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설명 : 손노리 로고)


PC 패키지 게임을 발매하던 손노리. 손노리 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유명했던 패키지 게임 회사인 소프트 맥스. PC 게임의 대세가 넥슨의 '바람의 나라'나 '어둠의 전설', '일랜시아', '크레이지 아케이드', 넷마블의 각종 게임류, NC소프트의 '리니지' 같이 온라인 게임으로 흘러가면서 이 회사들 또한 온라인 게임을 준비한다. 오죽하면 노리맥스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을까. 물론 후에는 엎어졌지만. 2002년, 2003년에는 손노리에서 '몬스터 꾸루꾸루', '카툰레이서', '트릭스터'를 출시했다. 세 게임 모두 다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던 게임이었으며, '트릭스터'만이 살아남아 결국 자체 서비스로 전환되었다. 이후 손노리는 2005년경 '몬스터 꾸루꾸루', '카툰레이서'를 말아먹고 결국엔 CJ에 분사합병되기에 이르른다. 이 당시 내가 트릭스터 서버랭커에 개발자가 포함된 커뮤니티에서 미친듯이 활동했기에 잘 알고 있다. CJ에 분사합병되면서 일부의 개발자와 몇몇 게임에 대한 저작권이 분사되는 다른 회사로 넘어갔고, 그게 현재의 '엔트리브 소프트'. 지금의 NC소프트에 흡수합병된 그 회사가 되겠다.


 


(이미지 설명 : 엔트리브 소프트 로고)


대충 넘어간 저작권은 '팡야 프로젝트'와 '트릭스터', 'A프로젝트(알고보니 엘리샤)', 그리고 몇몇 CD게임이라고 한다. 분사가 되는 기준은 온라인 플랫폼이냐, 오프라인 플랫폼이냐에 대한 기준이었고, 그 후 '엔트리브 소프트'는 미친듯이 성장하여 초-대박을 내게 된다. 반면, '손노리'는 NDS로 내려던 게임을 말아먹고 어찌어찌 연명하다가 결국 손노리 라는 간판을 내리고야 만다.



(이미지 설명 : 몬스터 꾸루꾸루. 폭발 범위가 보이고, 셀 형식이 아니기에 걸치기 사용 또한 가능하다.)


'몬스터 꾸루꾸루'는 '봄버맨'의 훌륭한 카피작인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BnB'를 저렴하게 모방해낸 카피작이라고 볼 수 있겠다.(이뭐 카피작의 카피작) 손노리 특유의 귀여운 도트로 움직이는 폭탄을 만들어내고 나머지 게임 방식은 BnB와 비슷하다. 폭탄마다 특성이 제각기 다르고, 캐릭터마다 특성이 제각기 다르다. 뭐 아이디어는 꽤 괜찮긴 했는데 그래도 넥슨의 캐릭터들보다는 약간 매니악한 게임 디자인에, 유명하지 못해서 금방 서비스가 종료된 비운의 게임. 물폭탄에 해당하는 '꾸루꾸루'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지, 초기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에 대한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이는 캐쉬로 판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서든데스' 모드가 발동하여 맵의 랜덤한 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꾸루꾸루'에 죽었을 때 영혼으로 부활하여 플레이어를 괴롭힐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볼 수 있겠다. 약 2006년경에 서비스 종료가 되었다.




(이미지 설명 : 드리프트도 불가능하고, 기어 조작이라는 것도 없는 안습한 레이싱 게임..)


'카툰레이서'는 '마리오 카트'를 훌륭하게 모방해낸 '넥슨의 카트라이더'를 극악하게 흉내낸 카피작이라고 볼 수 있다.(이 또한 카피작의 카피작...) 말 그대로 카툰렌더링 방식으로 찍어낸 차량으로 서킷을 돌면서 상대방과 레이싱을 한다는 단순한 게임인데, 특징이고 나발이고 그딴거 없이 차량 컨트롤 자체가 ㅈ같은데다가(차량 특성이라고 핸들링 속성을 넣어줬는데 이게 전방 4각 핸들링이냐, 8각이냐, 12각이냐와 같은 방식) 배경이 그렇다고 뛰어나길하나 아니면 게임이 재밌길하나 뭐 하나 제대로 된 게임이 없었다. 그나마 팬심으로 그 게임을 미친듯이 해서 랭커까지 올려두고 1.2만 캐시템(그당시 1.2만......) 질러서 캐시자동차도 끌고댕기고. 여러모로 나에겐 참 흑역사적인 게임. 이 게임도 대략 2006년경에 서비스 종료.

손노리 특유의 등신같은 아이템이 많았는데, 똥을 싸질러서 주행을 방해하거나 클락션 소리도 캐쉬로 팔고는 했다. 압권은 바로 '생선이 왔어요 싱싱한 생선이 왔어요' 라는 클락션 소리 -_-;;




(이미지 설명 : 트릭스터 AD. 2차전직이 막 나왔을 당시)


그래도 나름 10년간 서비스를 했던 게임으로는 '트릭스터'가 되시겠다. 트릭스터가 10년 조금 더 넘어서, 그러니까 약 2014년경 결국엔 서버 셧다운을 시켰다고 한다. 5년정도? 미친듯이 했던 게임중 하나인데. 여자의 비율이 70%가 될 정도로 여자들이 많이 했고, 클로즈 1차 베타테스트 때부터 했던 게임이라 서버에서 알아주는 고랭커였다는거(결코 자랑 아니다. 부끄럽다). 게임 시스템도 참 많이 변했는데, 점점 더 트릭스터 특유의 마니악한 느낌은 사라지고 길가에 흔히 보이는 그러한 재미없는 게임이 되어서 결국 접고 말았다. 여담이지만 여기에 쏟아부은 캐시가 상당할듯. 서버 셧다운 직전에 스토리가 거의 다 풀렸다곤 하는데, 애초에 떡밥을 많이 뿌려놓고 회수도 못했다고 하니 크게 안타깝지는 않다. 그냥 이땐 이랬지 수준의 게임 정도.




(이미지 설명 : 오픈베타 당시의 메갈로 폴리스. 이 마을은 차후에 시스템 개편과 함께 확 바뀌게 된다.)


아쉬운거라면 게임 서비스 초반에는 캐릭터 직업 및 특성에 따라 정해진 외길인생을 따라가야하는 여타 게임과 다르게, 방어력에 몰빵한 마법사라거나, 여차하면 마법을 쓰면서 극딜할 수 있는 전사와 같은 변태같은 캐릭터 양성이 가능했다는 점. 차후 이 시스템은 전직/직업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그 개념에 맞추기 위해 능력치가 고정되면서 뭐... 망했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중구난방으로 수천가지의 아이템이 있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캐쉬아이템이 캐릭터의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캐쉬아이템을 혐오하기 시작한 때도 이때였다.




(이미지 설명 : 드릴질 할 때는 저런 모습으로)


드릴이라는 시스템이 매우 참신했고, 몬스터에게서 드랍되는 카드로 배틀을 하는 것도 참 쏠쏠했다. 여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래없는 시스템. 하지만 드릴 시스템이 왜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참신'하기만 했지 그다지 좋은 시스템은 아니었다. 접고나서 수년이 지난 후에 보니 자동으로 드릴질을 해주는 매크로 펫 까지 팔 정도였으니, 싸그리 망한 시스템이었던 건 분명했다. 그래도 유니크한 드릴들을 창고 가득 채우는 꼴을 보며 참 뿌듯해하고 그랬는데.


펫이라는 존재는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직접적으로 사냥에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그냥 착용자의 스텟을 올려주는 또하나의 장비아이템과도 같은 것이었다. 문제는 이 게임의 특성상, 이벤트 한정판으로 내뱉는 펫이나 아이템이 엄청난 효과와 능력치를 가지기에 '한정판' 아이템이라는 것이 천정부지로 값이 올라가버린다는 것이 함정. 나야 뭐 4~5년간 같은 게임만 주구장창 해서 모든 이벤트 아이템을 죄다 획득 했으니 이것에 대한 불만은 없었지만, 이런 많은 점들로 인해서 초보자의 유입을 막아버리다시피 했으니 게임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한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손노리에서 갈라져 나온 게임의 특성상 개발자 비하인드 스토리나 감사 유저에 대한 표시가 상당했다. 맵 구석구석에 개발자의 닉네임이 적힌 맵을 발견할 수도 있고, 클로즈베타에 참여했던 유저들의 아이디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발하면서 이스터에그 식으로 넣어놓은 맵들도 상당했는데, 가령 '환영학원'의 학교 교실 칠판에는 개발자들의 낙서가 잔뜩 적혀있었고 이 모든걸 해석해낸 유저도 있었다.(그게 나다. 이거 절대 자랑 아니다.) TTS라는, 트릭스터 개발자들이 활동하는 공식 커뮤니티도 존재했고 이곳에서 많은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볼 수 있었다. 지금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이 '버그리포트' 외에 따로 '개발 진행 상황'을 유저에게 보고하는 식의 사이트나 웹페이지를 운영하는것과 비교하자면 훨씬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볼 수 있었다. 이 사이트를 둘러보면서 내 나름대로의 게임 개발자의 꿈을 키우기도 했었지만, 고3 후반부터 마비노기를 미친듯이 즐겨하며 접어버린 게임이기도 하고 게임 개발자라는 꿈을 접어버리기도 한다. 




(이미지 설명 : 앨리샤 메인 화면)


A 프로젝트라고 불리던 엘리샤는 말을 키우면서 레이싱을 하겠다는 참신한 게임이었다. 군 전역 이후에 오픈베타를 시작했으니, 내 기억이 맞다면 약 2009년 즈음에 서비스하기 시작한 게임. 당시 인지도가 많이 낮았던 아이유를 CF 모델로 발탁한게 대박났다. 이 이후에 너랑나인지 뭐시긴지 곡 발표해서 국민여동생으로 뜨면서, 엘리샤도 덩달아 인기가 올라간 케이스. 말 교배로 인해서 품종말을 키우고 그 품종말이 스피드, 공중체공시간, 맷집, 코너링 등 이러한 종특이 있다는 점에서 신선했는데 결국 빈익빈부익부 현상과더불어 엄청나게 꺼려하는 자기들만의 리그 덕분에 교배라는 시스템도 대폭 개편되고 그 이후에 싸그리 망한 게임. 수출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참 아쉬운 게임이기는 하다. 잘 손댔으면 괜찮은 게임으로 컸을텐데. 




(이미지 설명 : 팡야 플레이 화면. 골프채의 종류와 바람의 방향, 세기, 비거리 등등 모든것을 수학적으로 계산해야 하는..)


팡야는 골프게임주제에 물리와 수학을 미친듯이 잘해야 잘할수 있는 게임인데, 대놓고 덕질하라는 요소가 많이 보이는데다가 수포자/제물포인 나로서는 잘하기 어려웠기에 금방 때려친 게임. 뭐 지금도 인기가 상당히 잘나간다고 하니까. 일찍 때려치길 잘했나 싶긴 하다. PSP, Wii 플랫폼으로도 발매가 되었고 당시의 피처폰 및 스마트폰용으로도 컨버팅 되어서 출시했다. 일본이나 대만에서 특히 잘나간다는 게임.

손노리에서 갈라져나온 엔트리브답게 아이템이 하나하나 등신같지만 멋있어의 포스를 자랑하는데, 야구배트 모양의 골프채라거나, 대놓고 게이를 연상시키는 아저씨의 룩도 선보이곤 했다. 이후에는 복권 시스템으로 인해서 그들만의 리그(아니 애초부터 그들만의 리그였지만)로 변질된 게임.




(이미지 설명 : 어스토니시아 스토리2. 사실 전작과의 스토리는 크게 이어지지 않는다고..)


반면, 손노리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로 찔끔찔끔 감성팔이를 시도하는데, 어스토2를 PSP였는지 뭐였는지로 내놓다가 대폭 망하고, 이후에 어스토 온라인을 만드는데 이 또한 싸그리 망한다. 옛날과 같은 깔끔한 도트가 아닌 어설픈 도트를 찍어낸것도 한몫 하겠지만, 무엇보다 어스토니시아스토리가 영웅전설/젤다의전설/파판 시리즈의 저렴한 아류작이었다는걸 생각해보면 당연할지도. 결국 오픈베타도 제대로 못하고 주저앉은 케이스.


(이미지 설명 : 다함게 차차차 표절 관련 이미지)


그 이후에 손노리는 합병/인수/분사를 거듭했다. 알고보니 손노리가 합병/인수/분사가 된 것이 아니라, 손노리는 법인을 그대로 두고 손노리 휘하의 직원들과 함께 인사이동만 있었다고도 한다. 넷마블에서 여러 게임들을 소리소문없이 내놓았던데 이 게임을 알게된게 참 씁쓸하다. "다함께 차차차"가 표절로 엄청 유명해졌을 때, 알고보니 이원술 대표가 손노리를 결국 CJ에 흡수합병하면서 CJ 개발팀중 하나로 합병되었고 손노리는 결국 간판을 내리며 게임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건데... 이 게임이 대놓고 표절이라는거. 이 사건 이후에 손노리의 게임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보게 되었다. 악튜러스도 뭐하나 빠짐없이 다 괜찮았는데 몬스터 디자인은 표절이어서 전량회수판정이 나기도 했었으니까. 그나마 괜찮은건 화이트데이 정도였으려나.


그 옛날의 손노리 대표 이원술, 그리고 대표이사였던 서관희 이사.
엔트리브와 손노리로 분리되고, 손노리는 또다시 손노리와 아이언노스(ironnos, sonnori를 거꾸로 한 말장난)로 분사가 되고. 이래저래 우여곡절 많은 그런 회사. 한때 소프트맥스와 함께 국산게임 양대산맥을 자리했던 그 회사. 그 회사가 알고보니 죄다 표절, 이라는 이미지로 내 추억이 그렇게 더럽혀진건 참 좆같은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이렇게 좆같단 느낌이 마지막까진 들진 않았는데 이원술 인터뷰로 정확하게 뒤통수 맞긴 했다.


"재밌으니까 갖다 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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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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