아기자기한 탱크들이 나와서 포탄을 쏘며 상대를 죽이는 그러한 게임. 단순한 게임이었고, 무료였고. 그러기에 사람들이 더더욱 몰렸으리라 생각된다. CCR은 무료게임으로 운영이 되나, PC방과 같은 사업자에게는 돈을 거두는 형태로 운영비를 충당했다. 지금에서야 당연한 논리였지만, PC방이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 그 당시에는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다들 한목소리로 불매운동을 하네 뭐하네 반발이 장난 아니었다. 결국 PC방 사장님들의 초강수로, CCR 포트리스2 거부운동을 열고 대다수의 PC방에서는 포트리스2를 플레이 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붙이고야 만다. 이에 비해 넥슨이나 NC는 어떻게 대처를 했는지,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는 계속 플레이가 가능했다. 아마도 사용자가 많았으니까 PC방 사장님들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을지도.



(이미지 설명 : Valley 맵에서 Secwind 탱크)


여튼, 포트리스1이 존재한다고는 하는데 실질적으로 스크린샷 찾기도 힘들다. 아기자기한 탱크들. 그리고 바람의 방향, 세기에 맞춰 힘을 조절하고 각도를 조절하여 상대방에게 명중. 이건 간단했다. 문제는 이론과 실전은 항상 다르다는 것. 해골부터 시작하는 계급이 차츰 올라 마침내 금별을 달았을 때. 그 누구보다도 환호했다. 나중에 명절 때, 사촌형이 하는 포트리스2를 보고는 놀랐다. 왕관이었으니까.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는 걸 어린나이에 알게 되었다.



(이미지 설명 : 게임 로비는 대충 이런 모습. 색상에 따라 팀이 나뉘어지는 방식.)


주로 하던 캐릭터는 문어탱이라 불리는 Secwind. 초창기에 하던 캐릭터는 멀탱이라 불리는 MultiMissle Tank 였다. 문어탱은 체력이 50% 이하가 되면 공격력이 강해지는 특징이 있었다. 대부분의 탱크는 20% 였던 것으로 기억. 멀탱의 경우, 특수무기는 9발의 작은 탄환이 날아가는데 이게 넓게 퍼지기에 맞추기가 쉽다는 이유로 초보자들에게 권하고는 했다. 나름 포트리스2를 좀 하다보니, 맞춘다고 전부는 아니니까 이걸 추천해준 놈 가서 명치를 존나 세게 때리고 싶었을 정도. 



(동영상 설명 : Valley 맵, There is something about super tank)


분홍빛 구름이 두툼하게 깔려있는 SKY라는 맵과, 작은 얼음덩어리 두어개로 이루어진 Valley 라는 맵.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스핑크스 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SKY 맵은 OST 제목이 참으로 인상적인데, There is something about super tank 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발랄한 리듬이 특징.



(이미지 설명 : 포트리스3 로그인 화면. 좌/우의 탱크가 공성길드용 탱크)


2002년경에는 포트리스3 패왕전을 출시한다. 대부분의 탱크가 그대로 나오고, 신규로 6개의 탱크가 추가된 것이 특징. 길드전용의 특수탱크는 두 종이 있다. 맵도 대부분의 맵이 새로 추가가 되었으나, 기존에 인기가 좋았던 맵은 그대로 나오기도. 포트리스2와 큰 차이는 없으나, 의외로 오밀조밀한 부분에서 많이 변경되었다. 각종 모드전이 추가가 되었고, 발사시 예상 탄각이 나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것 좀 하자, 싶었는데 얼마 안가 서비스 종료가 되었다. 듣자하니, 출시 2년 즈음부터 각종 핵이니 버그니가 판을 치더니 유저가 뚝뚝 떨어져나갔다고. 그래서 그런지 얼마 안했는데도 랭킹이 죽죽 오르더라.



(이미지 설명 : 리뉴얼된 스핑크스 맵. 캐쉬 아이템이 대거 늘어난 점이 변화점이라고 보면 되려나...)


그렇게 포트리스3가 출시되면서, 포트리스2가 죽느냐 했더니 다시 인기가 많아지고, 기존의 버그니 뭐시기니를 뜯어고친 포트리스2 Red, Blue 등의 버전이 연이어 패치된다. 최후에는 방폭핵과 각종 버그들로 몸살을 앓았고, 포앤구한다는 사람들이 넘쳐흐르면서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 듣자하니 2011년에 Fortrix 3D가 나온다는 떡밥이 있던데 이딴거 내놓지 말고 제대로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요새 스마트폰이 넘쳐나는데 가볍게 단발성으로 하기 좋은 게임이기도 하니까.



4. 넥슨 게임은 다 비슷했지만.. 이건 아니었던, 일랜시아(2001~2002)


(이미지 설명 : 일랜시아 게임 모습)


온라인 게임 중에 '울티마 온라인' 이 있다. 이 게임이 엄청나게 유명한데 그 이유가... 일단 북미에서 시작한 온라인 게임이기도 하거니와, 게임 시스템 자체의 자유도가 무지막지하게 높다는 것이다. 가령, 단검을 들고 천을 클릭하면 붕대가 생기고, 이 붕대를 들고 캐릭터를 클릭하면 부상률이 회복되고. 지금에는 이런게 NPC를 통해 제작하거나 혹은 관련 제작 스킬이 있어야 했고, 일부 게임에서나 통용되던 자유도였다. 그러나, 이게 무려 20년 전 게임이라는게 충격과 공포라는거지. 그렇게 높은 자유도를 지닌 게임을 하위호환한 게임이 바로 일랜시아라고 볼 수 있다. 마비노기는 아주 나중에 나온 높은 자유도의 게임일 뿐.



(이미지 설명 : 수련장이라는곳에서 어빌리티 수련도 가능했다.)

바람의 나라와 어둠의 전설은 사실 비슷한 느낌의 게임이었다. 도트도 그러했고, UI도, 게임 방식도 매우 흡사했으니까. 그런데 일랜시아는 일단 그래픽부터가.. 확연히 달랐고, 시스템도 많이 달랐다. 일단 캐릭터 레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 스킬레벨과 흡사한 어빌리티 레벨이 존재했다. 낚시면 낚시, 전투면 전투, 무기면 무기, 이렇게 모든 분야에 대한 어빌리티 레벨이 있었고 해당 스킬을 사용하면서 어빌리티 레벨을 올리는 방식이었다. (이는 마비노기와 매우 흡사하다.)


초보자였던 시절에 했던 많은 돈벌이들은 닭을 잡아서 손질되지 않은 닭고기를 얻고, 이를 푸줏간에 가서 손질된 닭고기로 만들어 되파는 일이었다. 이렇게 돈을 하나하나 모으고 보석들도 모으고. 대체 보석을 어디에 썼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아이템을 상점에서 하나하나 맞추고. 그렇게 몬스터를 잡고 반복을 하면서 장비 아이템을 맞추는 재미로 했더란다.


PK도 가능했고, 그냥 상대방을 때리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었다. PK에 대한 패널티가 존재하지 않는 그런 게임. 나중에는 다른 마을로 이동해서 푸푸라는 몬스터를 잡다가 '고태도' 라는 나름 워너비 아이템을 맞추게 되었고, 좀비가 텨나오는 던전에 패기좋게 들어갔다가 패망, 이후로 하지도 않는 게임이 되었다. 중학생때 잠깐 하던 게임이었는데 당시에 빠져들만한 게임이 없어서 이것저것 설치 후 플레이를 하다가 나름의 재미를 느껴 빠지게 된 게임. 이와 비슷한 게임으로 마비노기가 존재한다. 마비노기는 이 게임과 다르게 즐길게 매우 많아서 엄청나게 오랫동안 플레이를 했지만. 


매우 빡치는 일 중 하나로, 캐릭터 크기에 비례해서 드랍템의 크기가 결정되었다. 그러니까 무슨말인고 하니, 캐릭터가 게임 속에서 약 20px 크기로 존재한다면, 달걀은 그 비율에 맞춰 약 2px 정도의 크기로 존재하는거다. 땅에 드랍되면? 진짜 2px 정도 희끄무리한 것이 달걀이었고, 그걸 일일히 더블클릭해야 획득할 수 있었다. 아주아주 엿같은 방식. 줍기 단축키도 존재하지 않았고, 아이템이 워낙 작게 표시가 되니 드랍이 되었을 때 알아차리기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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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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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 로딩화면에도 등장했던 히드라리스크. 그의 발밑에 놓인 해골을 보고 어릴적엔 무서워했지.)


지금까지 작성한 손노리의 게임외, 대부분의 PC 게임은 고등학생때 까지 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지칭하는 PC 게임이란, PC 패키지 게임을 일컫는다. 초등학교 5~6학년 때 까지는 나름 유명했던 '파랜드 택틱스 1,2,3' 시리즈나 '일렉트로닉 퍼플', '은하영웅전설5',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롤러 코스터 타이쿤 2', '시져3', 'C&C 타이베리안 선' 정도를 했다. 물론, PC 온라인 게임은 다음 기회에 다룰 예정.

일전에 작성하였듯,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운좋게 전교 2등인지 4등인지를 해서 컴퓨터를 처음으로 사게 되었다. 처음으로 구입한 게임은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이후 'C&C 타이베리안 선'과 함께 '은하영웅전설5' 까지 정품으로 구입하기에 이르른다. 내가 기억하기로 이당시 패키지 게임은 약 3.8만 정도였다.



1. show me the money의 시초,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98년~05년 플레이)


(이미지 설명 : 내가 구입한 버전도 이러한 일러스트로 존재했다. 아니 테란은 좀 달랐던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는 지금도 죽여주게 유명한 게임 시리즈다. 오죽하면 이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하나로 직업군이 수십종류나 생겼으니 말 다하지 않았을까. 수많은 아르바이트 자리라거나 자영업자들을 탄생시킨 죽여주는 게임. 뭐 지금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새로운 게임에 자리를 많이 밀렸으나, 10여년동안 굳건히 자리를 차지한 걸 보면 오히려 이게 이상한거다.

98년 오리지널을 시작해서 같은 해에 브루드 워가 확장팩으로 발매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즈음(99년)에 전국에 스타크래프트 및 PC방 붐이 일어났다. PC방이라는 이름을 살짝 비꽈 만든 물고기방(Fish방) 이라는 개그가 통용되기도 했던 시기이다. 친구와 함께 학교를 마치고 PC방에 가서 처음으로 네트워크 대전을 했었다. 이당시만 해도, 어두침침한 분위기의 PC방은 마치 동네 '오락실'과 같은 어둠의 다크한 포스를 마구마구 내뿜고, 전좌석 흡연구역을 실시하는 시간당 3천원짜리의 무지막지하고 무서운 곳이었다. 그런 분위기상, 당연히 초등학생이 접근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이당시만 해도, 오락실은 불량청소년의 아지트였다.)



(이미지 설명 : 이런것과 같이 무한맵만 주구장창 했다.)


하여튼, 친구와 함께 스타크래프트를 했는데 뭘 알아먹어야 말이지. 난 그저 미사일 터렛만 잔뜩 짓다가 친구의 캐리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었다. SVC를 4마리로 하루죙일 미네랄과 가스만 캐다가 미사일 터렛을 짓던 초6의 나. 그저 안습했었다. 이 일을 기점으로, 앞으로도 몇년간 전략시뮬레이션은 손도 안대게 된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은 그저 커스텀 맵 플레이 용도(주로 브루드 시리즈)만 했을 뿐이다. 10여년 동안 1위를 한 게임이나, 전국적으로 수많은 알바생의 월급을 주도록 만든 게임이라고 해봤자,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미지 설명 : 아니면 이러한 맵 구성으로 되어있는 각종 유닛의 블러드를 즐겨하거나.)


이 게임으로 인해서 날 설정덕후로 파고들게 만들었는데 그 이유인 즉, 당시의 게임들은 두툼한 매뉴얼을 동봉하고 있었고 그 매뉴얼들은 반은 게임 시스템을, 반은 게임 설정들을 수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테란이 생긴 이유와 저그가 생긴 이유. 프로토스가 생긴 이유 등. 매뉴얼이 너덜너덜해질 때 까지 읽었고 이후에는 스타크래프트 관련 설정을 찾아보는데 혈안이 될 정도였다.

꽤 오래전에 발매된 '스타크래프트2(2010년)'는 자막/음성더빙 한글화로 출시가 되었지만, 이 게임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후 한글패치가 존재했지만 그것까지 찾아서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무관심했기에 나름 아쉬운 부분. 만약 스타크래프트가 한글화가 되어서 각 미션의 내용이나 스토리를 꿰찰 수 있었다면 지금의 내가 '헤일로 시리즈'에 빠져들듯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빠져들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2. 가치를 알지 못했던 게임, C&C의 타이베리안 선(99년~01년)


(이미지 설명 : 타이베리안 선의 UI)


'커맨드 앤 컨커 : 타이베리안 선'도 비슷한 시기에 구매를 했었다. 스타크래프트와 비교되는 점이라면, 게임 진행 속도가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상당히 느리고 불편한 UI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게임의 숙련도 차이일지는 모르겠지만, 좌우로 구분되어있는 타이베리안 선과 상하로 구분되어있는 스타크래프트. 거기에 훨씬 높은 사양에(물론 그만큼 그래픽은 조금 더 좋았다) 높은 난이도의 인공지능은 초등학생부터 중학생이었던 날 끊임없이 괴롭히기만 했다. 타이베리안 선은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그다지 유명하지 못했다. 타이베리안 선의 대회 규모만 보아도 몇 없었으며, TV 에서는 오로지 스타크래프트의 이야기로 가득했으니까. 당시의 내 PC로는 제대로 구동할 수 없기에 명절때마다 할아버지 댁에서 플레이를 하는 선에서 그쳤었다.

자원으로는 '타이베리움' 이라 불리는 광물이 존재하고, 스타크래프트의 SCV와 같은 개념인 '하베스트' 라는 트럭같이 생긴 유닛이 타이베리움을 긁어모아오는 것으로 자원을 채취한다. 타이베리움에 독성이 존재하기에 일반 보병 유닛이 그 필드 위를 지나가게 되면 일정 데미지를 입는것은 나름 신선한 충격.



3. 국산 RTS의 처음과 끝을 자리매김한, 임진록 시리즈(00년~01년)


(이미지 설명 : 임진록 1 의 게임 플레이. 체력이나 방어력, 공격력 등이 수치가 아닌 그래프로 표현되어있는 점이 특징.)


이 즈음, 국산 토종 전략시뮬레이션으로 임진록 시리즈가 유명했다.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게임으로 조선과 일본만이 존재한 '임진록(1997년)'과 조선, 일본, 명나라의 삼국으로 확장된 '임진록2(2000년)'이 있었다. 이후, 확장팩 개념으로 '임진록2+ 조선의 반격(2001년)'도 출시되었고, 같은 엔진으로 제작한 '천년의 신화' 나 '이스트'도 출시가 되었으나, 임진록 시리즈와 다르게 묻혔다.

정식 패키지를 구입한 것이 아닌, PC 게임 잡지 번들로 플레이를 했었고 스타크래프트보다는 C&C 시리즈에 영향이 가듯, 임진록은 좌/우 UI 배치로 구성되어져 있었다. 단축키도 크게 존재하지 않았던 그러한 게임. 그리고 천재지변이라는 요소의 도입으로 인해, 비가 오면 감자가 더 빨리 자라고, 천둥번개가 치면 일정 유닛의 데미지에 영항을 주거나 필드에 불을 붙일 수도 있었다.



(이미지 설명 : 임진록2+ 조선의 반격 게임 스크린샷)


이후에는 스타크래프트의 영향이라도 받았는지 상/하 UI 배치로 변경되었으며 영웅 유닛도 추가가 된 임진록2+를 하게 되었다. 그래픽도 당시 국산 게임 치고는 수준급에, 각 진영별 밸런스도 상당히 훌륭했다. 뭐, 영웅에게 장착시킬 수 있는 아이템빨이 컸다는게 문제긴 할지도 모르겠다만. 배틀넷과 비슷한 네트워크도 존재했지만 이를 플레이 한 적은 없고, 오로지 커스텀 모드로 AI와 대전 해본게 전부였다. 영웅이 추가가 된 임진록2 이후부터는 랜덤하게 등장하는 상인으로부터 영웅에게 착용 가능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었고,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이름도 간지나고 성능도 간지나는 '폭마혈도' 되시겠다. 역시 임진록2 에서도 천재지변의 요소가 존재했고, 전작에 비해 조금 더 발전하여 얕은 수심의 유닛은 수장된다는 것과 같이 조금 더 확대되었다.



(이미지 설명 : 폭마혈도 사용시의 이펙트. 장난아닌 공격력에 범위가 진짜...)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 비슷한 게임을 찍어내다가 결국엔 망한 안타까운 회사. 



4. 원작을 알지 못했던 비운의 게임, 은하영웅전설 5(98년~99년)


(이미지 설명 : 은하영웅전설 애니메이션판, 전탄발사 장면)


PC를 처음 구입한 98년. 이 즈음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구입한 게임은 '은하영웅전설 5' 였다. 동명의 일본 SF 소설인 '은하영웅전설'을 모티브로 한 게임으로, 영어를 몰랐던 어린시절의 나는 '은하영웅전설 V'를 보고 5편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이후 PC 게임 잡지에서 '은하영웅전설 4'를 번들로 출시하면서 이게 5번째 시리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미지 설명 : 은하영웅전설7 의 일제사격 제국군 함대의 모습)


지금 생각해도 난이도가 상당했던 이 게임은 RTS 장르라기보다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에 더욱 가까웠다. 마우스 클릭을 통해 함대의 진로를 결정하고, 엿차 했다가는 적에게 함대의 측면을 노출한 채 턴이 끝나 장렬히 산화하는 내 함대를 구경할 수도 있었다. 다른 시리즈를 해본 적은 없었지만, 이 시리즈를 하면서 아마도 SF 매니아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모든 함대가 소유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탄발사' 공격과 '일격집중' 으로 명명된 화려한 레이저 빔 공격이 내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미지 설명 : 은하영웅전설7의 행성무기, 이제르론 요새의 토르해머 발사모습. 지금보니 스타워즈의 데스스타가 떠오르는데..)


내 가치관의 형성에도 크게 기여했는데, 이 게임의 BGM은 모두 클래식으로 이루어져있었다는 점이다. 그 유명한 라벨의 볼레로를 알게 되었다는 점 등이 이후에 클래식을 알아듣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후, 친구로 인해서 원작소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중학교 2학년 때. 이후 책이라면 마다하지 않았던 나였기에 책을 구하려고 수소문하였으나 결국 구하지 못했다. 지금와서 완전번역판이 출시가 다시 되었지만, 가격이 워낙 안드로메다로 넘어가기에 선뜻 지갑열기가 쉽지는 않다.

여담으로, 블로그에 첨부할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은영전5의 스크린샷은 대부분 존재하지 않고 그나마 최근에 나온 은영전7의 스크린샷만이 보인다. 그리 유명하지 않은 고전게임인 탓이 크려나. 애니메이션판/은영전7 의 전투 애니메이션이 은영전5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점은 뭔가 추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5. JRPG의 시작, 파랜드 택틱스 1,2,3 (99년~00년)


(이미지 설명 : 파랜드 택틱스 1의 타이틀 이미지)


본격적으로 RPG 덕후로 만들게 된 게임은 다름아닌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였다. 친구에게서 빌려서 했다가 이후에 '파랜드 택틱스 3'의 정품 패키지를 구입하여 플레이를 했다. 이 게임의 이름에 대해 이유가 참 많았는데, 전혀 다른 게임인 일본의 '파랜드 스토리 8'이 '파랜드 사가'로 국내 출시가 되었고 일본의 '파랜드 사가1,2'가 국내에서 출시될 때 '파랜드 택틱스 1,2'로 출시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파랜드 오딧세이' 시리즈가 국내에서 출시가 될 때, 성공한 네이밍을 따라가기 위해 '파랜드 택틱스 3'로 명명하여 출시가 되었다. 그러니까, 파랜드 택틱스 1,2는 파랜드 택틱스3 이후의 시리즈와 전혀 별개의 게임이라는 것.(어쩐지 스토리가 안이어지더라니... 라고 초등학생때부터 느낌.)

여튼, 당시의 유명했던 게임으로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존재했다. 온통 게임잡지에서는 파판7의 데모버전을 제공해주거나 혹은 공략본을 싣다시피 했으니까. 이후에 '파이널 판타지 7'을 PC로 플레이를 하지만, 엄청난 고사양으로 인해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미지 설명 : 이때부터 였을까요...?)


'파랜드 택틱스 1,2' 는 나에게 상당한 쇼크를 안겨주었던 게임이었다. 첫째로, 마을이나 필드를 제대로 돌아다닐 수 없었으며 둘째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만 했던 나에게는 엄청난 그래픽으로 충격적이었으며 셋째로, 시나리오 자체가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넷째로, 여자 캐릭터들의 누드씬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자유로운 마을을 돌아다니며 NPC에게 말을 걸고 마을의 물건들을 뒤져 숨겨진 아이템을 찾는건 나에게 있어 엄청난 자유도를 안겨주는 것이었으나, 이 게임에서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하지만 스토리는 정말이지 충격적이었다.



(이미지 설명 : 파랜드 택틱스 1의 게임 이미지)


특히 파랜드 택틱스 1은 마을 이라는 개념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전투만 반복되는 수준이었으나 난이도가 그리 높지만은 않았다. 물론 보스전에서는 상당한 턴싸움과 아이템으로 연명하고 힐링 순서등을 염두에 둬야하긴 하지만, 일전에 작성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처럼 지나친 레벨 노가다를 해야한다거나, 논리적 버그가 존재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니...

파랜드 택틱스 1의 경우에는 마족과 인간의 전쟁으로 인한 스토리를 담고 있었고, 상점의 이용도 크게 제한이 있었다. 두세번 정도 전투를 치뤄야 상점 이용이 가능했었으니까. 그러나 후속작 '파랜드 택틱스 2' 에서는 거의 매 전투 후 마다 상점 이용이 가능하고, 잡다한 이벤트나 상가들을 돌아다닐 수 있게 변경되었다. 물론 게임 후반부에 가면 그딴거 하나 없었지만...



(이미지 설명 : 파랜드 택틱스 2의 타이틀 이미지


파랜드 택틱스 2의 경우에는 마족보다도 천상과의 전투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그리고, 시공간에 의한 패러다임과 이로 인한 충격적인 반전은 그저 어린 시절의 날 벙찌게 하기도 했다. 이후, 나이가 들고나서 플레이를 다시 해 보았는데도 상당해 재미진 게임이었던 것.

이 시리즈의 특징으로는 '발로하는 번역'이 있는데 궁그니르(궁그닐)와 같은.. 알 수 없는 일본식 발음이 플레이어를 매우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_-;



(이미지 설명 : 파랜드 택틱스 3의 타이틀 이미지)


'파랜드 택틱스 3'의 경우에는 위에서 말했듯 '파랜드 택틱스 1,2'와는 전혀 다른 시리즈이다. 단순히 성공한 시리즈이니까 묻어가기 위해서 이러한 네이밍을 지었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메뉴얼에서조차 '파랜드 택틱스 2의 본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어디' 로 한줄로 표기할 뿐.

그래도 99년에 발매한 게임치고는 상당히 장난아닌게, 지금 봐도 깔끔한 그래픽에 무려 '음성 한글화'를 지원한다. 성우진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허나, '파랜드 택틱스 3'가 폭싹 망했는지, '파랜드 택틱스 4' 부터는 '일본어 음성'을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



(이미지 설명 : 사실 지금 봐도 깔끔한 그래픽은 장점이긴 한다.)


랜덤으로 생성되는 맵이 특징이며, 몬스터 투기장도 존재한다. 파랜드 택틱스 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자 캐릭터 누드씬도 존재한다. 난이도는 어려운 편이 아니며, 특이하게 전직이라는 시스템과 하우징 시스템으로 집을 꾸밀 수 있고 각종 물건들도 들여놓을 수 있다. 대체 내 하우징에 왜 카지노가 들어와야 하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이걸로 돈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몬스터 투기장에서 아이템 노가다를 하여 비싼 아이템을 구할 수도 있고, 실제로 일정레벨의 아이템보다는 성능이 좋기에 착용에 매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미지 설명 : 그래!! 이거야!! 이래야 파택 답지!!!)


게임 시나리오는 뭐 흔하디 흔한 RPG와 같이 고대 마왕이 부활하고 세상을 멸망.. 이러한 시나리오이다. 전작 취급을 받는 '파랜드 택틱스 1,2' 에 비해서도 볼품없는 시나리오에 꼼수를 통한 끝판왕 공략에 이래저래 많이 허무했고 쳐다도 보지 않게 만든 게임. 이후 '파랜드 택틱스4' 에서는 나름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주긴 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허접한 3D 배경에 우겨넣은 2D 캐릭터가 안쓰러워 플레이를 조금 하다가 바로 때려치게 이르른다.

이후에는 손도 안대는 시리즈.



6. 국산 게임인 줄 몰랐던 일렉트로닉 퍼플(98년~99년)


(이미지 설명 : 퍼플에 감염된 동료를 패는 Min)


이 게임을 알게된 건, 98년 때인 초등학교 5학년. PC 게임 잡지에서 번들로 제공되었던 게임이다. Byte Shock 라는 제작사에서 개발되어진 게임으로 기억한다. 한글화 게임이었고, 나중에 알고보니 국산게임이었다기에 더욱 충격을 받은 게임.

게임은 횡스크롤 액션게임과 흡사하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건 아니고, 연타공격과 차징공격이 주를 이룬다. 아이템 종류도 몇 종류 안될 정도로 간단한 게임이었고. 깔끔한 도트에 귀여운 캐릭터들. 특별히 어려운 부분 없이 쉬운 게임으로 지금까지 많이 플레이를 해 보았다.


게임의 주 무대는 PC의 내부세상으로 추정(?)되며, 주인공은 Min과 Max. 각기 PC 부품인 CPU를 모티브로 디자인 되어있으며, Max는 파워가 강한 대신 속도가 느리고, Min은 속도가 빠른 대신 파워가 한단계 낮다. 두 캐릭터는 CPU 쿨러가 달려있는지에 대한 여부로 구분이 가능하다.

각 스테이지는 약 8개로 구성이 되어진다. 붉은지대, 기계지대, 쓰레기산, 눈오는 산, 멀티미디어 시티(?)와 같은 특별히 어려운 이름 없이 무난한 이름으로 스테이지가 구성되어져있다. 스테이지는 퍼즐요소가 조금씩 첨가되어있고, 맨 마지막에는 역시 스테이지의 끝판왕으로 구성되어있다.

기억에 남는 적들로는 황색지대 스테이지 보스인 하드디스크, PC의 파워, 프로펠러가 달린 모터, 같은 CPU 출신인 메가트론(맞던가?), 최종보스 오버클럭킹으로 되어있다. 일반적인 적들로는 저항이니 콘덴서니 뭐시기니 등등이 있다. 

퍼즐요소로는 순서대로 버튼을 밟는다거나 하는 수준의,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 PC 내부의 모습을 상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정도로 어릴 때 PC에 관심이 많았던 내가 하기에는 정말로 재미있었다. 지금도 간혹 일렉트로닉 퍼플의 BGM이 생각날 정도.



(동영상 설명 : 일렉트로닉 퍼플, 강철지대 플레이 영상)


게임 스토리는 별거 없다. '오버클럭킹'이 '퍼플'(바이러스로 추정)을 만들어 PC부품 친구들을 감염시키고, 주인공은 이 세상을 구한다는 것. 아마 주인공은 오버클럭 킹과 같은 CPU라서 퍼플에 감염이 안되었던것으로 추정된다. 퍼플을 획득하면 약간이나마 체력이 회복되고 일정 수량을 채우면 캐릭터를 조금씩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최종보스인 오버클럭 킹과 싸울 때에, 오버클럭 킹의 체력을 많이 소진시키면 어디선가 퍼플을 가져다가 회복하기도.

숨겨진 요소들도 조금 존재하는데, 이를 통하여 단숨에 최고레벨까지 올릴 수 있다. 나중에는 이걸 패스하고 퍼플 먹는 것으로 대체하여 최고레벨을 올리는데 이게 상당히 귀찮다. -_-; 노가다를 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그냥 숨겨진 요소를 찾는 것으로. 여담이지만, 이 숨겨진 요소의 이름에 대해 까먹었는데 다마고치 같은 아이템에 Min/Max와 같은 CPU 캐릭터가 박혀있는 형상이다.



(이미지 설명 : 쓰레기산 스테이지의 모습. 녹이 슬어있고 지저분한 장면이 압권.)


쓰레기산이라는, PC 부품의 폐기용도로 추정되는 곳에는 CPU 귀신이 나타나기도 하고 음산하고 보기만해도 냄새가 날 것 같은 더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런 점에서 백미. 이곳의 보스인 PC 파워는 레이저(?)를 발사하기도 하고, 주요 적으로는 바퀴벌레가 출몰하기도 한다. 나름 PC 내부에 벌레가 꼬이기도한다는 점에서 백미. 그 다음으로 좋아했던 곳은 눈오는 산 스테이지. PC 내부에 어찌하여 눈이 내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곳의 풍경은 지금까지와 다르게 동화같고 BGM 또한 동화같다. 여튼, 여러모로 재미있게 했던 게임. 지금도 내 PC 한 구석에 파일이 자리잡고 있다. BGM이 안나와서 대박 슬프지만.



7. 건설시뮬레이션의 최강자, 시저3


(이미지 설명 : 시저3 플레이 화면)


건설시뮬레이션 이라는 장르를 이야기하면 제일 먼저 심시티가 떠오를 지 모른다. 심시티 1000, 2000을 거친 심시티 3000. 심시티 3000을 플레이 했었으나, 당시 컴퓨터 사양이 극악을 달리던 때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정품을 구입하지는 않았고, 아마도 PC 게임 잡지 번들로 플레이를 해보지 않았었나 싶다. 대안으로 나온 건 시저3 라는 게임이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첫 플레이는 99년(초6) 아니면 2000년 이었던것으로 안다. 친구네 집에서 친구가 하도 재미지게 플레이를 했었고, 어깨너머로 배운 나도 빌려다가 집에서 플레이했었으니까. 사실 이 게임을 보다 재미있게, 보다 잘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공략이 필수였는데 인터넷 인프라가 제대로 없던 그 시절에 공략이 있을리가. 그저 되는대로 하기 바빳다. 나름 고증은 잘 되어있고 볼거리도 쏠쏠한 게임이다. 98년 게임 치고는 그래픽도 괜찮은 게임이기에, 명작 고전게임 이라는 타이틀이 붙는가보다. 


게임은 고대로마를 배경으로 되어있다. 당시의 건물양식이나 건축양식이 잘 반영이 되어있다. 게임의 난이도는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나, AI의 난이도가 극악이다. 주거지역과 생산지역, 상업지역으로 크게 구분지을 수 있는데 주거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업지역의 상인들이 방문해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상업지역의 상인들이 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교차로를 만날 경우, 랜덤한 방향으로 이동하기에 수월한 발전이 어려운 편. 편법으로 모든 길을 외길로 만드는 방식이라거나 성문을 이용한 컨트롤 방법이 있긴 한데 이걸 알게 된 건 먼 훗날의 이야기.



(이미지 설명 : 운영을 잘 못하면 이주자가 발생한다.)


한글판이고 미션이 존재하지만 미션을 해보지는 않았다. 그저 건설모드였나 하는 이름으로 자유롭게 토지를 지정하고 플레이하는 방식만을 주구장창 고집했다. 제일 넓은 땅에서, 제일 비옥한 토지에서 그저 수많은 인구와 수많은 건물들을 구경하기 위한 재미로 했다. 지금도 할 게임이 없을 때에는 시간때우기 용으로 플레이 할 정도.



(이미지 설명 : 야만인이 공격할 때의 애니메이션)


자유 건설모드에서는 천재지변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위험도 수준에 따라 야만인 들이 쳐들어오는 시나리오를 체험할 수도 있다. 모든 시나리오 공통으로, 로마제국군이 쳐들어오게 할 수도 있는데 이건 별다른 거 없이 황제의 돈을 장시간 빌린 후 연체하거나 아니면 뭐... 황제가 요구하는 물건을 안주면 된다. -_-; 플레이를 자주 했던 어린 시절에는 군대 운용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도시를 만드는 것에만 목적을 두었지만, 23살이 지났을 무렵에는 도시발전과 군대운용 등을 복합적으로 즐기고 싶어서 나름 높은 난이도에 도전하기도 했다. 심지어 맵에디터도 구해서 극악의 난이도에도 도전했을 정도. 지금까지도 간간히 플레이를 할 정도이니까 정말 재밌게 즐기는 게임이며, 좋아하는 게임 순위에 손꼽히기도 한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한글화가 이루어지기도 했고.

이후 같은 제작사에서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많이 내놓게 되는데, 파라오 시리즈나 제우스 시리즈가 그러하다. 파라오 시리즈는 피라미드 건설하는게 상당히 재미지다는데,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은 게임.



8. 세계지도를 그릴 수 있게 만들어준, 대항해시대 외전과 대항해시대 4


(이미지 설명 : 이 당시의 코에이 로고)


삼국지5로 유명했던 초등학생 시절. 삼국지 시리즈는 일본의 코에이사에서 만든 게임으로 유명했다. 붉은 로고로 웅장한 음악과 함께 로딩되는 그 이미지는 그 회사의 다른 게임인 대항해시대 시리즈에서도 동일했다. 요사이 찾아보니, 코에이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을 많이 발매했다고 한다. 내가 작성하는 게임 이야기에서 다루지는 않지만 플레이 했던 다른 시리즈로는 '징기스칸' 시리즈도 있었다. 

여튼, 삼국지5도 자주 했지만 그보다도 더 오랫동안, 최근까지 즐기게 한 게임은 다름아닌 '대항해시대 외전'과 '대항해시대 4'가 되시겠다. 말 그대로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한 본격 항해 게임. 주인공은 '대항해시대 2'의 일부 캐릭터와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항해시대 2를 해보지는 않았다. 물론, 다른 시리즈도 일절 해본 적 없이 오로지 '대항해시대 외전'과 '대항해시대 4(PK 포함)'만 플레이 했다.



(이미지 설명 : 대항해시대 외전 패키지 이미지)

대항해시대 외전에서는 초보자용의 밀란다 베르테, 숙련자용의 살바도르 레이스. 두 캐릭터로 구성되어져있다. 전투가 일절 없기에 초보자용이라고 딱지가 붙었고, 실제로 시나리오 상에서는 함대전이 존재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해적들이 플레이어의 함대를 급습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에 최소한의 무장은 갖추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물론, 돈을 많이 벌게 되는 후반부에는 해적을 씹어먹는 함대를 구성하는것도 가능.



(이미지 설명 : 심플한 UI가 특징. 사실 대부분 항구내 자동이동이 되어 있어서 마을을 둘러볼 일은 크게 없다.)


대표적인 무역 루트로는 터키의 융단 - 그리스의 골동품. 이걸 몇십분동안 하다보면 게임플레이 내내 쓸 정도의 돈을 쓸어담을 수 있다. 그 전까지는 해적에게 털리지 않게 몸사리면서 10척의 함대를 만드는게 필수. 

모험가에게 알선을 받아 역사상으로 존재하는 유물/유적지/자연/괴물 탐색부터 시작해서, 최종적으로는 역사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물/유적지/자연/괴물 탐색까지 가능하다. 의뢰를 받는 것으로 진행하며, 서브 퀘스트와 같은 방식으로 여기면 편하다. 이를 계속 진행하다보면 작위를 받는것도 가능하다. 게임 시스템을 잘 몰랐던 어릴적에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아슬아슬한 아마존강이나 나일강을 따라들어가 폭풍우도 만나 표류(게임오버)하기도, 원주민의 급습을 받아 선원들을 잃어버리거나. 아니면 식량과 물자, 혹은 각종 질병에 걸려 게임오버가 되기 딱 좋았다. 게임에 익숙한 나이가 되고나서는 웬만해서는 게임오버가 되기 힘든 그러한 게임. 

항구마다 투자를 하여 특산품을 발굴하거나 특별한 배를 특별한 재료로 주문할 수도 있다. 특정 시나리오를 완료하면 가장 센 대포를 구입하는것도 가능. 일부 항구에서는 특별한 시간대에 방문하면 암거래 물품을 파는 아이템숍(게임 속에서 아이템숍이라 표기)도 볼 수 있다. 



(이미지 설명 : 항해는 이러한 방식으로 구성)


아쉬운점이라면, 서양의 항구던, 동양의 항구던 모든 항구의 NPC 일러스트가 모두 똑같다는 점. 항구의 위치에 따라 BGM이 조금씩 변하거나 맵이 조금씩 변하는 거 외에는 동서양 구분이 힘들다고 볼 수 있다. 이 게임을 하던 초/중학교 시절에는 학교 교과서인 '사회과부도'를 컴퓨터 옆에 펼쳐놓으면서 항구 이름을 찾고, 그와 비슷한 위치로 이동하고는 했다. 이걸 하도 반복하다보니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세계지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



(이미지 설명 : 대항해시대 4 타이틀 이미지)


같은 제작사에서 출시(99년)한 '대항해시대 4'를 본격적으로 플레이 한 건 중학생 때의 일이다. 3D가 가미된 해상이동 방식이 도저히 적응되지 않았기에 거부감이 들었으나, 이후에는 매우 재미있게 플레이를 한 게임. 전작에 비해 모든면에서 발전했다. 캐릭터들의 일러스트가 지나치게 미화된 게 영 께름찍하긴 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으로 함대 구성과 관련하여 즐길거리가 풍부해졌기 때문. 게임 배경의 시기도 전작(대항해시대 외전)보다 약 100년이 흐른 후가 되기에, 탐험과 관련된 요소는 많이 줄어들었고 그때문인지 무역과 관련된 컨텐츠가 무지막지하게 발전했다. 

또한, 대항해시대 외전에서 단점으로 지목된 동서양의 구분이 없는 캐릭터들이 확 달라졌다. 딱 봐도 아프리카 대륙 느낌의 NPC가 서있고, 딱 봐도 동양의 느낌이 나는 NPC가 서있을 정도. 



(이미지 설명 : 대항해시대 4의 항해모습)


이전작에 비해서 사용자 편의성도 대폭 증가되었는데, 전작들에서는 사용조차 시도도 안하는 '자동항해' 요소가 필요레벨 및 편의성 증대로 이젠 필수라고 볼 수 있다. 육분의 정도만 장착해주고 미스트에 올려보내면 알아서 자동항해를 시도하며, 한 번 이상 방문하여 점유율을 1%라도 획득한 항구에는 정해진 루트로 알아서 가준다. 클릭질이 엄청나게 귀찮았던 과거 작품들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셈.



(이미지 설명 : 대항해시대 4PK의 함대 구성 화면)


함대가 10척 구성에서 5척 구성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문제될 건 없었다. 각 함대별로 세세하게 함실을 꾸밀 수 있다. 대포를 5함실로 꾸민다거나, 사육실, 오락실, 휴게실, 목재실 등 수많은 컨텐츠가 생겼고 직접 동료 NPC를 배치하여 각종 부과적인 효능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목재실에 동료 NPC를 배치한다면 전투중에 배의 회복속도가 조금 더 빨리 오른다거나, 명중률이 높은 동료 NPC를 배치하면 함대전시에 적의 데미지가 더 빨리 깎인다거나 하는 방식. 그리고 각 함실에 따른 특화 아이템도 존재하며, 이는 모험을 하는 과정에서 구할 수 있게 된다. 아쉬운점이라면, 초보자의 접근성을 지나치게 살린 나머지 게임의 난이도가 대폭 하락하였고 이는 코에이에서 추구하는 '시뮬레이션'과는 동떨어진 RPG 장르가 되었다는 점. 물론, RPG 라고 생각하고 플레이를 하면 나름 괜찮은 게임이 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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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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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 손노리 로고)


PC 패키지 게임을 발매하던 손노리. 손노리 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유명했던 패키지 게임 회사인 소프트 맥스. PC 게임의 대세가 넥슨의 '바람의 나라'나 '어둠의 전설', '일랜시아', '크레이지 아케이드', 넷마블의 각종 게임류, NC소프트의 '리니지' 같이 온라인 게임으로 흘러가면서 이 회사들 또한 온라인 게임을 준비한다. 오죽하면 노리맥스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을까. 물론 후에는 엎어졌지만. 2002년, 2003년에는 손노리에서 '몬스터 꾸루꾸루', '카툰레이서', '트릭스터'를 출시했다. 세 게임 모두 다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던 게임이었으며, '트릭스터'만이 살아남아 결국 자체 서비스로 전환되었다. 이후 손노리는 2005년경 '몬스터 꾸루꾸루', '카툰레이서'를 말아먹고 결국엔 CJ에 분사합병되기에 이르른다. 이 당시 내가 트릭스터 서버랭커에 개발자가 포함된 커뮤니티에서 미친듯이 활동했기에 잘 알고 있다. CJ에 분사합병되면서 일부의 개발자와 몇몇 게임에 대한 저작권이 분사되는 다른 회사로 넘어갔고, 그게 현재의 '엔트리브 소프트'. 지금의 NC소프트에 흡수합병된 그 회사가 되겠다.


 


(이미지 설명 : 엔트리브 소프트 로고)


대충 넘어간 저작권은 '팡야 프로젝트'와 '트릭스터', 'A프로젝트(알고보니 엘리샤)', 그리고 몇몇 CD게임이라고 한다. 분사가 되는 기준은 온라인 플랫폼이냐, 오프라인 플랫폼이냐에 대한 기준이었고, 그 후 '엔트리브 소프트'는 미친듯이 성장하여 초-대박을 내게 된다. 반면, '손노리'는 NDS로 내려던 게임을 말아먹고 어찌어찌 연명하다가 결국 손노리 라는 간판을 내리고야 만다.



(이미지 설명 : 몬스터 꾸루꾸루. 폭발 범위가 보이고, 셀 형식이 아니기에 걸치기 사용 또한 가능하다.)


'몬스터 꾸루꾸루'는 '봄버맨'의 훌륭한 카피작인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BnB'를 저렴하게 모방해낸 카피작이라고 볼 수 있겠다.(이뭐 카피작의 카피작) 손노리 특유의 귀여운 도트로 움직이는 폭탄을 만들어내고 나머지 게임 방식은 BnB와 비슷하다. 폭탄마다 특성이 제각기 다르고, 캐릭터마다 특성이 제각기 다르다. 뭐 아이디어는 꽤 괜찮긴 했는데 그래도 넥슨의 캐릭터들보다는 약간 매니악한 게임 디자인에, 유명하지 못해서 금방 서비스가 종료된 비운의 게임. 물폭탄에 해당하는 '꾸루꾸루'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지, 초기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에 대한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이는 캐쉬로 판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서든데스' 모드가 발동하여 맵의 랜덤한 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꾸루꾸루'에 죽었을 때 영혼으로 부활하여 플레이어를 괴롭힐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볼 수 있겠다. 약 2006년경에 서비스 종료가 되었다.




(이미지 설명 : 드리프트도 불가능하고, 기어 조작이라는 것도 없는 안습한 레이싱 게임..)


'카툰레이서'는 '마리오 카트'를 훌륭하게 모방해낸 '넥슨의 카트라이더'를 극악하게 흉내낸 카피작이라고 볼 수 있다.(이 또한 카피작의 카피작...) 말 그대로 카툰렌더링 방식으로 찍어낸 차량으로 서킷을 돌면서 상대방과 레이싱을 한다는 단순한 게임인데, 특징이고 나발이고 그딴거 없이 차량 컨트롤 자체가 ㅈ같은데다가(차량 특성이라고 핸들링 속성을 넣어줬는데 이게 전방 4각 핸들링이냐, 8각이냐, 12각이냐와 같은 방식) 배경이 그렇다고 뛰어나길하나 아니면 게임이 재밌길하나 뭐 하나 제대로 된 게임이 없었다. 그나마 팬심으로 그 게임을 미친듯이 해서 랭커까지 올려두고 1.2만 캐시템(그당시 1.2만......) 질러서 캐시자동차도 끌고댕기고. 여러모로 나에겐 참 흑역사적인 게임. 이 게임도 대략 2006년경에 서비스 종료.

손노리 특유의 등신같은 아이템이 많았는데, 똥을 싸질러서 주행을 방해하거나 클락션 소리도 캐쉬로 팔고는 했다. 압권은 바로 '생선이 왔어요 싱싱한 생선이 왔어요' 라는 클락션 소리 -_-;;




(이미지 설명 : 트릭스터 AD. 2차전직이 막 나왔을 당시)


그래도 나름 10년간 서비스를 했던 게임으로는 '트릭스터'가 되시겠다. 트릭스터가 10년 조금 더 넘어서, 그러니까 약 2014년경 결국엔 서버 셧다운을 시켰다고 한다. 5년정도? 미친듯이 했던 게임중 하나인데. 여자의 비율이 70%가 될 정도로 여자들이 많이 했고, 클로즈 1차 베타테스트 때부터 했던 게임이라 서버에서 알아주는 고랭커였다는거(결코 자랑 아니다. 부끄럽다). 게임 시스템도 참 많이 변했는데, 점점 더 트릭스터 특유의 마니악한 느낌은 사라지고 길가에 흔히 보이는 그러한 재미없는 게임이 되어서 결국 접고 말았다. 여담이지만 여기에 쏟아부은 캐시가 상당할듯. 서버 셧다운 직전에 스토리가 거의 다 풀렸다곤 하는데, 애초에 떡밥을 많이 뿌려놓고 회수도 못했다고 하니 크게 안타깝지는 않다. 그냥 이땐 이랬지 수준의 게임 정도.




(이미지 설명 : 오픈베타 당시의 메갈로 폴리스. 이 마을은 차후에 시스템 개편과 함께 확 바뀌게 된다.)


아쉬운거라면 게임 서비스 초반에는 캐릭터 직업 및 특성에 따라 정해진 외길인생을 따라가야하는 여타 게임과 다르게, 방어력에 몰빵한 마법사라거나, 여차하면 마법을 쓰면서 극딜할 수 있는 전사와 같은 변태같은 캐릭터 양성이 가능했다는 점. 차후 이 시스템은 전직/직업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그 개념에 맞추기 위해 능력치가 고정되면서 뭐... 망했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중구난방으로 수천가지의 아이템이 있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캐쉬아이템이 캐릭터의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캐쉬아이템을 혐오하기 시작한 때도 이때였다.




(이미지 설명 : 드릴질 할 때는 저런 모습으로)


드릴이라는 시스템이 매우 참신했고, 몬스터에게서 드랍되는 카드로 배틀을 하는 것도 참 쏠쏠했다. 여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래없는 시스템. 하지만 드릴 시스템이 왜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참신'하기만 했지 그다지 좋은 시스템은 아니었다. 접고나서 수년이 지난 후에 보니 자동으로 드릴질을 해주는 매크로 펫 까지 팔 정도였으니, 싸그리 망한 시스템이었던 건 분명했다. 그래도 유니크한 드릴들을 창고 가득 채우는 꼴을 보며 참 뿌듯해하고 그랬는데.


펫이라는 존재는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직접적으로 사냥에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그냥 착용자의 스텟을 올려주는 또하나의 장비아이템과도 같은 것이었다. 문제는 이 게임의 특성상, 이벤트 한정판으로 내뱉는 펫이나 아이템이 엄청난 효과와 능력치를 가지기에 '한정판' 아이템이라는 것이 천정부지로 값이 올라가버린다는 것이 함정. 나야 뭐 4~5년간 같은 게임만 주구장창 해서 모든 이벤트 아이템을 죄다 획득 했으니 이것에 대한 불만은 없었지만, 이런 많은 점들로 인해서 초보자의 유입을 막아버리다시피 했으니 게임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한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손노리에서 갈라져 나온 게임의 특성상 개발자 비하인드 스토리나 감사 유저에 대한 표시가 상당했다. 맵 구석구석에 개발자의 닉네임이 적힌 맵을 발견할 수도 있고, 클로즈베타에 참여했던 유저들의 아이디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발하면서 이스터에그 식으로 넣어놓은 맵들도 상당했는데, 가령 '환영학원'의 학교 교실 칠판에는 개발자들의 낙서가 잔뜩 적혀있었고 이 모든걸 해석해낸 유저도 있었다.(그게 나다. 이거 절대 자랑 아니다.) TTS라는, 트릭스터 개발자들이 활동하는 공식 커뮤니티도 존재했고 이곳에서 많은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볼 수 있었다. 지금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이 '버그리포트' 외에 따로 '개발 진행 상황'을 유저에게 보고하는 식의 사이트나 웹페이지를 운영하는것과 비교하자면 훨씬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볼 수 있었다. 이 사이트를 둘러보면서 내 나름대로의 게임 개발자의 꿈을 키우기도 했었지만, 고3 후반부터 마비노기를 미친듯이 즐겨하며 접어버린 게임이기도 하고 게임 개발자라는 꿈을 접어버리기도 한다. 




(이미지 설명 : 앨리샤 메인 화면)


A 프로젝트라고 불리던 엘리샤는 말을 키우면서 레이싱을 하겠다는 참신한 게임이었다. 군 전역 이후에 오픈베타를 시작했으니, 내 기억이 맞다면 약 2009년 즈음에 서비스하기 시작한 게임. 당시 인지도가 많이 낮았던 아이유를 CF 모델로 발탁한게 대박났다. 이 이후에 너랑나인지 뭐시긴지 곡 발표해서 국민여동생으로 뜨면서, 엘리샤도 덩달아 인기가 올라간 케이스. 말 교배로 인해서 품종말을 키우고 그 품종말이 스피드, 공중체공시간, 맷집, 코너링 등 이러한 종특이 있다는 점에서 신선했는데 결국 빈익빈부익부 현상과더불어 엄청나게 꺼려하는 자기들만의 리그 덕분에 교배라는 시스템도 대폭 개편되고 그 이후에 싸그리 망한 게임. 수출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참 아쉬운 게임이기는 하다. 잘 손댔으면 괜찮은 게임으로 컸을텐데. 




(이미지 설명 : 팡야 플레이 화면. 골프채의 종류와 바람의 방향, 세기, 비거리 등등 모든것을 수학적으로 계산해야 하는..)


팡야는 골프게임주제에 물리와 수학을 미친듯이 잘해야 잘할수 있는 게임인데, 대놓고 덕질하라는 요소가 많이 보이는데다가 수포자/제물포인 나로서는 잘하기 어려웠기에 금방 때려친 게임. 뭐 지금도 인기가 상당히 잘나간다고 하니까. 일찍 때려치길 잘했나 싶긴 하다. PSP, Wii 플랫폼으로도 발매가 되었고 당시의 피처폰 및 스마트폰용으로도 컨버팅 되어서 출시했다. 일본이나 대만에서 특히 잘나간다는 게임.

손노리에서 갈라져나온 엔트리브답게 아이템이 하나하나 등신같지만 멋있어의 포스를 자랑하는데, 야구배트 모양의 골프채라거나, 대놓고 게이를 연상시키는 아저씨의 룩도 선보이곤 했다. 이후에는 복권 시스템으로 인해서 그들만의 리그(아니 애초부터 그들만의 리그였지만)로 변질된 게임.




(이미지 설명 : 어스토니시아 스토리2. 사실 전작과의 스토리는 크게 이어지지 않는다고..)


반면, 손노리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로 찔끔찔끔 감성팔이를 시도하는데, 어스토2를 PSP였는지 뭐였는지로 내놓다가 대폭 망하고, 이후에 어스토 온라인을 만드는데 이 또한 싸그리 망한다. 옛날과 같은 깔끔한 도트가 아닌 어설픈 도트를 찍어낸것도 한몫 하겠지만, 무엇보다 어스토니시아스토리가 영웅전설/젤다의전설/파판 시리즈의 저렴한 아류작이었다는걸 생각해보면 당연할지도. 결국 오픈베타도 제대로 못하고 주저앉은 케이스.


(이미지 설명 : 다함게 차차차 표절 관련 이미지)


그 이후에 손노리는 합병/인수/분사를 거듭했다. 알고보니 손노리가 합병/인수/분사가 된 것이 아니라, 손노리는 법인을 그대로 두고 손노리 휘하의 직원들과 함께 인사이동만 있었다고도 한다. 넷마블에서 여러 게임들을 소리소문없이 내놓았던데 이 게임을 알게된게 참 씁쓸하다. "다함께 차차차"가 표절로 엄청 유명해졌을 때, 알고보니 이원술 대표가 손노리를 결국 CJ에 흡수합병하면서 CJ 개발팀중 하나로 합병되었고 손노리는 결국 간판을 내리며 게임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건데... 이 게임이 대놓고 표절이라는거. 이 사건 이후에 손노리의 게임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보게 되었다. 악튜러스도 뭐하나 빠짐없이 다 괜찮았는데 몬스터 디자인은 표절이어서 전량회수판정이 나기도 했었으니까. 그나마 괜찮은건 화이트데이 정도였으려나.


그 옛날의 손노리 대표 이원술, 그리고 대표이사였던 서관희 이사.
엔트리브와 손노리로 분리되고, 손노리는 또다시 손노리와 아이언노스(ironnos, sonnori를 거꾸로 한 말장난)로 분사가 되고. 이래저래 우여곡절 많은 그런 회사. 한때 소프트맥스와 함께 국산게임 양대산맥을 자리했던 그 회사. 그 회사가 알고보니 죄다 표절, 이라는 이미지로 내 추억이 그렇게 더럽혀진건 참 좆같은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이렇게 좆같단 느낌이 마지막까진 들진 않았는데 이원술 인터뷰로 정확하게 뒤통수 맞긴 했다.


"재밌으니까 갖다 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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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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