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된 제 글을 원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원본은 2009년 10월 13일 00시 46분에 작성되어졌습니다.


책도 좋아하지만 난 책 못지 않게 좋아하는 것으로는 만화책이 있다.

우리나라도 한 때 만화강국이었던 것이,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국산 만화가 엄청난 붐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목이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달숙이를 비롯하여 슈퍼보드, 까꿍 등등의 참신한 소재와 줄거리를 갖고 있는 만화들은 보물섬이나 챔프 등의 만화 주간지를 통해서 널리 알려졌었다.

현재는 아쉬운것이 정말로 개념적이다라고 부를 만한 국산 만화가 그다지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서점의 만화책 코너를 가도, 대여점을 가도, 인터넷 서점의 만화 베스트 셀러 란에 가면 대부분 등록되어 있는 것은 일본 만화일 뿐, 국산은 정말이지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마저도 국산 만화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내가 정말로 아끼는 신 암행어사가 있는데 그마저도 일본에서 그려지고 우리나라로 수출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오래된 것이라고 배척하고 현재의 최신 유행을 흐르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1986년에 나온 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은, 현재 국산 만화계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대표적 한 사람이 아닐까 한다.

 

단조로운 펜터치와 스크린 톤 하나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이 만화는 읽는 내내 만화책장 사이사이에서 잉크향을 맡는 듯 한 착각을 일으켰다.

그리고 86년 작품이라고는 밑겨지지 않을 정도의 탄탄한 구성과 충격적인 결말은 보는 내내 읽는이의 심장을 누군가 오그려 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노력파 천재와 타고난 천재, 이 둘의 숙명적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대결.

그리고 가슴아픈 상처를 저마다 지니고 있는 외인구단의 선수들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이에게 복수를 하고자 하여 자발적으로 짐승같은 훈련에 매진한다.

야구와 일상, 일상과 사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번트를 치기도 하고 스트라이크를 당하기도 하는 그들은 결국

하나의 선을 넘지 못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인간이라는 점이 아니었을까.

 

15권의 짧다면 짧은 분량 속에서 그들 모두는 웃고 떠들고 고통스러워 하였다.

사랑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그들을 보며 나도 슬프기도 하였고, 그들이 내미는 꽃다발에는 나도 무언가 기쁘기도 하였다.

적절한 인물의 묘사와 중간중간에 삽입된 개그적 요소는 무섭기만 한 만화의 분위기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 할 수 있는가.

아마도 살아가며 희생을 하는 것은 자신을 죽여가며 희생을 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강한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저마다 상처 하나 있기에 그들은 더욱 강하였다.


공포의 외인구단 세트(애장판)(전5권)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이현세 (학산문화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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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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